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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중보종교


새로운 대서사는 4막 혹은 네 세대로 구성된 드라마이다.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보여주는 1막은 중심 잡힌 자아나 언어가 아직 없던 시기이다. 그들은 환경 속에서 자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특정 항목들, 예로 사냥하거나 도망쳐야 하는 것들의 종류를 나누는 법을 배웠다. 이를 보편 개념, 토템이라고 한다. 그리고 어떤 것의 움직임과 원인 사이를 구분하는 방법도 배웠다. 개별적인 것은 사라지지만 토템 같이 보편 개념으로 삼은 것은 죽지 않고 남아 인도하는 힘이 된다. 이 과정으로 토템은 영이 된다. 사람들은 토템의 생명을 얻고 교감하기 위해 그 토템을 희생시킨다. 하나님의 어린양 예수를 희생시킨 것처럼!

2막은 정착하여 농부가 되고 국가 사회에서 시민이 되는 문화적 변화를 담고 있다. 그들은 군사적 보호와 소유권, 경계 등을 위한 법, 시장, 달력과 기술자가 있는 도시가 필요했고 왕과 더불어 삶을 유지해 줄 신도 필요했다. 그러나 신적인 권위로 인정된 왕(절대군주)과 국가의 명령은 점점 더 사람들을 엄격하게 통제하였고 왕은 법 위에 군림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쟁이나 정치적 붕괴, 교육 확대는 이런 통제를 불편하게 여기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중보종교가 발달한 체제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전업 종교인이 등장한다. 이들은 종교와 시민을 위한 달력을 출판하기에 우주론에 관심이 많고, 경전 해석과 종교법 출판에도 그렇다. 이 중보종교는 시간이 지나면서 정교하게 다듬어지고 일상화되며 규모가 커지다가 결국 원래 지향했던 것이 무엇인지 잊고 그 자체 안에서 종말을 맞이한다. 처음에는 자아에게 유익했던 종교가 나중에는 삶을 지배한다. 반면 샤먼(무당)과 예언자처럼 오래된 유형의 전업 종교인들은 사라지지 않고 세속적 신비주의자, 공상가, 시인 등의 모습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이들은 기성품화 된 종교 대신 현실과 자신을 변화시킬 상상력을 제안한다.

고대 초기 국가 사회의 종교는 과도하게 정치적이고 우주론에 기초하였으며 인원도 많고 비이성적이며 압제적이었다. 기원전 7세기부터 이에 대한 저항이 있었고 현자, 예언자, 철학자 같은 개인이 등장하며 3막이 시작된다. 왕의 조언자이자 행정가를 훈련시키는 역할을 한 현자는, 종교적 금욕주의보다 먼저 나온 자기 인식, 자기 통제, 자기 수양의 세속적이고 비판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이런 사고방식은 종교에도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 철학자들은 도시국가에서 발전한 독단적 이데올로기들의 지적 부조리를 비판하며 이성적 윤리를 발전시켰다. 

윤리적 일신교, 초기 이스라엘의 예언자들은 도시국가 생활과 만연한 종교적 부패, 성전과 시장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도시에서 고정된 성전을 중심으로 살기로 하느님과 맺은 계약은 문명의 유익을 얻는 대신 신에게 배타적 충성을 바쳐야 했다. 적의 침입이나 흉년은 인간의 불순종에 책임이 돌려졌고 위기 때마다 체제는 더욱 가혹해지고 포악해졌다. 예언자들은 이때 전혀 새로운 언약이 필요함을 선언하였고 하느님이 그 조항을 발표하였다.

발달된 사회에서 하느님이 더 높여질수록 사실은 더 멀어진다. 하느님은 비인간적이고 엄격히 집행되는 신성한 법 뒤로 사라졌다. 이제 종교적 직접성은 어떻게든 되살아나야 했고 그 결과 민주화가 요청되었다. 하늘의 하느님은 이 땅으로 내려와 스스로 나누어 주는 영이 되어 각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야 했다. 사람들은 신성한 세상을 통하여 보면서, 그것으로 생활세상을 만들고 이해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그러면 인간은 더 이상 외부 법의 지배 아래 있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고대해 온 이런 종교 상태를 '하느님 나라'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런 상태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외부  세상에서 하느님이 결국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느님은 정치에 권력을 넘겨주셨지만 종교는 소외되었다. 그러나 사실 하느님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으로 들어오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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