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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권력의 포기 (2)

(이어서) 새로운 과학(베이컨, 갈릴레오, 뉴턴)과 새로운 철학 방법론(데카르트), 정치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토머스 홉스, 존 로크)은 교조적인 종교에 기초하지 않은 기본 원리를 찾고자 했다. 당시까지 품이 넓었던 기독교는 내부의 싸움으로 인해 더 이상 의지할 수 없는 종교가 되었다. 자신들의 의견 불일치를 해결하지 못한 채 저주와 출교와 폭력으로 치달리면 종교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사회질서의 기초가 될 수 없다.
서양 기독교는 보다 점진적이고 폭넓게 유대인들이 고대에 발견하게 된 권력 없이 생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이 두 과정은 어느 종교도 자발적으로 권력을 포기하지 않고 종교가 자발적으로 권력을 포기하는 경우는 오직 그 신앙의 신봉자들이 다른 종교의 신봉자들이 싸울 때가 아니라 자신들의 동료들과 싸울 때뿐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우리는 적과 싸울 때, 비록 패배할지언정 권력을 불신하지 않지만, 동족에 맞서 싸울 때는 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서 권력에 대한 불신을 배우게 된다. 이런 일이 오늘날 이슬람 안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그 일차적 희생자들은 무슬림 자신들이다. 
폭력이 발생하는 것은 종교적 논쟁을 힘으로 해결하려 할 때다. 신앙, 진리와 같은 궁극적인 문제들을 힘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근본적인 개념상의 오류이다. 양편이 모두 동등한 열정과 확신을 갖고 싸울 수는 있지만, 힘이 정의를 확립할 수 없는 것처럼, 승리는 진리를 확립하지 못한다. 그 결과 많은 국가가 재난지역이 되고 인구는 가난을 대물림하며 희망 없는 세대들로 전락하고 만다. 신앙이 불명예스럽게 된 다음에는 하나님은 믿을 수 없는 것이 돼버린다. 진리를 힘으로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교와 권력은 서로 분리된 기획이라는 것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1세기에 유대교를, 17세기에 기독교를 구출한 것은 성공이 아니라 실패, 승리가 아니라 패배였다. 대 로마제국 반란에서 기인한 재앙에서부터 초기 랍비 유대교의 풍부한 유산인 미슈나, 미드라쉬, 탈무드가 생겨났고 당시 ‘주님의 전쟁들’은 전쟁터가 아니라 공부하는 집에서 벌어졌다. 재난이 유대교의 메시지를 갈고닦았으며 권력을 상실함으로써 유대교는 그 자신을 재발견한 셈이다.
1830년대 초 미국을 방문한 알렉시스 토크빌은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보았다. 교회 지도자들은 권력의 행사로부터 자발적으로 물러난 것처럼 보였으며,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을 자신들의 직업적 자부심으로 여겼다.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종교는 오히려 ‘정치제도의 첫 번째’가 되어 시민사회의 도덕적 기초를 마련, 사적인 만족 추구에 몰두하는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건져내고 가족을 강하게 만들었으며 공동체를 창조, 박애활동의 동기를 부여했다. 미국의 성직자들은 종교가 정치제도와 연결되면 위험해진다는 진실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 사람들이었다.
권력과 결탁한 유일신론은 실패한다. 랍비 예후다 벌린(1817~93)은 ‘온 세상에 하나의 언어뿐이었고 또한 말을 공유했다’라는 바벨탑 이야기에 대해 인간의 견해는 똑같지 않기 때문에 아무도 반대되는 견해를 갖지 말아야 한다는 점에 관심했다. 아무도 도시를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반대 의견을 제시한 사람들을 불태워 죽였다. 벌린은 바벨을 첫 번째 전체주의 국가로 보았다. 그 건설자들이 ‘공유한 말’은 사람들 견해의 다양성을 부인하는 것이었다. 유토피아적인 종파주의 공동체들은 자신들의 통일성에 자부심을 느끼지만, 자신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이라는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플라톤은 ‘국가 전체가 가능한 한 일치단결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주장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럴 수 있다 해도 그런 위대한 일치단결을 이루려고 해서는 안 된다’라며 반대했다. 전체주의 사회가 부르짖는 일치단결의 정도는 인간의 자유와 또한 반대할 권리와 모순된다. 정치는 갈등의 조정자여야지, 억압자여서는 안 된다. 아테네인들과 스파르타인들은 도시를 최고의 선으로 섬기고 법을 존중하며 도시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시민윤리 의식을 갖고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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