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완결도서 모아보기

[예수와 권세들] [수난을 넘어서] [원복]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202119-0509.jpg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4] 자비 : 상호의존과 경축과 에로스의 회복


한 가지는 확실하다. 오늘날 사람은 사로잡혀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아직 희망이 있다. 열정을 함께함인 자비가 있다면 희망이 있다. - 엘리 위젤

자비를 동등관계로 이해하는 것을 '낡은 개념'으로 보고 우열 관계로 보는 정의(옥스퍼드 영어사전)는 우리 언어와 문화 안에서 하느님이 죽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정의는 자비를 이원론적이고 자선사업적이고 감상적이며 가학·피학적인 관계로 환원시킨다. 예수에게 자비는 가장 충만한 신적 속성이다. 유대인 예언자 에이드리엔 리치는 '예수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 자비를 증거함'이라고 했다. 자비는 동등성을 요청하며 모든 관계의 토대인 상호의존 의식에 들어서게 한다. "한 창조물은 다른 것을 지탱하고 풍요롭게 하며, 그러므로 만물이 상호의존한다."(에카르트) 많은 물리학자, 생물학자, 생태학자들이 상호의존을 우주의 기본법칙으로 본다. 같은 방에 있는 두 사람은 30분 안에 수증기를 교환하는 것처럼, 깊은숨을 쉬는 것은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쉬었던 숨 일부를 숨 쉬는 것이다. 만물의 상호의존에 대한 새로운 인식에 눈뜬다면 국가·경제·예배·교육 등 모든 제도와 체제를 변혁하고 재창조하게 될 것이다. 
남에게 일어나는 일이 기쁨이든 슬픔이든 나에게 일어난다.(에카르트) 예수는 "너희가 지극히 작은 내 형제들 가운데 하나에게 해주었을 때마다 나에게 해준 것이다."라고 하고 시인 안젤루수 실레지우스도 "자비에 대상이란 없다."고 했다. 우리는 분리와 에고 차별의 환상 속에 살지만 실은 이미 결합되어 있다. 우리 속내의 기쁨과 고통과 우주 출산 속에 계시는 하느님께 들어가려면 에고의 관계방식을 떨쳐버리고 '나'에게서 '우리'로 옮아가야 한다. 자비가 이미 우주이다. 자비는 은총이지 행업이 아니고 자아로부터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자아를 벗함이다. 상호의존적 행동은 축제 거행과 정의 구현이다. 
깊은 자아로부터 경축함이 자신에게 비열함을 피하는 길이다. 소비주의나 기쁨이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에로스라는 말이 포르노 산업의 손아귀에 넘어간 이유는 서양 영성전통이 에로스를 위한 열정을 상실한 데 있다. 더 늦기 전에 '에로틱'이라는 말을 속량해야 한다. 한 흑인 여성 시인이 '참된 사랑은 감각만이 아니라 느낌을 내포한다는 점이 포르노와 에로틱을 구분 짓는다'고 지적한다. 에로틱의 회복은 느낌의 회복이다. 경제체제는 이익의 관점에서 우리를 느낌으로부터 갈라놓지만 우리는 느낌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아가치(왕다운 인격)를, 우주적 상호연관을, 공허와 고통을, 출산할 수 있고 변화와 변혁의 도구일 수 있는 힘을 느낌이다. 가부장 영성과 구분되는 여성론 영성은 에로틱 가치를 존중하고 에로틱 축제 거행과 창조와 정의 구현의 수련들을 가르치고자 한다. 
창조중심 영성전통은 여자도 남자도 에로스와 에로스의 창조주를 경축할 것을 요청한다. 이 전통의 하느님은 통제권을 장악한 천상 가부장이 아니라 기뻐하시는 분, 참여하시는 분이시다. 신나게 즐기며 신나게 모든 것을 만드신 분, 젊음이 넘치는 분, 신적 놀이동무, 예술가와 어린이와 동행하시는 에로스의 하느님! 놀이를 만드신 하느님이 놀지 못하실 리가 없다. 그리고 인간만이 성인기까지 놀이를 계속할 능력이 있다. 힐데가르드는 창조주와 창조계의 관계를 연인이나 부부 관계에 견준다. "이 입맞춤으로 온 누리를 포옹하신다." 에로틱을 회복함은 우리 자신과 만물 안에 있는 어린이와 놀이를 회복함이다. 놀이에서 참 기도가 솟아나고, 우리는 더 젊고 싱싱하며 푸르러질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존재를, 우리 기쁨을, 우리 고난을 경축하는 기회이다. 놀이 자체가 깊은 고통과 분열을 해소한다. 에스키모는 전쟁의 조짐이 짙어질 때 각 부족에서 가장 훌륭한 시인을 뽑아 경시회를 열어 전쟁을 대신한다. 놀이는 공격성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수조 달러 군사 예산에 자신을 가두어 놓고 안전을 살 수 있다고 상상한다. 자비는 경축이다. 유대어의 자비는 자궁이라는 말에서 파생된다. 우리 만물이 하나의 신적 국솥 혹은 자궁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에로틱 관계를 이루고 경축해야 한다. 
?

  1. [수난을 넘어서] 1장 희생자 (1)

    1장 희생자 (1) 예수의 개인적인 열망과 희망이 무엇이었든 하나님의 나라가 다가오고 있다는 그의 메시지는 그를 승리자가 되게 한 것이 아니라 희생자로 만들었다. - 헬무트 퀘스터 "희생자 예수"(1992) ◆ 제국의 희생자 예수 예수는 세계가 일찍이 경험해...
    Date2022.01.15 By좋은만남 Views10
    Read More
  2. [수난을 넘어서] 프롤로그 한 무명인의 십자가 처형

    프롤로그 한 무명인의 십자가 처형 희망은 항상 역사가 아니며 과장도 아니다. 이 경우, 이전에도 이후에도 종종 그런 것처럼 공포가 역사이다. - 존 도미니크 크로산 "누가 예수를 죽였는가?" ◆ 예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우리는 마치 대서사극처럼 펼쳐...
    Date2022.01.08 By좋은만남 Views26
    Read More
  3. [수난을 넘어서] 서론 예수는 죽었는가?

    서론 예수는 죽었는가? 예수는 대략 2천 년 전에 살았고 기원후 35년경 팔레스타인의 로마 총독에 의해 처형되었다. 그는 이미 죽은 과거의 인물이다. 그러나 "예수는 죽었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간단히 '예' 혹은 '아니오'로 대답하지는 못할 것이다. ...
    Date2022.01.01 By좋은만남 Views21
    Read More
  4.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6]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에서 보는 죄·구원·그리스도 : 성령신학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6]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에서 보는 죄·구원·그리스도 : 성령신학 종교가 정치와 무관하다는 사람은 종교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Date2021.12.25 By좋은만남 Views27
    Read More
  5.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5] 자비 : 상호의존과 에로틱 정의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5] 자비 : 상호의존과 에로틱 정의 우리 자신이 가난하고 상처받고 고생하는 이들과 떨어진 것이 오늘날 종교생활의 문제 가운데 하...
    Date2021.12.18 By좋은만남 Views13
    Read More
  6.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4] 자비 : 상호의존과 경축과 에로스의 회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4] 자비 : 상호의존과 경축과 에로스의 회복 한 가지는 확실하다. 오늘날 사람은 사로잡혀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아직 희망이 ...
    Date2021.12.11 By좋은만남 Views31
    Read More
  7.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3] 아나윔의 영성 : 여성론자, 제3세계, 평신도 등 억압받는 이들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3] 아나윔의 영성 : 여성론자, 제3세계, 평신도 등 억압받는 이들 억압받는 이들은 주림으로부터의 자유만이 아니라… 창조하고 구성...
    Date2021.12.04 By좋은만남 Views29
    Read More
  8.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2] 성령의 예언자적 부름을 신뢰함인 믿음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2] 성령의 예언자적 부름을 신뢰함인 믿음 인간 영혼에 관심 있노라고 고백하면서 영혼을 흠낼 수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에는 관심 ...
    Date2021.11.27 By좋은만남 Views22
    Read More
  9. [원복]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마당 21] 새 창조 : 지구 문명을 창조중인 하느님의 모상들

    넷째 길 새 창조계를 벗 삼기 : 자비, 경축, 에로스적 정의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 VIA TRANSFORMATIVA (변모의 길) 비아 트란스포르마티바의 새 창조계는 새로운 눈으로 죄스럽거나 불의한 관계가 바로잡힌, 고쳐지고 다시 온전해진 우주로, 지혜, 경축, 놀...
    Date2021.11.20 By좋은만남 Views25
    Read More
  10. [원복] 셋째 길 창조성을 벗 삼기, 우리의 신성을 벗 삼기 : 비아 크레아티바 VIA CREATIVA (창조의 길) [마당 20] 비아 크레아티바에서 보는 죄·구원·그리스도 : 부활신학 (2)

    셋째 길 창조성을 벗 삼기, 우리의 신성을 벗 삼기 : 비아 크레아티바 VIA CREATIVA (창조의 길) [마당 20] 비아 크레아티바에서 보는 죄·구원·그리스도 : 부활신학 (2) 온갖 창조적 가능성으로 충만한 인류는 하느님의 작품이다. 인류만이 하느님을 돕도록 ...
    Date2021.11.13 By좋은만남 Views3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