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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1)

책을 시작하면서 '우리의 지혜와 생존 추구에서 인류는 종교의 새 패러다임을 요청하는가?'와 '창조중심 영성전통이 그런 패러다임을 제공하는가?'라는 두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지혜'는 사람들이 살기 위한 것, 우주와 인간의 차원에서 삶의 넓이와 깊이를 아우르고 있으며 창조주 하느님이 당신 자녀 모두를 위해 바라시는바, 귀중한 이 땅의 모든 사람이 살기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 산다는 것은 아름다움, 선택의 자유, 생명을 낳음, 경축을 내포하며 생명의 사랑인 에로스와 관계있다. 이것을 어디에서 찾는가?
지혜를 자연과 종교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고 믿었다. 자연을 탐구하는 과학과 종교가 우주적 신화를 제공하는 단짝이 되어 우주를 이해하고 의미를 발견하여 뜻있게 살아내게 해주었다. 그러나 종교와 과학은 17세기 이래 틈새가 벌어졌고 사람들에게 재앙이 되었다. 종교는 사사로운 일이 되었고 과학은 사람들을 권태·폭력·고독·슬픔·비관에 빠지게 했고 사람들을 세계전쟁, 막대한 국방세, 실업, 빈부격차로 희생시켰다. 당대 과학의 업적에 따라 우주를 재발견하고자 하는 종교인들은 종교와 정치권력자들에 의해 살해됐다. 
그러나 우리 세기에는 과학자들이 권력을 나누어 가졌고 히로시마나 나가사키, 브라질 열대림이나 아우슈비츠 화덕 속에서 희생된 죄 없는 생명들과 연루돼 있다. 서양문화사에서 과학과 종교는 많은 죄가 있다. 그러나 이제 과학과 종교는 휴전을 추구하고 과학자들과 영성가들이 공통되게 지혜를 추구하고 있다. 자연에서 과학자들에게로, 과학자들을 거쳐 나머지 문화로 지혜의 통로들을 열어나가고 있다. 
그런데 종교는 지혜의 원천과 접하고 있으며 과학이 보여주는 용기로 시대에 뒤떨어진 이원론 패러다임을 떨쳐버리려 하고 있는가? 화이트헤드는 "종교는 안락한 삶을 장식하는 고상한 양식으로 퇴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썼다. 오래된 종교전통의 지혜를 되찾기 위해 우리는 가까운 종교전통을 떨쳐버려야 한다. 특히 서양종교가 버려야 할 것은 배타적인 타락/속죄(속량) 영성 모델이다. 신학과 신앙을 여러 세기 지배한 이원론·가부장적 모델의 신학은 죄와 탓과 원죄로 시작하여 속량으로 끝난다. 이런 영성은 새 창조계나 창조성, 정의 구현과 사회 개혁, 에로스나 놀이의 기쁨을 가르치지 않으며 기뻐하시는 하느님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아나윔)의 호소에도 귀 기울이지 못한다.
성 어거스틴(354~430년)을 출발점으로 하는 타락/속량 영성은 창조중심 영성만큼 오래된 것이 아니다. 창조중심 전통은 기원전 9세기, 첫 성경 저자인 야휘스트의 J자료라는 원전에 미치고, 시편과 지혜서, 많은 예언자, 예수와 신약성서, 첫 그리스도인 신학자 성 이레니우스(120~200년경)로 거슬러 올라간다. 타락/속량 전통은 모든 자연을 타락한 것으로 여기고 하느님을 자연이 아니라 개인 영혼 안에서 찾기 때문에 과학을 적대시한다. 과학이 구원의 추구에 아무 기여도 하지 못했다는 어거스틴의 견해는 천 년 동안 유럽에서 과학에 대한 관심을 파괴했다. 그러나 창조중심 영성의 회복은 지혜의 두 원천인 자연의 지혜(과학)와 종교전통을 최선으로 결합하게 할 것이다.
'새 패러다임'에서 '새롭다'라고 하는 것은 머리를 짜내 무슨 새로운 종교적 안목을 탄생시켜 새 상표처럼 내놓는다는 것이 아니라 창조중심 전통이 지난 3세기 동안 서양의 문화와 종교에서 완전히 잊혔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명맥을 유지한 건 신학자가 아니라 예술·시인·과학·여성론자·정치적 예언자들이다. 역사와 성서에 뿌리가 있으며 성도의 교제를 자랑하는 창조영성은 전통이지만, 타락/속량의 종교에 익숙한 우리 시대의 문화에는 전혀 새롭다. 이것은 과거의 답습이나 모방이 아니라 우리 시대 최초로 전지구적인 의미가 있는 문화를 재창출하는 큰 과제이다. 과학자, 신비가, 예술가, 평화와 정의의 일꾼, 여성론자, 제3세계 사람들과 더불어 창출하려는 표현 형식들은 과연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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