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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장   두 번째 회전의 완성



보수적 기독교인은 서구 기독교가 가장 위대하고 강력했던 시절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며 교회가 클수록 기독교가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교해진 교회는 매우 규율적이기 때문에 틀린 생각이다. 절기와 농법에 민감한 농업문명은 법과 질서에 관심이 많고 우주도 농업문명을 통해 승인된 국가의 확장판으로 본다. 국가와 우주는 모두 군주제이다. 하느님은 하늘의 ‘큰 아버지’이고 군주는 땅의 ‘작은 아버지’이다. 이런 강력한 체제는 각 군주들이 거룩한 도시에서 절대적 신적 존재와 직통으로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런 체제는 반지성적이다. 영적 공동체를 원하고 동의와 일치를 원하지만 자유로운 사상은 거부한다. 자유로운 사상은 ‘이단’과 같은 용어가 된다. 기독교 세계가 형성된 후 천 년이 지나자 고대 철학과 계몽사상의 위대한 전통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문맹상태로 가라앉았다.

중세시대 교회의 화려한 건축, 미술, 음악 등 화려한 예술 때문에 그 시대의 종교를 동경하고 당시 신학이 참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건 예술 분야만이 그들의 자유를 표현할 수 있었던 유일한 통로이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988년에 정교회를 받아들인 러시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기여할 공간이 오직 건축, 음악, 이콘화(정교회식 성화)와 개인 경건 영역뿐이라는 것을 알고 또 그렇게 했지만 여전히 교회는 지적으로 숨이 막혔다. 19세기 중 유럽의 계몽주의와 독일의 낭만주의, 이상주의가 유입되면서 러시아인들이 깨어나기 시작했고 평신도 종교사상이 발전했다. 그러나 성직자들은 엄격한 보수주의로 남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표준적인 신학적 정통 견해가 완료되었다고 선언하였기 때문에 더 이상의 새롭고 창의적인 논쟁은 불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러시아 정통 예술은 초기부터 다소 슬프고, 그리움을 느끼고, 향수를 불러 일으켰는데 18세기부터 서서히 감상적이고 천박하게 전락하였다.

서방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한때 지적이었다고 평가된 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화석화되고, 감상적, 천박해지고 있다. 모든 것이 너무 명확해져서 비판적 사고와 변화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개신교 종교개혁 시기 150년간 흥미롭고 활기찬 교파 운동을 배경으로 많은 시도들이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생기를 잃었고 교파들도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보수적 복음주의에 장악되었다. 이런 전통에서는 가치 있는 새로운 시도가 나오기 쉽지 않다. 현재 기독교에는 로마 가톨릭과 복음주의 개신교 전통만 남아 기진맥진하고 있다. 건물은 웅장하고 사제들도 있지만 웃음거리가 되어 가고 있다. 그저 장례식과 국가 행사의 멋진 배경이 되었을 뿐이다. 신학자들도 믿지 않는 것이 유행이 되었고 탈교회 신학자들이 흔해졌다. 때가 되면 이들이 새로운 규범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대서사의 두 번째 회전의 3막을 끝내고 있다. 카리스마 있는 개인들이 종교의 현주소를 비판하는 시기이다. 전통을 너무 고집하는 체제는 새로운 지식과 사회 변화를 거부하고 종교적 중보라는 장치를 신봉하기에 신비주의자들과 사회적 공상가를 심하게 박해한다. 비판적 사고, 과학 기반 산업, 빠른 사회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교회는 사람들과 동떨어져 고립되고 있다.

프랑스 혁명과 낭만주의 운동 이후 우리는 과거의 정통주의와 교회를 떠나 스스로 헤쳐 나오는 종교사상을 만나게 되었다. 20세기에 이르러 흥미로운 종교사상가들은 더 이상 교회 소속 성직자가 아니며, 대학의 신학 교수도 아니다. 문제 많은 평신도나 종교적 실존주의자 혹은 시대와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인 경우가 많다. 현대의 위대한 철학자들은 그저 기질상 종교적일 뿐이다. 20세기는 신앙의 위기만이 아니라 허무주의, 서구의 쇠락, 다가오는 재앙 등의 문제도 중첩돼 있다. 하지만 새로운 그리스도는 어디에 있는가? 어쩌면 재발견된 옛것으로의 귀환이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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