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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_ 1.비판적 사고


오래된 '세계 종교들'은 대부분 철학 전통과 밀접한 관련 속에 발전해 왔다. 유대인과 기독교인, 무슬림 모두에 공통인 표준 윤리적 유일신 사상은 이미 철학이 전제되어 있다. 하느님에 대한 이런 정통 교리는 플라톤 철학 배경을 가진 작가들을 통해 체계화되었다. 중세의 절정기에 유대, 기독교, 아랍 철학자들은 모두 같은 그리스의 형이상학적 하느님 개념을 공유했다. 이 영향이 너무 길고 컸기에 '전통적인' 종교 신앙을 이해하려면 플라톤주의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그런데 플라톤은 형이상학과 동시에 변증적 사고방식 또는 의심하는 사고방식도 제공했다.
서양의 영광인 비판적 사고는 사고 자체를 포함해 모든 것을 의심한다. 이런 습관 덕에 우리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그 부산물로 정통 과학 연구 방법과 비평적 역사 연구 방법, 과학에 기초한 부유한 산업문명과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도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 우리는 그동안 '절대'와 '확신'이라고 부르던 것들을 잃어버린 채 자유롭게 되었고 '실재하는 세상'은 매우 가볍고 일시적인 현재의 세계상으로 대체되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철학을 허무주의로 이끄는 해로운 것으로 생각하고 정통 종교 도그마(교리)를 재확인하는 길로 돌아선다. 하지만 내 생각에 비판적 사고는 개인적 자아라는 실재를 포함하여 실재를 사라지게 만들고 비워지고 영적으로 자유로워진 상태로 이끈다. 여기에 동양과 서양을 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종교, 즉 현세적이고 표현주의적이며, 탈기독교적이고 불교적인 새로운 종교의 기반이 있다. 
우리가 비판적 사고를 배운 것은 철학만이 아니라 고대에 이성을 양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던 법정과 하느님 앞에 선 신자의 양심적인 자기 점검이다. 우리를 꼼꼼히 살피는 하느님 앞에 서려면 편리한 망각이나 자기기만, 부질없는 기대를 버리면서 지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흠이 없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의무는 결국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더 이상 기독교 도그마를 믿을 수 없다고 인정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허무주의 같아 보이는 비판적 사고를 싫어하고 원하는 것만 취하려고 한다. 어떤 경우에는 비판적 사고와 과학적 방법의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인정하지만, 좀 더 따듯하고 실용적인 세계관으로 재빨리 돌아간다. 종교, 영성, 도덕과 관련되면 더욱 그렇다.
문제는 종교다. 비판적 사고를 말한 철학자들과 종교의 관계는 불편했다. 그러나 하느님이 실제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게 한 형이상학적 가정들을 하나하나 추적해 모두 쫓아냈을 때, 우리의 세계상이 마침내 완전히 영원히 무신론이 되었을 때, 비로소 하느님은 자신의 부재를 통해 다시 드러나게 된다. 완전히 하느님을 버린 장소가 도리어 부재하는 하느님을 우리에게 떠올려 준다. 이런 생각은 오늘날 세계 각처에서 매우 호전적인 신보수주의나 근본주의 종교로 쏠리는 것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소위 ‘비판적 정통주의’는 역사 비평적 신학 연구를 받아들이면서도 개인적으로 정통 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분명 가능하다. 그러다 60년대 말에 자유주의의 합이 무너졌고 자유주의적 신학자와 주교들이 실천 없이 말로만 비판적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이 명백해져 압력을 받자 모두 권위주의자로 돌변했으며 대중 앞에 내놓을 일관된 기본 신학을 전혀 만들어 놓지 못했다. 이렇게 자유주의가 죽자, 비판 이전의 복음주의자들과 가톨릭 교인들만 남았다. 온건한 교파는 흡수 과정을 통해 사라지는 중이고 호전적인 교파만이 일관된, 최신의, 효과적인 현대식 사례가 되고 있다. 극단만이 실제로 작동하고 온건하고 자유주의적인 종교가 죽은 이유는 시종일관 비판적이거나 자기 비판적이고자 하는 용기를 실제로 가져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철저히 비판적인 것이 ‘최선’이다. 그 결과 옛 방식의 ‘종교’는 죽었고, 전통적이고 조직화된 종교는 쓸려나갈 것이다. 하지만 허무주의 이후에 새로운 뭔가가 이미 보통 사람들의 언어에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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