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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역할 바꾸기 (3)


(이어서) 요셉은 왜 형들이 그런 공포와 시련을 거치도록 했을까? 이 책의 앞에서 살펴본 병적인 이원론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유일한 도덕은 역할을 바꾸는 것이다. 삶을 변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다른 편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요셉이 형들로 하여금 겪게 한 것은 본질적으로 이런 역할 바꾸기(role reversal)였다. 요셉은 형들이, 매우 고통스럽지만, 도덕적으로 변화시키는 역할 바꾸기를 겪게 한 것이다. 
과거에 형들은 부모와 형제들의 절을 받겠다는 요셉의 야심을 의심했다. 이제 형들은 의심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배웠다. 형들이 요셉을 노예로 팔아버릴 계획을 세웠는데 이제 자신들이 종살이에 직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웠다. 형들은 아버지 야곱으로 하여금 아들을 잃은 슬픔을 겪도록 만들었는데 이제 형들이 또다시 아버지의 그런 슬픔을 목격해야만 했다. 단지 이번에는 자신들의 잘못 때문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형들은 자기 동생을 낯선 자로 취급했는데 이제 그들은 그 낯선 자가 실제로는 다름 아닌 자기의 동생이라는 것을 배워야만 했다. 
역할 바꾸기의 관건이 되는 개념은 성서 전체에 내포돼 있으며 특히 요나서에 명백하게 드러난다. 그 개념은 제2 성전이 파괴된 후 랍비 시대에 들어와서 비로소 조직적인 성찰의 주제가 된 ‘테슈바’로, 흔히 ‘회개’로 번역된다. 문자적으로 ‘돌아선다’라는 이 말은 세속적 언어로는 ‘도덕적 변화와 성장’을 뜻한다. 로마서를 보면 바울이 죄의식에 대해 얼마나 힘들게 씨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몸은 영혼이 원하는 것에 순종하지 않으며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은 유혹을 받음으로 죄의식을 갖는다. 율법의 종교인 유대교는 더할 것이다. 바울은 몸보다는 영혼, 행위보다는 믿음, 계명 없는 유대교를 구성하는 방법을 해결책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유대인 현자들은 달랐다. 분명 우리는 죄를 짓고 악에 대한 충동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완전함이 아니라 죄를 잘 다스리라고 요구하신다.(창세기 4:7) 
창세기의 전체 요점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것을 점차 낮추어서, 성자들을 위한 규정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이 살 만한 세상을 요구하시게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죄를 지으면,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죄를 지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양심의 가책을 표현하고, 미래에는 좀 더 나은 행동을 하려고 결심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우리가 회개하는 것이다. 회개는 과거에 대한 태도이며 미래를 위한 결심이다. ‘완전한 회개’는 한 번 저지른 잘못을 반복할 수 있을 때 두려움이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회개하는 마음 때문에 그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며(마이모니데스) 마음의 변화를 행동으로 나타내는 증거다.
요셉이 형들에게 그런 일들을 겪게 만든 것은 결과적으로 그의 형들이 회개의 경험, 마음의 변화를 거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형들이 간첩 혐의를 받았을 때 회개의 첫 번째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들은 “아우의 일로 벌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아우의 애원을 들어주지 않은 것 때문에 우리가 이제 이런 괴로움을 당하는구나.”하고 말했다. 이것은 후회이며 양심의 가책이고 잘못을 고백하는 단계다. 본문은 이때 요셉이 그 말을 듣고 있었으며 돌아서서 울었다는 것과 그 형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지 못했다고 덧붙인다. 
두 번째 단계에서 형들은 과거에 자기 동생을 노예로 팔았던 것과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요셉은 이 장면을 용의주도하게 계획한다. 한 사람을 노예로 만들어야 나머지가 자유를 살 수 있었고 그는 형들의 질투를 받는 사람이어야만 했다. 그래서 베냐민의 자루 속에 은잔을 숨겨놓은 것이다. 여기에 자신이 받은 편애의 상징인 화려한 색동옷처럼 베냐민에게는 다섯 몫의 음식을 제공했다. 결과적으로 요셉은 ‘완전한 회개’를 실험하기 위한 통제장치를 마련한 것이었다. 베냐민의 자루에서 은잔이 발견되자 형들은 모두 종이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요셉은 당사자인 베냐민만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형들은 다시 동생을 팔아 자유를 사게 될 시험대에 서 있게 된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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