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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하느님" 용례

 

현대 영어에서 '하느님'이라는 용어는 종교를 통칭하는 동의어로 쓰인다. 이 책에서는 보다 넓은 의미로 '초자연적인 세계 전체'를 나타낸다. 이 단어는 수천 년 동안 처음에는 신화적 동물들, 그다음엔 영적 존재의 세계, 그리고 아버지 신의 통치 아래 여러 신이 있는 다신론 세계를 거쳐 마지막으로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 전통의 '아브라함의 유일신(God)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인간 자신과 세상에 관한 생각들은 하느님과의 관계로부터 개척되었다. 유랑생활을 하던 인간이 정착하여 농업 활동을 하고 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하느님이 이스라엘에게 주신, 땅을 상속할 것이라는 약속이 유목민들에게 정착이라는 상상을 가능하게 했다. 역사상 위대한 변화 중 하나인 문명화(civilization)라는 상상은 종교적 사고를 통해서 수용된 것이다.

예를 들어 의자는 유목민에게 필요 없는 것이다. 그런데 법궤라는 이동식 보좌가 등장한다. 하느님이 보좌는 왕, 주교, 판사 등 지위를 나타내는 자리들을 만들어 내었다. 길(도로)도 연례행사에서 신들의 행차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신의 거룩함을 보호하던 휘장은 인간의 사생활 보호라는 욕구를 채워줄 수 있었다. 이런 예는 많다. 모든 신학적 용어와 하느님의 특권은 시간이 흐르면서 민주화되고 세속화된다. 신에 대한 충성은 왕에 대한 충성과 가족을 향한 섬김, 대중에 대한 섬김으로 변해갔다. 유목민을 정착하게 한 힘을 가진 종교는 원래 진보적인 제도였다.

하느님은 이식을 가진 첫 번째 존재로, 질서를 부여하고 빛으로 밝히며 세상을 알아보신 분이었다. 종교를 통해 우리는 자연상태를 벗어나 인간이 되었다. 이것이 하느님이 우리를 창조했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이다. 하느님을 우리의 시작이라고 말할 때 우리 자신과 세상의 방향을 찾게 된다. 하느님에 대한 생각이 과거의 방식을 비판하며 거부하고 더 높은 차원의 의식, 자유, 텅 빔으로 나아가라고 요구한다. 우리가 확실하고 익숙한 과거(현재)를 벗어나는 것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이 두렵고 혼돈스럽게 보인다. 하느님이 바로 그렇게 형태가 없고 어둡고 비어 있는 이해 불가한 존재이며 우리가 가까이 갈수록 더 자유로워지고 비워지게 한다.

16세기 말까지 종교는 대체로 인간사에서 진보적인 힘을 유지했지만, 과학이론의 급작스러운 발전으로 좀 더 과학적인 하느님이 필요했다. 그래서 하느님은 수학자요, 공학자로서 세상이라는 기계를 아름답게 설계한 존재, '설계 논증의 하느님'이 되었고 어느 정도는 설명이 된 것 같았다. 이런 쉽고 편리한 주장들은 반발이 있었음에도 영어권 세계에서 기득권 신학자들에 의해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우주의 기원과 생명의 기원에 대한 이론인 '우주생성론'은 항상 배타적으로 하느님에 연관됐다. 이렇게 종교에서 삶의 이상적인 목표를 갈망하고 추구하려는 목적은 사라져버렸다. 불행하게도 오늘날까지 복음주의자들은 과학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거부하고 자신들을 정통이라고 주장한다. 

요약하자면, 과학혁명 시기를 거치며 하느님에 대한 개념에서 미래라는 어둠 속으로 기꺼이 나아가게 하는 진보적인 면은 사라졌다. 질서의 존재, 생명체의 적응 등을 설명하기 위해 하느님을 어설프게 과학에 끼워 맞추느라 정작 전통적인 신비를 잃어버렸다. 18세기 중엽에 이르러 과거의 유신론은 사망 선고를 받았다.

새로운 서사는 과거 전통적인 대서사와 다르다. 새로운 대서사는 우리의 이상적 문화에 대한 일종의 역사가 될 것이며, 종교적 사고가 발달하면서 먼저 하느님, 다음엔 세상, 그리고 우리 자신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했는지를 설명해줄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하느님을 만들었다. 그 하느님이 서서히 우리와 우리 세상을 현재의 모습으로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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