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도사가 오랫동안 모진 수련 생활 끝에 드디어 온 천하가 우러러 볼 성자가 되어갈 때쯤 마귀들이 회의를 열었다. 이 수도사를 타락시켜보자는 것이었다.
마귀의 졸개들이 수도사를 유혹을 시작했다. 금덩어리를 보냈으나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어여쁜 미녀를 보냈지만 돌을 보듯 무표정 했다. 의심과 공포의 씨앗을 심으려 했지만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모든 수법을 써 봤지만 도무지 요지부동이었다.
그러자 보고 있던 노련한 대장 마귀가 나섰다. 그리고 수도사의 귀에 대고 뭐라고 속삭였다. 그러자 그 수도사의 얼굴은 시기심으로 붉어지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졸개마귀는 대장마귀에게 도대체 뭐라고 그러셨느냐고 물었다. 대장 마귀는 단지 이 한 마디만 했을 뿐이라고 했다.
"당신 친구가 알렉산드리아에서 곧 주교로 뽑힐 것입니다"
내가 때로 비참하게 느껴지는 것은 내 사는 처지 때문이 아니라 별 볼일 없다고 느꼈던 친구의 과분한 성공 때문입니다. 그 친구의 가치를 내가 몰라보았던 것에 대한 반성보다는 왜 나에게는 행운이 따르지 않는가에 대한 원망이 먼저 드는 것은 아직 수양이 덜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친구가 잘 되는 것을 진정으로 기뻐해 주는 것이 진실한 친구일진대 나는 그렇게 하려고 드는데 나에 대해서는 그런 친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을 보면 여전히 더 수련해야 할 상태임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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