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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이복형제들 (4)


(이어서) 갑자기 등장하고 사라진 그두라는 도대체 누구인가? 창세기는 매우 목적지향적 이야기로 진리가 시간을 통해 드러나는 언약의 역사라는 패턴을 따라 전개된다. 아브라함의 새로운 자녀들의 이름이 나오는 것은 다른 민족들의 배경을 마련해주거나 약속대로 아브라함이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되었음을 말해주려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 전개는 이상하다.
세 번째 이상한 점은 장소와 관련된다.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있었고 사라의 죽음은 헤브론에서 일어난다. 이삭도 브엘세바나 헤브론 중 한 곳에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브라함의 종이 이삭의 아내가 될 리브가를 데리고 돌아왔을 때, 본문은 이삭이 브엘라해로이를 떠나서 남쪽 네겝 지역에 살았다고 말한다. 브엘라해로이는 어디이며, 이삭은 거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랍비들(현자)은 여기서 비밀을 풀 열쇠를 찾았다. 브엘라해로이는 하갈이 처음 광야로 도망칠 때 천사를 만나 축복을 받은 장소로, 하갈이 지명을 붙인 하갈의 장소이다. 랍비들은 자기 아내를 찾으려고 종을 보내는 아버지를 본 이삭이 ‘아버지는 혼자 사시는데 나는 어떻게 아내와 살 수 있겠는가?’라며 하갈에게 가서 아버지에게 돌아가시라고 청했다는 것이다. 이삭은 하갈과 아브라함을 재결합시키는 화해의 사명을 수행하느라고 브엘라해로이에 있었다는 것이다. 랍비들의 미드라쉬는 종종 알 수 없는 것을 성서의 잘 알려진 인물들과 동일시하여 해석했는데 여기서는 그두라(케투라)가 하갈이라고 보았다. 현자들은 “그녀의 행동이 향(케토렛)처럼 향기로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전개이다. 자발적이든 아들의 격려 때문이든 아브라함은 다시 하갈과 결합하였고, 그녀에게 여섯 아들을 새로 낳은 명예로운 자리를 차지하게 했다. 랍비들은 미드라쉬를 통해 성서 본문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여주인에 마지못해 순종한 하갈이 쫓겨나고 태어난 아들까지 쫓겨나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이미 지적한 앞뒤가 맞지 않는 세 가지 이상한 점은 아브라함이나 이삭이 여종 하갈과 그 아이 이스마엘을 내쫓은 채로 평화롭게 살 수 없었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사라 생전에는 어쩔 수 없었지만, 사라가 죽은 후 그들은 화해의 행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8세기 후반의 한 미드라쉬에는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의 집에 두 번 방문하여 두 명의 며느리들을 만나는 비범한 개작이 나오는데, 아브라함이 비록 오래전에 이스마엘을 내쫓았지만, 사랑과 돌봄은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드라쉬는 “이스마엘은 자기 아버지가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는 것을 깨달았다.”라는 놀라운 구절로 끝맺는다. 이유도 모른 채 어린 나이에 쫓겨났지만, 그는 아버지의 사랑을 잃지 않았고 축복도 받아서 ‘온갖 좋은 것들로 가득하게 된’ 집에서 살았다는 것이다. 이스마엘은 이슬람에서 중심인물이고 아브라함의 사랑과 축복을 받은 아들이다. 많은 랍비가 이스마엘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사실은 이스마엘이 유대교에서 배척된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표면적으로는 이삭과 이스마엘 이야기가 형제자매 사이의 라이벌 관계와 나이 어린 사람이 나이 많은 사람을 대체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현자들은 그 표면 아래서 정반대의 이야기를 들었다. 둘은 다른 운명을 살게 되었지만, 아브라함의 사랑받는 아들이며, 아버지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았다. 둘 사이에 갈등은 없었고, 경쟁하지도 않았다. 하나님이 사랑은 그 둘 모두를 품어 안는다. 분명한 선택과 거절 이야기마다 그 표면적 이야기는 뒤집어엎고, 하나님(과 인간)의 연민을 보여주는, 더 관대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지만, 흑백, 선악의 관점 때문에 발견하지 못한다. 그런데 초기 랍비들의 미드라쉬가 그것을 파악했다.
표면적 이야기도 혁명적이다. 고대의 위계질서는 나이순이었지만 이 이야기는 이 위계질서를 거부한다. 그러나 숨겨진 정반대 이야기가 더 급진적인 이유는 하나님이 선택하실 수는 있지만, 거절하지는 않으신다는 특성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성서 본문의 뒤틀림과 빈정거림은 21세기 인종적 갈등과 종교적 충돌의 시대에도 형제들이 함께 평화 가운데 살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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