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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율법의 종말



갈릴리의 나사렛 예수는 기원후 30년경 몇 년 동안 팔레스틴 지역을 여행하며 가르친 유대인 교사이자 치유자였다는 것이 모두가 이견 없이 동의할 수 있는 전부이다. 요한복음만이 예수를 '역사적 존재'가 아니라, 선재하던 신적 존재가 육신이 되어 살다 죽었다는 정통 기독교의 가르침을 지지한다. 대부분 학자는 예수 가르침의 핵심이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거나 이미 왔다는 것으로, 과거 예언자들의 소망이 성취라고 생각한다. 이로써 신의 세상과 인간의 생활세상이 하나가 되었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새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보는 더이상 필요 없다.

실제로 예수는 성전과 다양한 전업 종교인과 율법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자기를 비워 인간의 마음 안으로 들어온 하느님은 더는 대상적 존재가 아니고 하느님과 인간 자아는 같은 중심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 모세의 법전은 온전히 자율적인 인간 마음으로 대체되었고 예수는 법에 기초한 도덕이 우리를 너그럽지 못하게 만든다고 보았다. 단순한 정의를 넘어선 열광적, 극단적인 관대함을 주장한 것이다. 죄와 구원, 정결과 고행을 제시한 적도 없고 온전히 세속적이고 현세적인 관점을 가진 예수는 일반적 의미에서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예수는 율법 중심 유대교 종교인들의 세상에 종말을 고했고, 예수 사후 제자들이 이방인 개종자들에게 모세의 율법 준수를 요구하지 않기로 하면서 교회는 새로운 이스라엘이 되었고 과거 중보종교 체제도 막을 내렸다. 율법의 종말은 예수의 인격 안에서 이루어졌고 전례 없는 자유를 누리며 사는, 온전히 통합된 새로운 유형의 인간인 '마지막 사람'이 출현하였다. 그러나 초기 유대교나 개신교, 가톨릭은 이런 예수의 가르침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였다. 예수의 가르침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별로 인기가 없었고 힌두교인과 불교인같은 아시아인이 더 환영하며 핵심을 잘 짚어냈다. 

결론적으로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자료인 예수의 어록모음집(Q)에 담긴 갈릴리 예수의 윤리적 가르침이 새로운 대서사 신학의 4막이자 중심 줄거리를 마무리한다. 갈릴리 이후 우리가 갈망할 만한 더 이상의 위대한 실재는 없다. 예수는 무엇인가를 보았고 또 보여주었다. 예수 이후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꿈을 가지고 인류가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가 될 것이다.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고 활성화하는 말과 문화의 역사가 사실상 종교의 역사, 초자연적 세상의 역사와 거의 일치한다. 종교는 우리 세상과 우리를 창조하고, 우리 삶을 인도하는 언어 능력을 나타내고 확증하는 방식으로 우리에게 규범적 생각을 주었고 이상과 가치관을 주었으며 우리는 이를 통해 우리 삶에 적응시키고 또한 우리 자신이 되었다.

청동기 시대의 종교는 철저히 대상화되었고 우주와 그 안의 국가가 신성한 힘과 권위의 계급구조가 되었다. 그 체제는 웅대하고 매혹적이었기에 오늘날에도 좋아하는 이들이 있지만, 그 사회는 모두 노예사회로 마침내 참을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이후 현자, 철학자, 예언자가 등장하여 중보종교 체제를 버리고 마음에 의해 우러나는 합리적인 우주론과 윤리를 추구했다. 그리고 갈릴리 예수가 예언자들의 소망을 급진적으로 성취하는 선언을 했다. 

예수의 윤리적 가르침은 '태양같이' 찬란한 빛을 내는 윤리표현주의를 특징으로 한다. 종교 영역 전체가 인간 개개인 안으로 돌아가고 이를 통해 신적 인간성이 시작된다. 바깥 어딘가에 우리의 언어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 미리 만들어진 실재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의 역사는 사상의 역사와 일치한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하느님을 만든 것이고, 그런 다음 하느님은 우리 안으로 죽음으로써 자신의 일을 완수하면서 우리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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