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심부름꾼이 상인과 길을 걷고 있었다. 점심 때가 되자 그들은 강가에 앉아 밥을 먹으려 했다. 그때 느닷없이 까마귀 떼가 시끄럽게 울어대기 시작했다.
상인은 까마귀가 흉조라며 몹시 언짢아하는데, 심부름꾼은 도리어 웃는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목적지에 도착한 상인은 심부름꾼에게 삯을 주며 물었다. "아까 까마귀들이 울어댈 때 웃는 이유가 무엇인가?"
심부름꾼이 웃으며 말했다. "까마귀들이 저를 유혹하며 말하기를, 저 상인의 짐 속에 값진 보물이 많으니 그를 죽이고 보물을 가지면 자기들은 시체를 먹겠다고 했습니다."
상인은 놀라며 되물었다. "그런데 자네는 어찌 까마귀들의 말을 듣고 나를 죽이지 않았단 말인가?"
심부름꾼이 진지하게 대답했다. "나는 전생에 탐욕심을 버리지 못해 가난한 심부름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또 탐욕심으로 강도질을 한다면 차라리 가난하게 살지언정 그 과보를 어찌 감당한단 말입니까?"
석가모니의 ‘유교경(遺敎經)’에 오유지족(吾唯知足)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스스로에 만족하라는 뜻입니다. 만족은 조건이 주는 것이 아니라 여유로운 마음 상태가 주는 것이고, 불만족에 끝은 없고, 만족은 끝없는 공허함 바로 뒤에 고요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욕망이 생존을 위해서 필요한 것을 원하는 인간 본성이라면, 욕심은 그 욕망이 비현실적으로 지나칠 때 생기는 것입니다. 마음 속에 까마귀는 욕망을 욕심으로 바꾸라고 유혹합니다. 그러나 욕심은 현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나아가서는 화를 자초하게 합니다. 오유지족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적은 것(小欲)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모든 사람이 고루 행복해진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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