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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장  권력의 포기 (3)


(이어서) 히브리성서는 지속해서 정치를 비판한다. 예언자들은 통치자들의 부패를 고발했고 하나님은 왕을 세워 달라는 백성들의 요구가 하나님 자신을 거절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으며 왕으로 초대된 기드온도 이를 거절했다. 노예, 해방, 폭정 같은 정치적인 주제의 출애굽기에 앞서 창세기가 그 가족들의 삶의 이야기를 다루고, 룻기가 사랑과 충성에 관한 비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작품들의 기능은 정치적인 것보다 개인적인 것이 우선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도시는 최고의 선이 아니고 유대교에서는 국가가 개인을 섬기기 위해 존재한다. 국가는 필요악이다. 
히브리성서는 강렬한 정치적 문서이지만, 결코 정치의 한계성과 한계성을 넘을 때 초래하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않는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종교적 의미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진선미가 아니라 단지 서로 다투는 파벌들 사이에서 평화를 유지할 절차적 방법을 찾으려 하면서도 그것이 삶의 전체성을 대표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마이클 노박은 진정한 다원적 사회에는 하나의 신성한 덮개가 없으며 또 의도적으로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성소가 텅 빈 것은, 어느 하나의 말씀, 형상, 상징도 그곳에서 찾을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비어있음은, 자유로운 양심이 실질적으로 무한한 방향들로부터 접근하는 초월을 표상한다고 말한다.
아브라함의 유일신론의 가치들은 도시를 숭배하도록 초대하지 않으며, 시민의 미덕을 유일한 가치라고 간주하지도 않는다. 정치는 종교나 종교의 대체물도 아니다. 정치와 종교는 본래 서로 다른 활동이다. 종교는 진리를 추구하고 하나 됨을 목표로 삼지만, 정치는 권력을 다룬다. 종교는 타협을 거절하며 영원의 순수하고 이상적인 것을 열망하지만, 정치는 타협의 기술이고 지금 여기 시끌벅적한 현실, 이상보다 못한 것에서 살아간다. 종교는 변치 않는 진리에 관한 것이지만 정치는 끊임없이 변하는 도전에 관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유민주주의가 차이점을 위한 공간을 만든 것이다. 복잡한 사회 안에 서로 다른 많은 견해, 전통들, 도덕 체계가 있음을 인정하며 어느 것이 진실한 것인지를 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평화롭게 사는 것을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어느 누구도 우리의 견해를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민주주의 정치는 자신만이 아니라 타인들도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최대의 자유 추구는 모두가 동등한 자유를 갖고 있다는 것과 조화될 때뿐이다.
이것이 아브라함의 유일신 종교를 그 이전의 종교들과 다르게 만든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 고대 세계에서는 통치자가 세속 권력과 종교 권력을 결합해 장악했다. 그들은 국가와 종교 모두의 우두머리였으며 육체로 나타난 신, 신들의 자녀, 또는 신들과의 최고 중재자라고 주장했다. 아브라함 종교는 이런 현상에 대한 항거로 태어났다. 권력의 모든 중심은 절대적 실체가 되려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정치의 세계는 본질적으로 다신론적이다. 다신론은 다수의 세력과 영구적인 갈등 해소에 대한 비전과 더불어 정치를 신성하게 만들지만, 유일신론은 그렇지 않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은 모두 이런저런 형태로 정치권력을 장악했었으나 종교가 대규모 변화를 겪게 된 위기의 순간이 닥치자, 그 신앙 자체 안에서 ‘우리는 변화를 변화로 대응하는가?’라는 새로운 질문이 제기되었다. 사실 질문 자체보다 해결책이 문제였다. 권력에 너무 익숙하게 된 종교 지도자들은 힘으로 밀고 나가는 데 익숙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똑같은 종교의 이름으로 행동한다고 주장하는 집단이 하나 이상이었다. 여기서 비롯된 충돌은 결국 타협할 줄 모르는 열정과 쓰라림이라는 종교적 내전으로 나타났다. 이것이 1세기, 17세기, 그리고 오늘날 이슬람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것을 통해 종교는 영적인 삶에 적용되는 규칙들과는 전혀 다른 규칙들이 권력에 적용된다는 점을 발견했다. 종교와 권력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아니면 종교가 권력을 장악해서 스스로 파멸하거나 둘 중 하나님을 깨달았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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