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대지’의 작가 펄 벅이 1960년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일화다.
황혼 무렵 어느 시골길을 지나는데 진기한 풍경을 보게 됐다. 한 농부가 소달구지에 볏단을 싣고 가면서 자신의 지게에도 따로 볏단을 지고 가는 것이었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서양사람의 눈에는 당연히 이상하게 비칠 광경이었다.
그녀가 농부에게 다가가 물었다.
“소달구지에 볏단을 실으면 훨씬 편하게 갈 수 있을 텐데 왜 지게에 지고 가십니까?”
그러자 농부가 대답했다.
“에이, 어떻게 그렇게 합니까? 저도 일했지만 소도 종일 일했는 걸요. 짐을 서로 나누어 져야죠.”
펄 벅은 감탄했다.
“나는 저 장면 하나로 한국에서 보고 싶은 걸 다 보았습니다. 농부가 소의 짐을 거들어주는 모습만으로도 한국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배려란 이처럼 상대방을 생각하고 그 마음 씀씀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요체는 마음입니다. 배려는 어느 특정 관계에서만 필요한 건 더더욱 아닙니다. 친구, 애인, 부부, 직장상사와 부하직원, 심지어 부모자식 간 신뢰를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남보다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걸 배웠어도 우리는 너무나 이를 자주 망각합니다. 자신이 받고자 하는 대접 그대로 남을 대접해야 한다는 것이 인류사회의 황금률입니다. 누군가와 나누는 배려심이야말로 무한한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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