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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다른 사람들의 믿음


빅토리아 시대(19세기말) 영국에게 식민지 사람들의 믿음은 낯설고 야만적이며 세상에 대한 잘못된 가정에서 나온 이상한 것으로 보였으며, 유럽의 계몽사상이 전파되면 자연스럽게 시들 것이라 생각했다. 이후 '모든 종교는 참이다'라고 말한 에밀 뒤르켐과 브로니스와프 말리노프스키는 대상과 함께 사는 참여 관찰 방식을 통해, 종교적 믿음이 그 사람들의 전체 문화에 밀접하게 매여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0년경이 돼서야 인류학자들이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같아질 수 없다'고 깨달았지만, 현대 서구의 고등교육과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종교의 쇠퇴는 더욱 가속화 되었고 고대 신화적 종교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후에 인지고고학이 문헌자료가 없는 선사시대의 증거로부터 세계관과 믿음을 설득력있게 추론했지만, 전통적인 종교적 믿음과 사고방식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혹시 종교가 살아남는다 해도 과격하고 청교도적이고 반자유주의적인 종족민족주의와 같이 축소되고 망가진 형태로만 살아남을 것이다. 그들이 어떤 하느님을 믿고, 어떤 영을 믿는지, 죽음 이후의 세계나 종교적 삶에 관해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철저히 세속화된 문화를 바탕으로 생각해야 한다. 문화는 철저히 과학과 기술의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60년대부터 과학과 기술은 언어를 의미심장한 진리를 말하는 데에만 사용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해왔고 그 결과, 화려했던 수사적인 문체들은 사라졌다. 현대 자연과학은 놀라운 우주론을 꺼내놨지만 우리 자신과 종교, 윤리, 정치, 예술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말해주지 못한다. 서사시, 비극과 더불어 삶의 모든 차원이 함께 사라졌다. 오늘날의 종교가 말하는 초자연적인 세상과 백성, 힘이 존재하던 세상은 묵살되었고 전혀 이해되지 못하는 언어 의미의 세상만 남았다.

플라톤은 지성으로 이해할 수 있는 형상의 세상은 대중적인 종교적 믿음의 영적 세상을 철학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보았다. 형상은 영원하고 강력하며 근원적이고 우리의 사고를 형성하는 실재라고 보았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상을 우리 마음 속의 개념으로, 중세 유명론자들은 그저 이름일 뿐이라고 여겼다. 

기독교 플라톤주의는 '하느님'이라는 단어가 모두의 중심에서 제 자리를 잡게 하는 개념으로 본다. 하느님은 엄격한 규율로 좋은 언어와 나쁜 언어 사이에 경계를 형성하고 나쁜 언어/천사는 감금한다. 그러나 하느님이 사망하면 언어의 규율이 붕괴되고 나쁜 언어/천사는 풀려나 세상 사이를 미쳐 날뛰게 된다. 모든 것이 탈억제 된다. 이런 생각들이 2천 년 동안 철학적 플라톤주의 주변을 맴돌았다.

여기서 말하려는 것은 플라톤이 말한 형상,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개념, 천사단, 신적 이데아, 보편 용어/추상명사 등이 이상적 원형 또는 세상에 있는 특정 실제 개체들의 전형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언어 의미의 세상에 주의를 기울이면, 삶의 잃어버린 차원을 일부라도 회복할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프로이트, 라캉, 데리다, 융, 캠벨, 엘리아데의 등의 지적 전통이 우리의 여행에 유용하다. 중요한 것은 언어/글/상징 등에 대한 철학이 풍부할수록 지금 우리의 모습이 생겨나게 만든 종교 사상의 오랜 역사에 대해 더 잘, 그리고 더 자세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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