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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_ 13. 해결책 : 커밍아웃

태양처럼 살아가는 것은 전통적 영성 상당 부분의 방향을 뒤집는다. 축의 시대(기원전 약 800~200년)는 사람들이 열정의 폭력성과 잠재적인 유해성에 놀라고, 이 세상에서 안정된 사회 또는 흔들림 없는 개인의 행복을 성취하기 어렵다는 점을 크게 깨달은 시기였다. 종교적인 사람들은 금욕 수행을 통해 열정을 이성의 지배 아래 둠으로써 자아를 통합하려고 애썼고, 하느님 또는 영원한 곳에 대해 묵상함으로써 행복을 찾기 위해 세상으로부터 물러나 은둔했다. 이런 상황에서의 영성은 보통 내향적이었다. 명상과 은둔은 하나님의 감동이라는 가벼운 무아 상태로 들어갈 수 있고 따뜻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으며 훌륭한 이완 요법이 되어 성품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심리 상태라는 것은 인지 기능을 통해 나오는 것이다. 신비주의자들은 침묵과 고독 속에서 언어를 뛰어넘어 신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교감을 맛본다고 하지만, 그런 주장은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언어 밖에서는 의미도, 진실도, 실재도, 지식도 없기 때문이다. 언어 밖에 있다는 말 자체가 아미 모순이다.
오늘날에는 전통적인 내향적 영성이 무시되는 편인데 그 이유는 겉모습과 실재를 구분하는 것, 인간 눈에 보이는 세상과 그 안에 있다고 간주되는 보다 영적인 세상 사이의 대조가 붕괴되었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것은 인간 삶의 세상, 우리의 언어가 우리에게 주는 세상 하나뿐이다. 이 경우 영성은 방향을 돌려 외향적으로 되어야 한다. 즉, 우리 자신을 되찾으려면, 우리는 자신을 최대한 잘 표현하려는 길로 나아가야 간다. 우리가 우리의 자기 지식이 매우 불완전하다는 것을 안다면, 그리고 우리가 매우 자주 날카롭게 충돌하는 감정과 충동의 피해자라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을 통해 좀 더 통합되고 훨씬 개선된 우리 자신의 이미지를 보며 기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산물을 만들어 내는 노력이 개인적으로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잠시 만족을 주는 자기 이미지에 매달릴 수는 없다. 태양의 영성은 평생 끊임없이 계속되어야 하는 자기표현의 작업이며, 그 과정 중에 종종 만나는 보상이나 기쁨의 순간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 이런 까닭에 태양처럼 살아가는 것은 철저히 세상적이고 끊임없이 자기를 표현하는, 세상을 구축하는 행위이다. 이것은 마치 끝나지 않는 예술이나 글쓰기 같다. 우리는 사랑을 위해 또는 삶을 위해 단순히 우리의 일을 계속해 나가지만, 우리가 원하는 곳에 결코 이르지 못하고 보상도 없으며 가치에 대한 최종적인 공식 평가도 없을 것이다. 태양처럼 살아가는 것은 말 그대로 “그 자체가 보상”이며, 우리는 절대적인 ‘인정’을 요구하지도 말고 기대하지도 말아야 한다.
태양처럼 되는 것은 이러한 상대성(relativity)과 없음(nothingness)의 최종 승리를 우리의 영혼 속에 온전히 새겨 넣은 다음에, 삶을 온전히 긍정하며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최대한 창조적으로 사는 것을 뜻한다. 외부의 지지 없이 그 자체의 기쁨만을 위해 행해진다는 점에서 예술가의 작업과 비슷한 것이다. 이런 논의의 결과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사는 외부의 사회적 삶과, 하느님에게만 알려진 영혼의 비밀스러운 역사인 ‘내부의’, ‘마음속의’, ‘영적인’ 삶 사이의 전통적 구분을 포기하게 된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나라는 것은 단지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나 자신의 삶, 끊임없이 신호를 교류하는 삶일 뿐이라고 우리는 주장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이 우리다. 우리 스스로의 자기표현이 우리이며, 우리의 종교 생활은 우리가 사람들에게 발언하는 외부의 삶과 동일하다. 태양처럼 살아가는 삶을 창의적으로 산다면, 우리는 어느 정도 자신을 되찾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오직 앞으로 나아가면서 계속 뒤에 남겨두는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살은 언제나 움직이고 있고, 결코 마지막 ‘영원한 안식’에 이르지 못하는 진행 중인 작업일 뿐, 결코 완전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 이 모든 나쁜 소식에도 불구하고 삶의 한계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태양처럼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면, 덧없음 가운데서도 종종 영원한 기쁨을 경험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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