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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역할 바꾸기 (2)


(이어서) 절정은 야곱이 세겜 근처에서 양 떼를 돌보는 형들에게 요셉을 보냄으로 시작한다. 형제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처음으로 함께한다. 형들은 요셉의 옷을 통해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린다. 멀리서 요셉을 알아본 형들이 죽일 계획을 세웠다는 말은 살해 계획이면서 사랑과 증오에 관한 철학적 선언이다. 형들은 ‘멀리서 그를 알아본’ 때문에 살해를 모의했다. 그들은 사람이라기보다는 위협이었던 요셉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직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그가 한 사람으로서 별개의 인격체라는 것을 볼 수 없었음에도 감정적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말이다.(임미누엘 레비나스) ‘그 녀석의 꿈이 어떻게 되나 보자’라는 다음 구절은 철학적 선언을 더욱 분명하게 해준다. 꿈꾸는 사람을 죽여버림으로써 그 꿈을 좌절시키려고 했지만, 그 행동 자체가 결국은 성취하게 만든 사건의 시작이 된다는 역설(아이러니)이 드러난다. 
이후의 전개는 빠르다. 살해당하는 대신 우물 구덩이에 던져 죽게 내버려진 요셉은 유다의 제안으로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 가 파라오 경호대장 보디발의 집에서 최고 관리자가 되지만, 대장 아내 유혹을 뿌리치고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힌다. 감옥의 요셉은 또다시 행정가의 능력을 보여주고 꿈을 해몽하는 사람이 되어 동료 죄수들의 꿈을 풀어준다. 2년 후 두 차례 이상한 꿈을 꾼 파라오의 꿈을 해몽해준 요셉은 7년의 풍년과 7년의 기근을 대비하는 총리로 임명되고 이집트 제사장의 딸과 결혼한다. 야곱은 가나안 땅에 기근이 들자, 아들 열 명을 이집트에 보내 식량을 사 오도록 하고 여기서 요셉을 만난다. 요셉은 자기 정체를 밝히고 나머지 식구들을 이집트로 데려오도록 요청, 아버지와 재회하고 형들과 화해한다. 이렇게 이야기는 끝이 난다.
요셉의 꿈은 이루어졌다. 꿈에서 본 대로 높은 자리에 올라 가족의 절을 받았다. 요셉은 아버지의 사랑을 얻는 데서만이 아니라 세상적 신분에서도 성공했다. 반면 형들은 성공하지 못했다. 또 하나의 전형적인 밀어내기 이야기를 보는 것 같지만 여기서는 그 인습을 따르지 않는다. 성서는 심원한 도덕적 이유에서 그런 밀어내기 이야기를 뒤집어엎는다. 요셉의 형들이 이집트에 도착했을 때 이야기는 거의 끝나갈 듯하고 형들은 요셉에게 절을 했지만, 이야기는 우리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전개된다.
요셉은 형들에게 간첩 혐의를 씌우고 사흘 동안 감옥에 가둔다. 그리고는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막내아우(베냐민)를 데리고 오라고 한다. 간첩 혐의와 다른 형제 유무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형들은 그 요청을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곤경에 처했음은 분명하게 알았다. 시므온을 인질로 내주고 가는 길에 자루 속에 그대로 든 은전을 보고 두려워 떨며 돌아가 아버지 야곱에게 있었던 일을 말했다. 야곱은 이미 아들 둘을 잃었다며 다른 아들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베냐민을 이집트로 데려오라는 요구는 야곱의 가장 예민한 부분이다. 사랑했던 라헬이 베냐민을 낳다가 죽었는데 이 아들마저 잃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기근 때문에 굶어 죽게 생기지 않았는가. 결국 유다의 설득으로 베냐민과 형들은 다시 이집트로 향한다. 요셉은 돌아온 형제를 극진하게 대접한다. 형들이 다시 곡식을 사서 돌아가는 길에 요셉의 계략에 의해 은잔을 훔쳤다는 혐의를 받은 베냐민을 빼앗길 상황에 부닥친다. 이때 유다는 열정적이며 유창한 말로 가장 사랑받는 베냐민을 데리고 가지 않으면 아버지가 죽게 될 것이라고 설득하였다. 이 순간에 요셉은 마침내 자신의 정체를 밝힌다. 형들은 놀라서 할 말을 잃었지만, 요셉은 형들에게 죄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달랬다.
왜 이야기가 갑자기 이상한 반전을 일으켰는가? 왜 그런 속임수와 계략을 꾸며 꿈의 성취를 더디게 만들었을까? 우선 떠오르는 것은 요셉의 복수극이라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계략의 모든 단계에서 세 번 우는 요셉을 보면 그런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요셉이 하는 일은 개인적으로 고통스럽지만, 도덕적으로 필수적인 일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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