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서당에서 학동들이 글을 읽고 있었다.
춘삼월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한자를 읽다 보니 학동들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는데, 이 모습을 본 훈장이 불호령을 내리며 말했다. “네 이놈들! 어디 신성한 서당에서 공자님의 말씀을 읽다 말고 졸고 있느냐? 회초리를 들기 전에 썩 눈을 뜨지 못할까!”
며칠 후, 호통을 친 훈장도 학동들의 글 읽는 소리에 그만 깜박 잠이 들어 버렸다. 그러자 한 학동이 훈장님을 조용히 깨우며 여쭈었다. “훈장님! 훈장님은 왜 주무십니까?”
훈장이 눈을 살그머니 뜨면서 말했다. “나는 지금 잠든 것이 아니라 너희를 더 잘 가르칠 방법을 여쭈러 공자님께 다녀왔다. 그것이 너에겐 자는 것으로 보였느냐?”
다음 날 또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 학동에게 훈장님이 불호령을 내렸다. “이놈, 또 잠을 자는구나!”
그러자 학동은 천연덕스럽게 훈장님께 말했다. “훈장님. 저도 공자님을 뵈러 갔을 따름입니다. 그런데 훈장님께 어떤 말씀을 해주셨는지 공자님께 물었는데, 오신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의 얼굴 표정에서 그 부모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불화가 잦은 부모를 둔 자녀들의 얼굴 표정은 어둡습니다. 반면에 대화로써 가정의 일을 해결해 가는 부모를 둔 자녀의 얼굴은 밝고 활발하며 친구의 의견을 존중해줄 줄 압니다. 아이는 어른의 등을 보고 자랍니다. 아이는 어른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얼굴을 보면서도 배우지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어른의 습관이나 버릇을 보면서도 닮아갑니다. 그러니 말로도 가르쳐야 하지만 몸으로도 가르쳐야 합니다. 입으로도 가르치지만 침묵으로도 가르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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