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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3)

4. 정의와 해방 운동 :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예언자 전통에서는 아나윔(잊혀지고 억눌린 사람들)으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창조중심 영성도 아나윔 신학의 운명을 겪었고 빙엔의 힐데가르드, 마이스터 에카르트, 십자가의 요한, 노리치의 줄리안 등 수많은 창조중심 영성가들이 무시와 오해를 당했다. 창조 영성은 정의 영성이고 억눌린 이들도 인지할 수 있는 거리의 영성이다. 4세기 이래 성공자들과 제도권자들의 역사, 제국과 종교가 결합한 역사와 창조 영성의 역사는 다르다. 중요한 것은 일종의 반(反)역사, 정복되고 파괴당한 대안들도 고려하는 역사를 통해 정복당한 이들의 수난의 기억에서부터 이해하는 것이다. 고통의 기억은 아름다움, 기쁨, 원복의 기억을 포함할 때 완전하다. 고통은 잃은 것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인간 존엄의 유린이 슬픈 일인 이유는 인간이 존엄하기 때문이요, 창조성을 억누름이 슬픈 일인 이유는 인간이 창조적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그 안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모습을 지니고 있어서 신성하다.

5. 여성운동 : 가부장적 종교 패러다임이 3,500년 이상 세계 문명을 지배하였지만, 창조중심 영성은 여성론적이다. 이 영성은 지식이나 통제보다 지혜와 에로스를 중시한다. 여자와 남자, 여성론자들이 함께 창조중심 종교관을 재출산하도록 초대받고 있으며 이 재출산 의례에서는 놀이가 은총이 된다. 타락/속량 영성의 가부장적 안목으로는 생태계의 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 정의를 위한 정치적 운동들은 우주가 더 충만히 발전하는 과정의 일부이며, 자연은 인간이 자기를 인식하고 변모할 힘을 자각하도록 하는 모체이다. 해방 운동들은 우주가 조화와 균형과 정의와 경축의 감성을 더 충만히 전개하는 과정이다. 

6. 희망 대 비관·냉소·가학 : 희망이 약한 사람들이 위안이나 폭력에 안주한다. 우리 시대의 지배적 소비주의 위안과 군사주의 폭력은 우리에게 희망이 별로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셈이다. 타락/속량 종교 패러다임은 우리를 냉소와 무관심에 이르게 하는 비관에 빠지게 한다. 원죄를 가르치면서 원복을 가르치지 않는 것이 비판과 냉소를 낳는다. 창조중심 영성은 낙관이 아니다. 낙관하기에는 실존의 비극과 고통이 너무 가까이 있다. 그러나 희망이 있으며, 생명의 축복에 관한 우주적 열정이 있다. 놀이하고 즐기고 출산하고 경축하고 열정을 느끼는 체험이 에로스의 하나님을 되찾는 과정의 일부이다.

7. 종교의 변모 : 창조중심 영성의 회복은 신명나는 믿음의 모험이다. 타락/속량 패러다임은 죄에 집중한다. 그러나 우주의 나이가 200억 살이라면 인류의 죄의 나이는 고작 400만 살이다. 신성한 땅의 역사보다 한참 적다. 그러나 이 틈새의 결과는 오히려 죄와 복음을 사소한 것으로 여기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인격과 메시지와 영이 상실되었다. 창조전통을 발견한 사람들은 깊이 황홀한 기쁨을 느끼면서도 이 전통을 알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사실에 깊은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타락/속량 전통은 신비주의에 의심을 품고 저항과 사회 정의를 회피하지만 창조전통은 저항과 예언 카리스마를 회복하게 할 것이다. 전통은 영성과 예식을 구별 짓는다. 예식이 화려해도 전통이 없으면 부족하다. 
신학은 우주 안에서 자기 자리를 발견하는 일을 목표로 하지만 그동안 후기 서양의 신학교육은 의미 없는 과목 나누기에 몰두했다. 우주, 땅스러움, 신화, 원복, 창조성, 만유내재신론, 무, 아름다움, 축제 같은 단어는 신학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예수와 예언자들보다 성 어거스틴이 더 큰 영향력을 갖는 신학은 끝나야 한다. 구제, 구원이 주도권을 쥐는 신학도 마찬가지다. 그때 신학은 실천과 결합할 것이다. 신학은 사람들의 체험 속에서 성령이 일하심을 설명해야 하고 진부한 이데올로기를 우격다짐하지 말아야 하며 좌뇌 못지않게 우뇌와 마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성서와 신비가들, 예언자들과 예술가들이 물려준 영성 전통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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