지난 한 주간의 이야기
지난 주일은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주일이었지요. 코로나19 통제가 풀리고 처음 맞는 부활절이라 개신교계는 광화문 일대에서 거창한 부활절 퍼레이드를 했고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연합예배도 시청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앞에서 열려 저도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연합예배 장소 가까운 곳에서 전광훈 일당이 모여 초대형 스피커를 쩌렁쩌렁 울리며 집회하고 있었고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부활절이라는 축일인 것을 의심하게 할만한 욕설과 저주, 혐오의 단어들이었고 부활하신 예수님이 아니라 '전광훈을 찬양하라'라는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게다가 제주 4.3, 여순사건의 역사 왜곡까지. 어쩌다 부활절이 혐오와 분열을 부추기는 날이 되었는지, 그 앞에 앉아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면서 '아멘'을 외치는 이들을 보면서 그저 참담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이들은 분명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하는 이들입니다. 부분적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목회자들을 포함하여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함을 절감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는 이들을 가만히 두고 보지 말아 주십시오."
같은 시각, 교우들은 윤성일 권사님, 박수용 집사님 댁에 방문하여 마당 조경 일을 도우셨습니다. 전날 윤 권사님 부부가 잔디 식재를 온종일 하셨는데도 다 못 했다고 하셔서 교우들이 예배를 마치고 도우시겠다고 함께 가셨습니다. 듣기로는 전날에 했던 일이 잘못돼서 완전히 다시 하셨다고 합니다. 경험이 많으신 고남곤 권사님의 진두지휘를 따라서 일사불란하게 잔디에 심폐소생술을 하셨다고 하니 조만간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 구경하러 총출동해야겠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난 목, 금요일에는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제43회 서울연회가 열렸습니다. 목회자 성품 통과, 분과회의, 목사안수식 등 일상적인 순서들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전국의 각 연회에는 WCC(세계교회협의회),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용공이고 동성애자를 옹호한다며 감리교회의 탈퇴를 주장하는 건의안이 올라왔습니다. 감리교회 헌법인 '교리와 장정'의 역사편은 감리교회가 교회협의회의 강령인 교회일치를 위한 연합과 '하나님의 선교'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데 이를 거부하는 것은 감리교회의 존재와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으며 이단인 신천지의 주장에 동조하는 어리석은 주장입니다. 대부분 연회는 이 건의안을 기각하였습니다만 어떤 연회는 결의하였다고 하나 의결정족수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회의를 주재한 감독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이번 연회에서 우리 지방회 신임 감리사로 김호용 목사님(예광교회)이 만장일치 추대되었습니다.
연회를 마친 후 저녁 일곱 시에 기독교회관에서 기독교 비상 시국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반민주 반평화 반민족적 행태에 개신교 진보 진영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한 열린 토론의 자리로, 50여 명의 목사와 평신도가 참여하였습니다. 현 시국이 매우 엄중하고 예수를 따르는 이들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였지만, 방식과 수위에 관해서는 의견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특히 광장으로 상징되는 장년 세대와 골목으로 상징되는 청년세대 간의 견해차를 어떻게 좁혀서 함께할 수 있을 것인가는 과제로 남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추후 기독교 대책위를 조직하여 적극적으로 대응, 전국적 순회 기도회 개최, 외연 확장,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장기적 전략 모색 등을 추진하기로 하였습니다. 감리회에서는 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 감리교시국대책연석회의의 참여 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참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