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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장  어려운 본문들 (1)


두 사람 모두 밤낮으로 성서를 읽었지만, 당신이 검정
(黑)이라고 읽은 것을 나는 하양(白)이라고 읽었다. - 윌리엄 블레이크

모든 본문은 지혜를 바탕으로 한 해석을 필요로 한다. 또 지혜는 영원한 것과 시간적인 것 사이의 신중한 조합이 필요하다. 근본주의는 마치 하나님이 우리처럼 단순한 분인 것처럼 본문을 읽는데, 그것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책의 종교들은 어려운 본문을 갖고 있는데 만일 이를 문자적으로 이해하고 직접 적용하면 도덕적 감각을 거슬리게 만들고 종교를 나쁘게 생각하게 될 수 있다. 
히브리성서는 미디안 족속에 대한 복수 전쟁, 가나안 땅의 일곱 나라들에 대한 전쟁 명령, 아말렉 족속에 대한 피비린내 나는 복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성서의 이런 기록들은 우리가 야만적이며, 자비의 윤리에 맞지 않고 정당한 전쟁 교리와도 맞지 않는다. 유대교 랍비들이 도덕적으로 곤혹스러워했던 것들이 율법에도 있다. 신명기에는 고집이 세며 반항하는 아들을 죽이라는 명령(21:18~21)이 나오는데 탈무드는 이것이 오직 교육적 목적만 있으니 실행하지는 말라고 해석한다. 히브리성서, 신약성서, 꾸란과 하디스(무함마드의 어록)에도 있는 악명 높은 본분들은 매우 주의해서 해석해야만 한다. 
경전에 근거한 모든 종교는 자체의 해석 전통을 발전시켰다. 랍비 유대교는 성서주의, 즉 구전전통을 배격하며 기록된 문자의 권위만 받아들이는 성서주의를 이단이라고 선언했다. 전통 없이 해석 없고 해석 없이는 본문도 없다는 말이다. 중세 기독교는 문자적, 알레고리적, 도덕적, 종말론적 해석의 네 단계를 갖고 있었고 이슬람에도 피크흐(이슬람의 법률)가 있고, 수니파와 시아파에도 네 개의 법률학파가 있으며 나름의 원칙들이 있다. 어려운 본문을 제대로 해석하지 않으면 폭력으로 이끈다. 근본주의는 이처럼 위험하고 비전통적이다. 근본주의는 해석 없이 계시로부터 직접 적용으로 돌진하여 본문을 문자적으로 읽고 직접 적용하는 것이다. 많은 종교가 근본주의를 이단으로 간주한다. 또 근본주의는 종파를 분리시키는 작업이다. 
말씀을 세상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전통에 깊이 뿌리를 내린 지혜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본문들이 매우 오래돼서 본래 우리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 시대와 조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명기와 여호수아서의 전쟁 명령들은 백성 전체를 학살하는 것이 흔했던 고대 전쟁 시대에 속한다.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다루는 거룩한 문서가 하나님의 궁극적 권위에 관한 본문이라는 점 때문이다. 어떻게 영원한 말씀을 지금 여기에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모세는 모든 시대를 위한 하나님 말씀을 전했지만, 예언자들은 지금 시대를 위한 말씀을 전했다. 예언의 시대에 정당했던 것이 다른 시대에는 정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해석은 종교만이 아니라 세속 법률에서도 핵심 문제이다. 과거에 만들어진 법을 지금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또 연출가는 과거에 기록된 희곡을 당대의 관객들에게 어떻게 공연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문제는 과거의 말을 지금의 말로 어떻게 적용함으로써, 시간과 변화라는 해석학적 연결을 할 것이냐이다. 해석의 규칙들과 권위의 구조들이 없다면, 어느 집단이든 특정 본문을 그 맥락에서 뽑아내어 문자적으로 읽고 나머지는 무시함으로써, 종교의 이름으로 거의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규칙, 원리, 권위가 없으면, 거룩한 본문은 너무나 인간적인 목적을 위해 하나님의 권위처럼 보이지만 악마적인 카리스마를 제공한다. 
근본주의자들은 이 전체 해석과 적용 과정에 대해 견딜 수 없어 하는 사람들로, 제도종교가 타락했다고 판단한다. 그들은 제도종교가 세상과 타협함으로 타락했다고 판단, 해석되고 적용되기 쉬운 말씀이 되기 이전의 문자적으로 거룩한 말씀대로 살자고 주장한다. 현재의 급진적인 근본주의는 정보기술의 혁명을 통해 전통적 소통 수단들을 앞지르게 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근본주의자들의 주장이 확산되는 반면, 제도종교들은 구닥다리처럼 보이고 뒤처지게 된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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