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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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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장  혐오 내려놓기 (2)


(이어서) 나는 이것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에서 배웠다. 처음에 나는 가족 전부를 잃고 성장했던 세계가 사라져 낯선 땅에서 낯선 떠돌이로 시작해야 했던 그들이 어떻게 살아남았고, 무엇을 목격했으며, 무엇을 알게 되고 자신들의 기억들을 안고 살아가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가장 놀란 것은 그들이 복수를 도모하거나 원한을 품지 않고 살아간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는 학살을 가장 마음 아파했다. 자신들이 겪은 고통으로 인해 타인의 고통에 민감해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근본 메시지는 과거에 관한 것이 전혀 아니었고 젊은이들이 자유가 얼마나 귀중한 것이며 얼마나 깨어지기 쉬운 것인지, 먹을 음식이 있고 대문 밖으로 나가며 내다볼 수 있는 미래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지 알기를 원했다. 그들이 말한 것은 관용,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라는 것과 자유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라는 것이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미워할 때조차 결코 미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은 밤마다 찾아왔을 고통을 어떻게 쫓아냈을까? 오직 미래에만 일념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4~50년 후에 자신들의 미래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꼈을 때야 비로소 과거를 기억했다. 나는 생존자들로부터 “우리는 먼저 미래를 건설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우리는 과거를 다시 방문하면서 과거의 포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라는 것을 배웠다. 이것은 성서의 롯의 아내에 관한 이야기(창세기 19:17~26)가 말해주는 것이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고, 소금기둥이 되었다. 고통스러운 과거를 되돌아보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눈물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소금기둥이 된다.
모세의 청중들은 생존자들이 아니라 그들의 자녀들이었다. 모세가 그들에게 미래에 초점을 맞추라고, 과거를 분노나 고통 속에 되돌아보지 말고, 과거를 창조적으로, 건설적으로 사용하라고 가르친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집트에서 노예였던 것을 기억하라는 명령은 혐오, 복수를 위함이 아니라 항상 이스라엘 백성이 창조할 대안적 질서, 즉 이집트와 반대되는 정의롭고 자비로운 사회체제를 건설하라는 명령의 한 부분으로 등장한다. 다른 사람을 노예로 삼지 말라는 명령은 역사적 현실에서 무리한 요구였기에 노예들을 명예롭게 대하고 중노동을 시키지 말며 7일마다 안식과 자유를, 7년마다 자유를 주라고 말한다. 그들은 열등한 존재도 아니고 아무도 노예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넉넉히 주라, 추수할 때 남겨진 것을 먹게 하라, 밭의 한구석의 그들을 위해 남겨두라, 너희가 받은 축복을 타인과 나누어라, 사람들의 생계를 빼앗지 말라는 명령은 성서 율법의 전체 구조가 이집트에서의 노예 생활 경험에 뿌리박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서의 윤리는 요셉 이야기를 통해 보았던 것처럼, 반복적인 역할 바꾸기에 기초해 있다. 철학자들이 말하는 연민보다 더 강력한 것, 바로 기억이 도덕적 존재로 머물 수 있게 한다. 혐오를 계속 유지하는 방법이 아니라, 그와는 밴대로 희생자가 되는 것이 어떤 느낌이었는지를 기억함으로써 혐오를 정복하는 길이 된다. 기억하라는 것은 과거 속에서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의 반복을 막기 위해서다.
모세는 원수에 대하여 실천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원수를 사랑할 필요는 없지만 도와주어야 하는 것은 의무이다. 원수의 나귀가 짐에 눌려 쓰러진 것을 보았을 때는 반드시 도와주라는 명령(출애굽기 23:5)에는 ‘원수도 인간’이라는 단순한 사상이 깔려 있다. 적대감은 서로를 분리하지만, 연대의 언약은 우리를 연결시키고 고통, 재난, 불행은 차이의 언어를 초월한다. 만일 누군가가 곤경에 처했다면, 목동들에게 시달리는 이드로의 딸들을 보고 즉시 행동한 모세처럼 즉시 행동하라. 탈무드는 갈등 상황에서 악한 성향을 억누르기 위해 먼저 원수를 도우라고 규정한다. 그 이유는 적대감, 악의 거리를 극복하는 일이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나귀를 억누르는 짐은 물리적 만이 아니라 심리적 부담감도 의미한다. 원수는 여전히 원수이겠지만 낯선 사람들이라 해도 서로 도울 수는 있다. 위기는 우리 속에서 최악이 아니라 최선을 끄집어낸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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