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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희생제물 (2)

◆ 희생제물 예수   추종자들이 예수의 죽음을 희생제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은 예수운동 초기 공동체 형성 과정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희생제물은 개인적 삶이 아니라 집단적 삶의 영역과 관계된 이미지이다. 아직 확고한 정체성이 없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예수의 죽음을 화제로 삼았을 것이다. 공동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나누었을, 계략에 걸리고, 배신 당하고, 고문과 죽임을 당하지만, 죽는 순간까지 충직성을 잃지 않고, 마침내 하나님에 의해 높임 받는다는 익숙한 이야기는 바로 예수의 이야기로 들렸을 것이다. 
사도 바울은 여기에 더해 예수의 죽음을 죄인과 하나님을 화해시키는 희생제물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순교자의 생애가 다른 사람을 대신한 것이 되게 하는 것은 '예수의 삶'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스어와 영어의 차이로 번역의 모호함이 있는데 특히 '예수를 믿는 믿음'(로마서 3:22)으로 번역된 부분이 그렇다. 믿음으로 의롭다는 인정을 받는다는 '이신칭의(以信稱義)'는 우리에게 익숙하고 당연한 주제이지만 사실은 '예수의 믿음'이 적절하다. 
예수의 믿음(충직성)에 의해 의로워지고, 구출되고, 구원받는다. 하나님의 의와 자비는 항상 순교자의 충직성을 통해서였다. 한 사람의 충직성이 신들로부터 자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헬레니즘 시대의 일반적인 생각을 바울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예수의 추종자들이 예수와 같은 믿음을 보인다면, 그들 또한 의로운 사람으로 선언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순교자의 죽음은 속죄적이기에 하나님을 만족시키고, 본보기적 성격이 있어 다른 사람을 대신하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충직성도 있기에 본받을 필요가 있다.
예수를 희생제물로 보는 관점은 헬레니즘 세계에서 익숙했고 그리스도인 집단에서 꽃을 피웠다. 여기에 강림하고/승천하는 구원자 개념이 연결되었다. 이제 예수는 하나님의 분노를 풀기 위해 바쳐진 흠이 없고 죄 없는 완벽한 희생제물이다. 이는 당시 누구나 이해할 수 있었던 일반적 은유이다.

◆ 왜 희생제물인가?   왜 이런 희생제물의 은유가 예수의 폭력적 죽음 뒤에 자신의 존립 문제를 놓고 공동체가 씨름할 때, 그렇게 힘이 있었을까?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희생제물을 먹는 식사시간을 보자. 무엇인가를 기념하는 이 식사에서 발설되는 '이것을 행하고 나를 기억하라'는 말이 순교자적 주제를 나타난다. 예수의 피는 유대교의 희생제물 개념과 통하므로 예언자적 계약 갱신 전통을 반영하기도 한다. 이 새로운 공동체는 무엇도다도 예수 안에서 자신의 존립 근거를 발견하게 된다.
마가복음은 예수가 이스라엘 민족의 창시를 기념하는 유월절 식사에서 바울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기록하였다. 이 자리에 있던 열두 제자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와 같다. 즉 새로운 민족이 태어나는 순간으로 해석한 것이다. 여기에 광야에서의 대규모 군중을 먹이는 두 번의 식사는 전조처럼 나타난다. 이 새로운 공동체에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 군중들과 나병환자, 귀신들린 사람, 외국인, 여성 등 불결한 사람들과 어린이도 등장한다. 제단을 상징하는 이 식탁에서 주변부의 불결하고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다. 
희생제물인 예수의 죽음은 예수 자신과 똑같은 것에 헌신한 추종자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주었고 이들의 식사는 계약과 속죄를 위한 희생제물의 나눔으로 간주었을 것이다. 실제 이 자리에는 다양한 형태의 불결한 사람들과 사회적 특권을 내려 놓고 자발적으로 '세상의 쓰레기'가 된 유력한 사람들도 있었다. 바로 이처럼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을 위해, 그리고 이들과 자발적으로 연대한 사람들을 위해, 예수의 죽음은 이들을 '어떤 것'이 되게 하는 희생제물이 되었다. 정결한 사람, 구원받은 사람, 하나님이 입양한 자녀들의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다. 
예수의 죽음은 그들을 정결하고 온헌하게 만든 희생제물, 그리고 그들을 식탁(제단)에 나와 하나님 앞에서 음식을 나누어도 되는,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들어준 희생제물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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