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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순교자 (3)


◆ 죽기까지 순종하는   고귀한 죽음이라는 개념은 헬레니즘 문화와 초창기의 헬라주의적 유대교에서는 일반적이었고 특히 마카비 가문 순교자들의 성지이자 고향과도 같은 안디옥에서는 강하게 각인되었다. 안디옥은 사도 바울도 회심 후 강당 기간 보냈던 곳이며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을 쓴 것으로 알려진 저자들의 고양이기도 했던 것 같다. 따라서 초기 그리스도교 문헌에서 순교자 전통, 고귀한 죽음 전통과 연관된 수많은 개념이 발견되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그 누구보다 창의적이고 적극적이었던 사도 바울은 많은 전통이 형성된 후 예수운동에 뛰어들었고 그런 전통들을 안디옥에서 접했을 것이다. 순교자 전통의 중심 주제인 '순종'이 담긴 그리스도 찬가가, 바울이 빌립보교회에 보낸 편지 가운데 들어있다. 바울은 이 전통적인 찬가를 로마의 감옥에서, 어쩌면 에베소에서 죽음이 위협 가운데, 또한 난관에 봉착한 빌립보 교인에게 보낸 것이다. 일부는 이 큰 고난을 겪는 사도와 교회의 정당성에 의심을 품었다. 그러나 바울은 오히려 이런 고난을 '그리스도 안에' 사는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증거하였고 고귀하게 죽음을 맞을 준비가 돼 있었다. "나에게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이시니, 죽는 것도 유익합니다."
이것이 순교자 전통이 기능하는 방식이다. 순교자의 죽음은 다른 사람에게 본보기가 될 때 다른 사람을 대신한 것이 된다. 예수의 죽음은 이런 전통 속에서 순종의 예표가 되었다. 대의를 위해 기꺼이 고귀하게 죽은 것은 단순한 희생자가 아니다. 추종자들은 기꺼이 하나님의 새로운 제국이라는 대의를 위해 처형됨으로 본보기가 되었음을 증명하였다. 예수의 죽음은 그리스도인들이 삶의 길이 되었고 이 길은 항상 죽음의 위협을 동반한다. 이 전통이 스토아, 유대 순교자, 특히 제2, 제4 마카비서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자신의 육체에 미칠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자유, 그리고 치명적 위협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자유! 바울은 이성의 힘보다는 질그릇 같은 자신의 몸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초월적 능력에 의존한다.

◆ 죽었다고 생각하라   바울이 순교자적 개념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 이미 예수가 자신의 삶에 영적 힘을 불어넣었던 자신만의 경험이 있었다. 바울의 마지막 편지인 로마서는 예수의 죽음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하였다. 로마서 6잔 1~11절의 요약문은 죄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바울은 세례를 그리스도의 죽음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사용하고 있다. 바울에게 죄는 단순히 나쁜 행동이 아니라 우주적인 세력, 연약한 인간이 속박될 수밖에 없는 힘으로 점점 커진다. 고대 인간학에서 악한 세력으로서의 죄는 모든 욕망이 자리 잡는 육체를 통해 인간을 지배한다. 만약 그렇다면 인간이 죄의 권세로부터 피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육체의 몸이 사라지는 죽음뿐이다. 바울은 이런 세상에서 예수의 죽음을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죽은 사건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길에 들어선 것이다. 예수의 죽음이 추종자들의 죽음이 된다면, 그 죽음은 궁극적인 자유로 가는 열쇠가 된다. 
바울은 예수의 죽음 속에서 예수와 연합하는 것이 세례의 제의적 의미라고 단언한다. 예배와 제의는 예수와 더불어 '작용'한다. 사람들은 영적으로, 제의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할 수 있다. 고대에는 죽음과 물이 신화적으로 연관돼 있었다. 바울은 제의가 실제로 신앙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자유의 실질적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였다. 물론 현실은 아직 거기에 있기에 최종적이고 영원한 자유는 아직 미래에 있지만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여러분은 죄에 대해서는 죽은 사람으로 간주해야 하며, 하나님을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6:11)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몸을 입고 있는 한, 우리는 여전히 순교자의 도전, 즉 순종 앞에 서 있다. 예수의 죽음은, 다른 사람들이 예수의 삶과 죽음을 그들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한에 있어서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다른 사람들을 대신하여 죽은 죽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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