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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_ 12. 해결책 : 예술



사람들이 자녀에게 신앙 교육을 확실하게 해야 하고 전통에 충실해야 한다는 내 생각은 바뀌었다. 세례를 받고 기존의 신조 안으로 들어가는 것, 옛날 사람들이 형성한 신앙을 간접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시간 낭비다. 심각한 어려움 앞에서 간접적인 신앙은 무용지물이다. 우리에게 남아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생각, 사상, 확신은 우리 스스로 형성한 것이며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이미 검증된 것들이다.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종교는 우리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검증한 종교, 즉 이교(heresy)로, 우리에게 필요한 불굴의 정신을 줄 수 있다.
현대에 종교적인 사람은 군인보다는 예술가와 비슷하기를 요구받는다. 기독교 신자는 수 세기 동안 ‘그리스도의 군사’라고 불리었고, 종교 전체를 이미 만들어진 실재로 여겨 순응했다. 전통에 근거한 사회에서 성공적인 행동은 개인의 습관이 되고 관습이 된다. 시간이 흐르면 확립된 전통이 되고, 그다음에는 신성한 의무, 마지막에는 거룩하고 시간을 초월해 유효한 ‘신의 법’으로 신성시된다. 이렇게 전체 ‘문화’는 신에 의해 확립된, 거룩하고 변하지 않는 ‘자연’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동방정교회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허무주의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순종이 아니라 스스로 있을 곳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적 상상력이다. 비록 서양 과학이 비판적이고, 원래는 전통적인 사고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관에 대한 불만족에서 발전하였지만, 전통과 과학 사이에는 세계관을 축적하고 집결시키는 방식에서 비슷한 점들이 있다. 또 군대처럼 규율과 계급이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보게 된 세상은 절대적인 세상이라는 습관에 빠지게 했다. 이론이라는 것은 그저 인간이 구성한 것일 뿐이고, 지금 잘 작동하는 이론이라고 해서 한두 세기 뒤에도 잘 작동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많은 과학자가 실재론으로 기운다.
전통적이고 규율을 중시하는 공동의 사고방식은 언제나 ‘문화’를 ‘자연’으로 바꾸려는 경향이 있지만, 비판적 사고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하여 우리가 영원하다고, 객관적 실재라고, 신성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사실은 국지적인 문화의 산물일 뿐이고 우리 지역의 사람들이 사물을 보는 습관을 갖게 된 방식의 영향일 뿐이라는 점을 지속해서 지적해 준다. 카를 마르크스가 말했던 것처럼, 종교에 대한 비평이 모든 비평의 시작이었다. 그러면 좌파 니체주의인 허무주의에 이르게 되고 “진리는 없다는 것이 마지막 진리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우리의 모든 진리는 단지 권력의 영향일 뿐이다.
니체의 죽음과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사이의 짧고 눈부신 기간 동안 쇼펜하우어와 더 강력한 니체의 허무주의가 젊은 예술가들 사이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비판적 사고를 통해 모든 것이 사라져 바깥 저편에 ‘실재하는 세상’이 없다면, 예술가들은 절대적인 자유를 누리게 되고 따라서 세상을 재창조하는 신성한 의무를 가지게 된다. 현란한 야수파의 색상, 야생동물과 야생 조류, 서커스, 정글, 에덴동산, 벌거벗은 인간의 순수 등을 통해 이 세상의 재창조를 상상하는 전통적인 그립첩이 이 사실을 증명한다.
이들의 달콤했던 봄날은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이들이 이끌던 예술가 일부가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잔인하게 사라져 버렸다. 하지만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종교적 순수성을 새롭게 하려는 꿈은 적어도 한 세기 전부터 시작되었고 다양한 흥미로운 소수파 인물들을 통해 이루어졌다. 물론 조직화된 공식 종교는 이 꿈에 대해 듣고 싶어 하지도, 이 꿈과 관련되고 싶어 하지도 않았고, 이 꿈이 인기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서서히 쇠락하는 낡은 종교는 지금까지 종교적 갱신의 반대자임이 드러났고, 또한 종교적 쇠퇴에 따른 심리 상태는 해가 갈수록 악화되었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종교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은 조직화된 종교와 결별하거나 아니면 최소한의 연결만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 대신 우리는 예술로 눈을 돌려, 종교적 상상력을 사용해서 일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작업을 살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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