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코로나로 힘들어합니다.
그동안 코로나 청정지역을 유지했던 저희 가정도 결국 피해 가지 못했습니다. 10월 마지막 주에 큰아들이 학교에서 코로나에 걸려 와 격리에 들어갔었습니다. 후배의 결혼식 주례와 추수감사주일 등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초비상이 걸려 긴장했지만 아이도 거의 무증상으로 지냈고 가족들도 2차 감염 없이 잘 넘어가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김장을 위해 이틀 동안 시골 가서 농작물 뽑고 다듬고 절이고 하는 일이 힘들었던지, 아내 몸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추수감사주일 바쁜 일정을 다 마치고 혹시나 하고 검사해본 자가검사 키트에 두 줄이 떴고 보건소의 PCR 검사도 양성으로 나왔습니다. 작은아들과 저도 선별검사소에 다녀왔는데 음성이었습니다.
큰 어려움 없이 가볍게 지나가기를 바랐지만, 아내는 꽤 힘들어하였습니다.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하며 가슴도 아프다고 합니다. 기분 좀 풀어줄까 하고 말을 건네도 '목이 아프니 말 시키지 말라'라고 합니다. 보건소에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하니 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하라고 해서 갔는데 청진을 하고는 약 처방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내심 중증인가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아내에게 방을 내주고 저는 거실에서 생활하고 소파에서 잡니다. 많이 불편합니다. 그렇지만 더 불편하고 미안한 건 아픈 아내 옆에 붙어 이것저것 챙겨주며 병간호를 해주고 싶어도 가까이 갈 수조차 없다는 현실입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아파하는 가족과 마주 보고 대화조차 할 수 없는 게 코로나라는 것을요. 새삼스레 먼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었던 분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아주 조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겪어 봐야 알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만, 겪어 보지 않더라도 이웃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너그러워지고 포근해지겠지요. 그것이 예수님의 마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