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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혐오 내려놓기 (1)


어둠은 어둠을 몰아낼 수 없다. 오직 빛만이 할 수 있다. 혐오는 혐오를 몰아낼 수 없다. 오직 사랑만이 할 수 있다. 혐오는 혐오를 키우며, 폭력은 폭력을 배가시키며, 거친 행동은 거친 행동을 늘릴 뿐이다. - 마틴 루터 킹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해 낸 모세가 요르단강을 건너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모세는 이를 이해하였고 유대교의 원리가 되었다. 우리가 시작한 일을 항상 끝마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단념할 만큼 자유롭지도 않다. 우리들 각자에게는 우리가 건너지 못할 요르단강이 있고 우리를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안내를 맡겨야 한다. 모세는 그의 생애 마지막 달에, 백성들에게 가장 비전 넘치는 연설을 했는데 그것이 신명기에 남아있다. 신명기는 유대교를 사랑의 종교로 정의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의 하나님을 사랑하라.”(신명기 6:5) 사람 사이에는 “너희가 낯선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것은, 너희도 한때 이집트에서 낯선 나그네로 살았기 때문이다.”(신명기 10:19)라고 명령한다. 아브라함의 유일신론은 정의와 상호성(타인들이 너에게 해주기를 원하는 대로 타인들에게 행하라) 만이 아니라 사랑에 기초한 첫 번째 도덕 체계였다.
그런데 신명기 23:7은 “이집트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 너희가 그들의 땅에서 낯선 나그네로 살았기 때문이다.”라는, 직관에 반대되는 명령을 한다. 이집트 사람들은 이스라엘 사람들을 노예로 부렸고 갓 태어난 사내아이들을 죽이며 씨를 말리는 정책을 폈다. 파라오는 가게 해달라는 모세의 간청을 거듭 거절했다. 이스라엘은 민족이 형성되는 경험을 계속해서 기억하도록, 매년 유월절에 노예 생활의 쓰라림을 기억하는 무교병과 쓴 풀을 먹음으로써 노예 생활을 재연하도록 명령받았다. 이집트인들을 미워하거나 최소한 원한, 분노, 적대감, 고통을 지닌 채 과거를 돌아볼 충분한 이유들이었다. 그런데 모세는 왜 ‘그들을 미워하지 말라’라는 정반대의 명령을 했을까? 자유롭기 위해서는 혐오를 내려놓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계속해서 그들의 과거 원수들을 미워한다면, 정신적으로 그들은 아직 이집트에 살고 있을 것이며, 과거의 노예로서, 기억들의 포로로 남아있을 것이며 마음의 사슬에 매여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2년 한 모슬렘 텔레비전 방송에서 한 어린이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진행자가 어린이에게 유대인을 안 좋아하는 이유를 묻자, 어린이는 ‘그들이 원숭이들이고 돼지들이기 때문’이라고 답하였고 그것이 ‘꾸란에서 하나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하였다. 급진적인 정치적 이슬람의 세계는 혐오로 가득하고, 특히 반유대주의로 넘친다. 이런 현실에 가장 비판적으로 활발하게 글을 쓰는 사람들은 무슬림 자신이며, 흔히 여성들이다. 그들은 이런 현실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며, 단순히 파괴적인 것이 아니라 자기 파괴적이며 이슬람 전통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이런 반유대주의는 ‘피의 중상’과 ‘시온 장로 의정서’라는 모략이 유럽에서 중동으로 이식된 19~20세기에 뿌리를 둔 것이다. 종교가 폭력으로 치닫는 것은 혐오를 신성한 것으로 만들 때다. 그것이 4세기에 교회에 닥친 비극이었고 필연적으로 6세기가 지나 폭력으로 나타났다. 기독교인들은 유대인들만 죽인 것이 아니다. 하나님에게 더 큰 영광을 돌리기 위해, 사랑의 종교 이름으로 무슬림들, 이단자들, 마녀들, 종파주의자들을 죽였다. 
우리는 혐오에 기초해서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 수는 없다. 원한, 분노, 치욕, 희생자 의식과 불의와 같은 것은 과거의 박해자들에게 상처를 입혀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특히 우리 시대에는 인터넷을 통해서 과거의 박해자들을 참수하고 대량 학살하는 비디오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그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더욱 강화되며, 사람들에게 자유를 빼앗는 조건들이 작용한다. 모세가 백성들에게 가르친 것은 우리가 과거와 함께 살아야 하지만, 과거 속에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신의 원수들로 하여금 자신이 누구인지를 정의하도록 만드는 사람들은 아직 자유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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