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종교재판 30년 후…
지난 월요일에 프레스센터에서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올해는 감리교신학대학교(이하 감신대) 학장을 지냈던 변선환 박사님이 감리회의 종교재판에서 출교를 선고받은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재판은 90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날 행사는 제자들과 후학들이 변 박사님의 신학을 재조명하고 이 시대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 발표하는 다섯 개의 강연으로 채워졌습니다.
변 박사님은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18세에 개신교 신자가 되었고 평양 성화신학교에 입학, 감신대 편입, 한신대에서 신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 드루대학교, 스위스 바젤대학교에서 학위를 취득한 후 감신대에서 조직신학을 강의하였습니다. 그의 신학은 토착화신학과 다원주의 신학에 기반한 '종교해방신학'으로, 타종교와 대화를 시도하는 등 다양성의 문제를 교회가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결국 '오직 예수 이름으로만!'을 강조하는 부흥사, 교권주의자들과 갈등을 빚어 종교재판을 받고 95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는 한국에서는 출교자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매우 존경받는 신학자였습니다.
종교재판을 시점으로 한국교회는 배타적 보수화로 치달았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었습니다. 150석을 꽉 채운 행사였지만 아쉬운 것은 젊은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다양성을 수용하였더라면 오늘날 교회의 모습이 좀 더 젊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