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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장   종교적 사고와 인류 만들기



기원전 3세기에 최종 확정된 구약성서(히브리 성서)가 역사적 사실이라면 위대한 왕인 다윗과 솔로몬의 동전이나 유대교에 대한 고고학적 증거도 많을 텐데 실은 별로 없다. 구약성서는 역사적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이상적인 과거에 관한 민족 신화이자 교훈적인 서사시로서, 사건 이후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뒤에 기록된 것으로 생각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다. 솔직히 구약성서가 창조 이야기까지 거슬러가는 것만 봐도 과거는 인간의 창작이다. 유일신 종교의 역사도 다수의 신이 존재하는 환경이 유일신으로 좁혀진 것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구약성서가 특별히 중요한 책인 것은 여전히 변함없다. 어떤 사람은 하느님의 불안정하고 변덕스럽고 무자비한, 자의식 수준이 낮은 원초적인 남성성을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강조점은 하느님이 언제나 정찰대나 선발대처럼 우리를 이끌어 가며 모든 것을 먼저 해결하고 우리가 후에 그 영토를 차지하도록 하는 방식에 두어야 한다.

태초에 순전한 혼돈과 암흑을 마주한 건 하느님이었고, 이를 분류하고 보편적 종류 이름을 붙여 ‘빛이 있으라’는 말씀을 통해 세상을 형성하셨다. 세상의 혼돈스러운 어둠이 아직 완전히 정복하지 않았기에 하느님은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았다. 하느님이 말을 많이 할수록 우주는 분명해지고 우리는 더 명확하게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이 말은 아직까지 완전히 고정된 것은 없다는 뜻이다. 우주 창조 후 하느님은 자신의 뜻을 이룰 대리인으로 첫 번째 사람을 창조하고 동식물 세상을 다스릴 능력 등을 위임했다. 사람은 출산 능력으로 인해 자녀와 자손, 사회적 세상을 창조할 수 있었다. 하느님 자신이 먼저 행한 모든 일은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한, 우리에게 이양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혼돈에 맞설 힘과 용기를 찾는 법을 하느님으로부터 배우고, 대화를 통해 우리 세상을 배치, 분류, 정돈, 통합하고, 우리의 세상으로 만드는 힘을 발견해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자신이 되고 우리의 세상을 가진 존재가 되어 간다.

다양한 방식의 언어가 오랜 시간에 걸쳐 느리면서 끊임없이 발전한 것처럼 우리 자신에 대한 지식 역시 매우 느리게, 그리고 매우 어렵게 발전했다. 우리는 자신에 대한 견해보다 생존을 위한 집단의 적절한 반응을 가능하게 하는 다른 영역들에 대한 견해를 먼저 빠르게 발전시켰다. 마음과 생소한 경험 사이에 걸려 있는 기호나 상징은 종교의 영역이다. 종교의 상징은 우리 안에 세상을 새기고, 종교의 도움으로 우리 세상을 구축하고 살아남게 하며 상징 자체를 넘어, 우리 자신까지도 이해하도록 돕는다.

모든 것을 이해하게 돕지만 쉽게 볼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세상을 철학자들은 형상, 개념, 단어, 선험적 아프리오, 가이스트, 움직이는 기호, 문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종교는 꿈, 영의 세상, 초자연적 세상, 죽은 자들의 거처, 하늘나라로 부른다. 복잡해 보이지만 나의 주장은 간단하다. 종교의 세상은 우리 머리속의 세상이며, 초월적이지 않고 선험적이며, 우리가 세상을 만들고 살아남을 수 있게 해 준 문화적인 프로그램의 거대한 몸체이다. 종교는 서서히 우리가 종교 자체와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도록 하였다. 하느님이, 종교가 우리를 창조했다. 종교는 우리를 야만성으로부터 꺼내 훈련시켰고 현재 모습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인식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 머리는 여전히 종교로 가득 차 있다.

신이 한 장소에 거주하게 되면서 땅은 고정된 중심이 있는 동심원 형태로 배치되어, 계급이 높은 사람이 중심에 가까운 곳에, 뜨내기 일일 노동자는 가장 바깥 부분, 밑바닥에 있다. 모두는 거룩, 권력, 정의, 교환 등의 중심을 바라본다. 철저히 신학적인 이 모델에 오늘날 우리도 길들어 있고 다음 세대로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 과거의 모델이 우리를 창조했고 현재 우리 모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여전히 종교적인 이유이다. 오랜 해방 투쟁의 역사로 인해 과거의 사상체계는 매번 약간 약화되긴 했지만 되돌아오기를 반복했고 약속된 새로운 인간은 지연되어야 했다. 우리 모두는 최소한 50%는 과거의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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