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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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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낯선 나그네 (1)

나는 땅 위를 잠시 동안 떠도는 낯선 나그네(stranger)입니다. 주의 계명을 나에게서 감추지 마십시오. - 시편 119:19

헝가리 극우 정당 요비크는 유대인들이 “세계 제패를 도모하는 서구 경제의 이해관계에서 음모를 꾸미는 자들”이라고 비난하며 ‘시온 장로 의정서’라는 중상모략 문서를 발표했다. 그런데 그 정당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던 20대 후반 차나드 세게디는 같은 당 반대파에 의해 유대인이라고 폭로되었다. 세게디의 절반 정도의 가족은 유대인 학살에서 살아남았고 후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숨기기로 결정했다. 이런 사실을 뒤늦게 안 세게디는 당에 사표를 내고 유대교에 대해 더 공부하기로 하였다. 자신을 문둥병자처럼 취급함에도 그는 “내 가족이 아우슈비츠에서 살해된 사실에 대해 내가 사과를 해야 한다는 말이냐?”라며 꺾이지 않았고 안식일을 지키고 히브리어를 배웠으며 할례도 받았다. 세게디는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시작하였을 뿐 아니라 세계에 대한 이해도 완전히 바뀌었다. 오늘날 그는 정치인으로서 모든 사람의 인권을 옹호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게디의 이야기는 인간 조건 속에 있는 어둠의 중심을 보게 하며 성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우리는 집단적으로 폭력의 성향을 갖고 있다. 베를린 장벽과 소련이 붕괴하자 몇몇 분석가들은 ‘역사의 종말’과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25년 후 서구 세계는 테러의 밀물과 종교적 극단주의에 직면했다. 우리 안의 최선과 최악은 같은 원천, 집단을 구성하는 경향과 자신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지만, 타인들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원천에서 나온다. 도덕은 우리를 묶어주지만, ‘우리’ 밖의 사람들은 ‘그들’로 만들어 인간성을 보지 못하게 한다. 심지어 종교조차도 자기들의 신앙 밖에 있는 사람들을 사탄, 불신자, 적그리스도, 어둠의 자식들, 구원받지 못한 자들로 간주하도록 만든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는 역할 바꾸기로 극복할 수 있다. 타자에 대한 잠재적 폭력을 치유받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타자로 상상할 수 있어야만 한다. 지식, 습관, 미덕, 공감, 연민, 합리성, 직관을 탐구한 도덕철학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세상을 빛의 자녀들과 어둠의 자식들로 나누고 타자를 비인간화, 악마화하며 더 나아가 우리 자신을 희생자로 간주하여 이타주의적인 악을 자행하게 하는 이원론이 도덕적 감수성을 마비시킨다. 종교에 지분을 가진 이원론은 더 큰 규모의 잔학행위, 내전, 혼돈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러나 히브리성서는 이런 사실의 부리와 대결하며 이스마엘, 하갈, 에서, 요셉과 그 형들, 레아와 그 자녀들 같은 타자들의 인간성 속으로 안내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역할 바꾸기와 상상을 통해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 버려진 사람들, 쫓겨난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도록 만들기에 비범하다. 그 이야기들은 인간성, 빛, 미덕이 우리 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다른 편에게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며 타자를 인간화시키고 이원론을 무너뜨린다. 성서의 주인공들은 결점들이 있으며, 오히려 악당들이 미덕을 지녔다. 이런 특성은 창세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성서 이야기 전반에서 나타난다. 성서는 타자, 외부자, 구원받은 집단 바깥에 있는 사람들도 인간이라는 사실, 인간은 선과 악의 혼합체라는 사실을 깨닫게 만들며 가장 근본적인 차원의 도덕을 문제 삼는다. 이것을 이해할 때 우리는 이원론에서 벗어나고 종교나 이데올로기적 동기에 기인한 혐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유전적 친족으로부터 시작하여 도시와 국가로 확장되는 도덕은 원래 종교에 기초했다. 종교는 맞대응을 넘어 신앙공동체로 확장되는 대규모 신뢰 문제를 해결했다. 그러나 히브리성서는 한발 더 나아간다. 우리와 같은 국가, 문화, 경제, 정치체제, 운명에 속한 이웃만이 아니라, 우리가 편하게 느끼는 얼굴들, 목소리들, 냄새들처럼 익숙한 감각까지도 위협하는 낯선 사람을 사랑하라는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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