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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_ 9. 불가능한 사랑


칸트는 인간이 빠지기 쉬운 특정한 매력적 환상이 있다고 주장함으로 현대철학의 전통을 시작했다. 칸트의 비판적(치유의) 철학은 환상에서 깨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봄으로 치유하고 적정한 한계 안에 머물도록 돕는다. 하지만 종교는 강력한 이야기, 힘을 주는 이미지와 약속에 관한 오랜 전통이 있기에 환상들을 파괴하는 것이 어렵다. 연약한 사람들은 죽음 이후, 의의 최후 승리, 도덕적 갈등에서 신의 은혜가 도울 것이라는 환상의 믿음이나 위안이 필요하다. 환상을 깨라는 칸트도 우리에게 격려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칸트가 염두에 둔 두 가지 가장 큰 환상은 하느님과 영혼이다. 하느님은 세상을 통합하는 객관적 기초이자 무한한 영이고 영혼은 경험과 시간 속에서 변화하는 삶의 기초를 통합하는 유한한 영인데, 이 둘은 동반자 개념이다. 둘 다 단순하고 불멸하며 객관성과 주관성이라는 경험의 영역을 초월하지만, 그래서 두 개념은 공허하다. 이후 많은 철학자가 인간의 생각과 믿음은 지속적인 역사적 변화에 속한 것이고, 역사 속에 있는 우리가 역사 밖의 절대자와 접촉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말해왔다. 20세기 들어 우리의 정신적이고 지적인 삶은 모두 언어 안에서 행해진다는 생각은 더욱 강조됐다. 언어 안에서 우리는 부차적인 것 안에 있으며 절대적인 것과 명확하게 접촉할 수 없다.
절대자와 접촉한다는 칸트의 도덕적 신앙과 가치는 놀랍도록 빠른 역사적 변화에 지배받는다는 것이 분명해져서 후계자들이 반대했다. 이전의 절대적인 것들은 오늘날 변했고 또 변하고 있다. 세상의 수많은 종교와 신, 계시와 그 해석은 명백하게 역사의 영향을 받으며 어떤 것이 진짜일지 확인할 수 있는 절대적 기준은 없다. 지난 두 세기 동안 무대, 스크린, 라디오 등에서 공연된 사실주의적 드라마 같은 축적된 경험으로부터 조금씩 개인의 삶의 철학을 발전시켜 가는 세상을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여전히 평범함을 넘어 숭고하고 순수하고 초월적인 어떤 것과 접촉하고 있다고 믿고 싶어지는 한두 가지 영역이 여전히 남아 있다. 숭고함은 자연경관, 강력한 에너지, 경외와 연민이라는 무한한 우주적 감정으로 채워지는 아름다움 등인데 우리는 일상생활, 예술, 사람들의 행동, 자연 연상 속에서 흔히 마주치게 되고 삶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사랑에 관해서 초월적인 주장을 하거나 암시하는 것 같다. 특히 우리가 존재하지 않거나 불가능한 대상을 고집스럽게 사랑하려고 할 때 혹은 동료 인간같이 평범한 대상에 대해 불가능하고 초월적인 사랑을 주장하려고 할 때 그렇다. 먼저 죽은 가족에 대한 사랑 같이 불가능한 대상에 대한 사랑이 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 역시 하느님의 형이상학적 속성과 인간적 속성이 서로를 배제하기 때문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지만 여전히 지속된다. 데리다는 이를 ‘허깨비/유령 신학’이라고 불렀다. 또 다른 불가능한 사랑의 대상 두 가지는 예전에는 믿었지만 더 이상 믿지 않는 과거의 종교에 대한 꾸준한 사랑과 우리가 쉽게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동물이다. 
스스로 불가능한 주장을 하는 사랑의 유형, 특히 인간의 성적인 사랑과 결혼 관계의 성적인 사랑을 보자. 우리는 결혼이 죽음으로 끝난다는 사실을 안다. 결혼은 일시적 관계일 뿐 영원하지 않지만, 그 사랑이 영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죽음에 항거하려고 한다. 이성 간의 사랑은 각자가 서로에 대해 순전하고 상호 투명한, 살아있는 현존을 갈망하며 영원으로, 절대적인 사랑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종교적 믿음 안에서, 이성 간의 사랑 안에서, 그리고 보편적인 우리 모두의 사랑 안에서 우리는 절대를 갈망하는 전형적이고 반복되는 실수를 한다. 
실제인 타자와의 완벽한 이성 간의 사랑에 대한 우리의 욕구, 서로를 완벽하게 알고 사랑하는 것에 대한 우리의 욕구는 착각이며 모순이다. 우리가 완벽한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실제 사람이 아닌 우리의 꿈일 뿐이다. 요약하자면 절대적인 어떤 것과 완벽한 교감을 가지려는 모든 꿈은 헛된 것이다. 우리는 부차적이고, 불완전하고, 일시적이고, 결코 완전히 이해되거나 통달되지 않은 사물, 사람, 생명 등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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