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완결도서 모아보기

[예수와 권세들] [수난을 넘어서] [원복]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gods_name.jpg

14장  혐오 내려놓기 (3)


(이어서) 과거에 대한 복수는 치유 대신 과거를 영속화한다. 히브리성서에서 하나님이 복수해 주기를 기도하는 말씀은 흔히 오해받는다. 왜 사랑, 용서, 미래에 헌신하는 종교가 복수를 위해 기도하는가?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과거 유고슬라비아에서 벌어진 참혹한 민족전쟁을 목격한 예일대 신학교수 미로슬라브 볼프는 인간의 잘못에 하나님이 복수하실 것이라는 믿음은 인간이 그렇게 복수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든다고 주장한다. 원수 갚는 것은 하나님의 일이다. (신명기 32:35, 로마서 12:19) 과거는 되돌릴 수도, 고칠 수도 없다. 역사에는 완전한 정의란 없고 대략적 근사치만 있다. 그것은 반드시 행해야 하지만 나머지는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 
오경은 원한을 품지 말라고 강조함으로써, 그 잘못에 대한 인상이 완전히 지워지고 더 이상 기억되지 않도록 하여 문명 생활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만든다. 이것은 하나님의 정의에 대한 믿음의 당연한 결과다. 서로 다른 문명은 서로 다른 성격 유형을 만들어 낸다. 인간은 환경과 우리가 어린 시절에 배운 마음의 습관으로부터 내면화한 마음의 구조에 크게 달려 있다. 우리가 하나님에 관해 믿는 것은 우리 자신에 관해 믿는 것에 영향을 끼친다. 
유일신론은 갈등을 내면화하지만, 신화는 갈등을 외부화한다. 신화에서 서로 충돌하는 신들은 유일신론에서는 한 분 하나님의 마음속 내적 충돌이 되는 것처럼, 인간의 드라마는 전쟁터가 아니라 정신, 영혼 속에서 벌어진다. 야곱이 천사와 씨름하게 되자마자, 그는 더 이상 형 에서와 씨름할 필요가 없어진다. 히브리성서와 유대교 전체는 내면의 투쟁 이야기이며 ‘다른 누구의 잘못’이었다는 심리적 대안을 배제한다. 이것이 바로 유일신론과 이원론 사이의 차이다. 
재앙을 당하면 이원론자는 ‘누가 나에게?’라고 묻지만, 유일신론자는 ‘이제 나는 무엇을?’이라고 묻는다. 비난의 문화와 참회의 문화, 두 가지 존재 양식이 있다. 비난의 문화는 외부에 초점을 맞추고 과거를 돌아보며 수동적으로 만든다. 책임의 논리 위에 세워진 참회의 문화는 내면의 응답에 집중하고 미래를 보며 능동적이고 근원적인 존엄성을 잉태한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예언자적 목소리이다. 재앙을 맞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죄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남을 비난하지 않는다. 이것이 유대교를 죄의식의 종교, 회개와 속죄의 종교로 만든 것이며, 하나님의 용서를 통해 견딜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참회가 에너지를 보존하는 것은 모든 고난을, 미래에 더 나은 것을 하기 위한 추진력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속죄가 자유의 궁극적 표현인 이유는 참회와 용서를 통해, 과거라는 족쇄를 깨드리기 때문이다. 용서는 악의의 포로가 되기를 거부하는 표현이고 속죄는 하나님의 자유와 인간의 자유가 만나 새로운 시작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그들 때문’이라는 이원론은 비난의 문화를 창조한다. 이타주의적인 악은 자신과 국가, 민족을 다른 누군가의 범죄의 피해자로 보게 하여 양심의 가책 없이 그들을 죽일 수 있고 살인은 도덕적 행동이 되며 오히려 하나님의 승리를 돕는 행위로 만든다. 이것은 자기파멸적이다. 자신을 희생자로 정의하는 것은 능동적 주체가 아니라 수동적 객체로 만들어 인간성을 축소시킨다. 비난의 문화는 가난이나 질병 등 실제 고통을 허구적인 원인, 남 탓을 하면서 그들이 저항하는 모든 조건을 영속화한다. 
이원론은 폭군들이 사람들을 수단으로 조작하기 위해 만든 문화적 현상이다. 사람들을 혐오하도록 교육할 수 있다면 원하는 모든 것을 하도록 만들 수 있다. 아랍의 봄을 통해 몇 차례 폭동으로 맞섰던 세속적 민족주의적 정권들이 이스라엘 국가에 초점을 맞춘 반유대주의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한편 세속적이며 민족주의적인 정권에 반대하여 형성된 이슬람주의 운동 역시 악랄한 반유대주의를 사용하며 자신들이 저항하는 부패와 잔인성, 불경기를 영속화한다. 
자신의 운명을 책임지는 것은 도덕적 삶의 사치가 아니라, 필수적이다. 먼저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 과거를 구원하는 방법이다. 혐오는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혐오를 내려놓아야 한다. 어둠의 자식들과 전쟁을 벌이는 대신 당신과 당신의 자녀들이 확실한 빛의 원천이 되도록 만들라. 
?

  1.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5장 권력 의지인가, 생의 의지인가 (4)

    15장 권력 의지인가, 생의 의지인가 (4)  (이어서) 전쟁은 무기로 승리할 수 있지만,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사상이 필요하다. 그런 사상 가운데 하나로서, 형제살해와 종교적 폭력의 원천이었던 형제자매 사이의 경쟁자 관계에 대한 (성서적인) 대안을 찾는 ...
    Date2024.01.20 By좋은만남 Views6
    Read More
  2.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5장 권력 의지인가, 생의 의지인가 (3)

    15장 권력 의지인가, 생의 의지인가 (3)  (이어서) 사실 반유대주의와 이스라엘에 대한 합법적 비판을 혼동하는 사람은 없다. 유대교는 세상에서 가장 자기비판적인 문화들 가운데 하나다. 히브리성서는 자기비판을 확대한 문서다. 반유대주의는 비판이 아니...
    Date2024.01.13 By좋은만남 Views2
    Read More
  3.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5장 권력 의지인가, 생의 의지인가 (1)

    15장 권력 의지인가, 생의 의지인가 (1)  여기 이 수송열차 안에 / 나는 하와 / 나의 아들 아벨과 함께 있다. / 당신이 내 큰 아들 / 남자의 아들 가인을 본다면, / 그에게 나의 말을 전해주오. - 밴 페이기스, "봉인된 열차 안에서 연필로 쓴 글" 형제자매...
    Date2023.12.30 By좋은만남 Views2
    Read More
  4.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4장 혐오 내려놓기 (3)

    14장 혐오 내려놓기 (3)  (이어서) 과거에 대한 복수는 치유 대신 과거를 영속화한다. 히브리성서에서 하나님이 복수해 주기를 기도하는 말씀은 흔히 오해받는다. 왜 사랑, 용서, 미래에 헌신하는 종교가 복수를 위해 기도하는가?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과거 ...
    Date2023.12.23 By좋은만남 Views3
    Read More
  5.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4장 혐오 내려놓기 (2)

    14장 혐오 내려놓기 (2)  (이어서) 나는 이것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에서 배웠다. 처음에 나는 가족 전부를 잃고 성장했던 세계가 사라져 낯선 땅에서 낯선 떠돌이로 시작해야 했던 그들이 어떻게 살아남았고, 무엇을 목격했으며, 무엇을 알...
    Date2023.12.16 By좋은만남 Views4
    Read More
  6.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4장 혐오 내려놓기 (1)

    14장 혐오 내려놓기 (1)  어둠은 어둠을 몰아낼 수 없다. 오직 빛만이 할 수 있다. 혐오는 혐오를 몰아낼 수 없다. 오직 사랑만이 할 수 있다. 혐오는 혐오를 키우며, 폭력은 폭력을 배가시키며, 거친 행동은 거친 행동을 늘릴 뿐이다. - 마틴 루터 킹 하나...
    Date2023.12.09 By좋은만남 Views2
    Read More
  7.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3장 권력의 포기 (4)

    13장 권력의 포기 (4)  (이어서) 아브라함의 종교와 연관된 정치에서 가장 재앙적인 형태는 이원론과 같은 원천인, 묵시론적 정치, 즉 마지막 날들의 정치형태다. 묵시론은 정상적인 역사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비록 차질이 생기고 패배할 때가 있을지라도, ...
    Date2023.12.02 By좋은만남 Views2
    Read More
  8.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3장 권력의 포기 (3)

    13장 권력의 포기 (3)  (이어서) 히브리성서는 지속해서 정치를 비판한다. 예언자들은 통치자들의 부패를 고발했고 하나님은 왕을 세워 달라는 백성들의 요구가 하나님 자신을 거절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으며 왕으로 초대된 기드온도 이를 거절했다. 노예, ...
    Date2023.11.25 By좋은만남 Views2
    Read More
  9.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3장 권력의 포기 (2)

    13장 권력의 포기 (2) (이어서) 새로운 과학(베이컨, 갈릴레오, 뉴턴)과 새로운 철학 방법론(데카르트), 정치에 대한 새로운 사고방식(토머스 홉스, 존 로크)은 교조적인 종교에 기초하지 않은 기본 원리를 찾고자 했다. 당시까지 품이 넓었던 기독교는 내부...
    Date2023.11.18 By좋은만남 Views2
    Read More
  10.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3장 권력의 포기 (1)

    13장 권력의 포기 (1)  권력은 그것을 휘두르는 사람을 매장한다. - 탈무드 1세기 유대인들은 로마의 오랜 지배 아래 평화를 잃었고 부조리와 무거운 세금, 종교적 감수성 무시로 분노하여 마침내 66년에 카이사리아에서 반란으로 폭발했다. 과거 마카비 시...
    Date2023.11.11 By좋은만남 Views2
    Read More
  11.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2장 어려운 본문들 (3)

    12장 어려운 본문들 (3)  (이어서) 1세기 말 유대인 현자들은 금지된 노동, 즉 안식일에는 아무도 짐을 나를 수 없다는 율법을 토론하며 칼이 장식품인가, 짐인가의 문제를 다뤘다. 이는 1~2세기 두 차례에 걸친 대 로마 반란을 겪으며 현자들이 로마에 맞서...
    Date2023.11.04 By좋은만남 Views8
    Read More
  12.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2장 어려운 본문들 (2)

    12장 어려운 본문들 (2)  (이어서) 근본주의가 확산하는 또 다른 요인은 전통의 세계와 세속적 영역 사이의 명백한 불화였다. 종교와 사회를 함께 결합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기 시작했고 신앙이 더 이상 사회질서나 문화를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
    Date2023.10.28 By좋은만남 Views8
    Read More
  13.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2장 어려운 본문들 (1)

    12장 어려운 본문들 (1)  두 사람 모두 밤낮으로 성서를 읽었지만, 당신이 검정 (黑)이라고 읽은 것을 나는 하양(白)이라고 읽었다. - 윌리엄 블레이크 모든 본문은 지혜를 바탕으로 한 해석을 필요로 한다. 또 지혜는 영원한 것과 시간적인 것 사이의 신중...
    Date2023.10.21 By좋은만남 Views7
    Read More
  14.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4)

    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4)  (이어서) 하나님은 형상이 없으시므로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말은 역설이며 모순에 가깝다. 하나님은 자신을 ‘나는 내가 되고자 하는 자다’라고 밝히신다. 그래서 범주화를 초월하시고 저항하신다. 인간도 저항한다...
    Date2023.10.14 By좋은만남 Views9
    Read More
  15.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3)

    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3)  (이어서) 아브라함과 이스라엘의 자녀들이 약속의 땅으로 가는 이야기를 통해 성서는 보편적인 것으로부터 특수한 것으로 옮겨간다. 이 이야기들은 하나님의 주권과 보호 아래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들려준다....
    Date2023.10.07 By좋은만남 Views42
    Read More
  16.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2)

    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2)  (이어서) 홍수와 바벨탑 이야기는 정체성과 폭력에 관한 철학적 진술이다. 홍수는 ‘우리’와 ‘그들’을 나누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법률이 없을 때 벌어지는 일이고 그 결과는 무정부상태와 폭력이다. 바벨은 사람...
    Date2023.09.30 By좋은만남 Views18
    Read More
  17.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1)

    11장 정의의 보편성, 사랑의 특수성 (1)  민족 갈등과 문명 충돌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세게에서 서양 문화의 보편성에 대한 서양인들의 믿음은 세 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그것은 틀렸으며, 비도덕적이며, 위험하다… 제국주의는 보편주의의 필연적인 논리적 ...
    Date2023.09.23 By좋은만남 Views23
    Read More
  18.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0장 낯선 나그네 (2)

    10장 낯선 나그네 (2)  (이어서) 고전적 도덕 이론은 집단 내부의 이타주의적 행위를 설명할 뿐, 집단 너머의 이타주의적 행위, 즉 “나와 같지 않은 사람에게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도덕적인가?”는 다루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들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
    Date2023.09.16 By좋은만남 Views20
    Read More
  19.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10장 낯선 나그네 (1)

    10장 낯선 나그네 (1)  나는 땅 위를 잠시 동안 떠도는 낯선 나그네(stranger)입니다. 주의 계명을 나에게서 감추지 마십시오. - 시편 119:19 헝가리 극우 정당 요비크는 유대인들이 “세계 제패를 도모하는 서구 경제의 이해관계에서 음모를 꾸미는 자들”이...
    Date2023.09.09 By좋은만남 Views22
    Read More
  20.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9장 배척을 배척하다 (3)

    9장 배척을 배척하다 (3)  (이어서) 창세기는 아브라함 유일신론의 기초 문서로서 병적인 이원론에 맞닿은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첫째, 창세기는 비인간화, 악마화, 인간을 완전히 선하거나 완전히 악한 사람, 빛의 자녀와 어둠의 자식으로 나누는 것을 ...
    Date2023.09.02 By좋은만남 Views1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