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완결도서 모아보기

[예수와 권세들] [수난을 넘어서] [원복]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조회 수 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onlysky.jpg

철학_ 6. 삶, 그리고 나의 삶



1998년 즈음 나는 존재, 삶이라는 단어에 근거하여 나의 철학을 재구축할 것인지를 놓고 나 자신과 논쟁을 벌였다. 내가 이런 문제를 반추하던 시기는 현대 대륙철학, 특히 프랑스 구조주의와 탈 구조주의 사상을 따라잡겠다는 20년간의 흥분의 결과를 검토하던 때이다. 바로 이 시점에 나는 일상 언어 속의 관용구(어떤 사건을 설명하려 할 때 의지하는 말들)를 수집, 해석함으로 보통 사람들의 철학을 발견해 보자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나는 삶(lif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인상적인 관용구를 수집하던 중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세대 동안 일상 언어에서 관심의 대상이 하느님이라는 말에서 삶이라는 말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모두는 알지 못하는 사이 새로운 일상생활의 종교로 옮겨가고 있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초자연적 세계를 향해, 더 위의 사회계층을 향해. 이전 세대를 향해, 일반적으로는 전통을 향해 위를 바라보았지만, 지금은 그런 식으로 위를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통 사람들은 삶에서 큰 트라우마로 격렬한 혼란을 겪은 이후 삶과 일상생활이라는 관용구를 말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대해 온전히 책임지는 자유를 갖는 것 이상으로는 더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자기들의 평범한 삶을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기를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간 실존에 대한 새롭고 민주적이고 세속적인 방식은 17세기 네덜란드 개신교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프랑스 혁명 이후 확산하였다. 형이상학 이후 철학자들은 새로운 세계상에 대한 자신들의 이해를 표현하기 위해 놀랍도록 많은 용어를 사용했는데, 기본 아이디어는 초월적 하느님이나 형이상학적 질서가 아니라 역사 발전 과정의 흐름에 근거한 것, 즉 개인적-사회적 표현과 교류였다. 이를 헤겔은 영 또는 가이스트, 변증법적 유물론자 마르크스는 역사, 포스트 다윈주의자 일부는 삶, 후설은 생활세계, 하이데거는 존재의 역사와 현존재라고 불렀다. 
나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삶은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인간 실존이 흐르며 발전하는 전체 세상, 인류가 끊임없이 시끄럽게 나누는 대화이고 모든 것이 자라나는 우주의 모체이다. 삶에서 첫 번째로 구분해야 하는 것은 ‘나의 삶’이다. 나는 내 삶을 최대한 잘 살아냄으로써 전체에 뭔가 기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 시점에서 이전의 종교와 비교한다면 이전에 ‘나의 영혼’이라고 불렸던 것의 현대 버전이 ‘나의 삶’이다. 존 칼빈과 존 헨리 뉴먼은 하느님과 영혼이라는 최상의 두 실재를 말하지만, 나는 이런 교리를 우리 자신의 동시대 경험, 다른 모든 것에 앞서 나의 삶을 내 것으로 전유하고 주장해야 한다는 진리로 대체한다. 아울러 그 삶을 활용해야 하는 의무를 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내 미래의 삶을 위한 기본적인 결정을 다른 사람이 내리도록 허락해서는 안 된다. 내 몫을 다 해야 한다는 말이다.
태양 같은 기쁨을 찾는다는 것은 성인(聖人)이 된다는 과거 개념의 현대 버전이다. 우리는 여전히 삶 속의 기쁨과 더불어 일시성, 우발성, 유한성 등 삶의 한계로 인한 지속적 위협을 잘 알고 있다. 전통적인 ‘죄책감’과 ‘원죄’ 교리는 오늘날 망가진 삶의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으로 대체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18세기 중후반부터 인간의 고통에 대한 ‘인도주의적’ 관심이 꾸준히 증가한 것이 그 증거이다.
둘째로, 우리는 신앙이 살아갈 용기, 삶에 대해 긍정할 용기, 범사에 삶 속에서 태양 같은 기쁨을 찾을 용기라고 보게 되었다. 이는 ‘전통에서 ’고통 속의 기쁨‘이라고 부르던 것들이다. 그리고 나는 자신의 삶에 그저 헌신하는 형태의 새로운 종교가 이미 전 세계에서 조용히 저절로 세워져 가고 있다고 결론 내린다. 여기에는 변증가도 필요 없고, 눈에 보이는 조직도 필요 없다. 그저 우리 모두가 믿게 된 우리 자신의 모습일 뿐이다. 
?

  1. [우리 위에는 하늘뿐] 왜 옛 종교들은 죽었는가_ 15. 종교적 신앙 체계와 정치적 이데올로기

    왜 옛 종교들은 죽었는가_ 15. 종교적 신앙 체계와 정치적 이데올로기 1771년에 수력으로 움직이는 대량생산 방적공장이 설립되면서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루어졌고 첫 번째 산업혁명이 멈출 수 없는 사회적 경제적 힘이 되었다. 컴퓨터 발전의 가속화와 강력...
    Date2024.05.04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2. 우리 위에는 하늘뿐] 종교_ 14. 객관적 가치가 없는 윤리

    종교_ 14. 객관적 가치가 없는 윤리 우리의 도덕적 가치는 우리에게는 중요하지만 ‘자연’에서나 인간 문화 및 언어와 별개인 형이상학적 질서에는 아무런 기초가 없다. 정통 과학의 방법론이 선택의 여지 없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과학적 방법론(비판적 사고...
    Date2024.04.27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3. [우리 위에는 하늘뿐] 종교_ 13. 해결책 : 커밍아웃

    종교_ 13. 해결책 : 커밍아웃 태양처럼 살아가는 것은 전통적 영성 상당 부분의 방향을 뒤집는다. 축의 시대(기원전 약 800~200년)는 사람들이 열정의 폭력성과 잠재적인 유해성에 놀라고, 이 세상에서 안정된 사회 또는 흔들림 없는 개인의 행복을 성취하기 ...
    Date2024.04.20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4. [우리 위에는 하늘뿐] 종교_ 12. 해결책 : 예술

    종교_ 12. 해결책 : 예술  사람들이 자녀에게 신앙 교육을 확실하게 해야 하고 전통에 충실해야 한다는 내 생각은 바뀌었다. 세례를 받고 기존의 신조 안으로 들어가는 것, 옛날 사람들이 형성한 신앙을 간접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시간 낭비다. 심각한 어...
    Date2024.04.13 By좋은만남 Views0
    Read More
  5. [우리 위에는 하늘뿐] 종교_ 11. 해결책 : 인도주의적 윤리

    종교_ 11. 해결책 : 인도주의적 윤리  ‘윤리’는 17세기의 영성과 같은 뜻으로 자신의 삶을 이해하고, 방향을 정하고, 인도하는 방식을 뜻한다. 그러므로 영성이나 개인 윤리의 첫 번째 질문은 내 삶에 대한 나의 이해, 내 삶이 속하는 더 큰 생명의 흐름에 ...
    Date2024.04.06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6. [우리 위에는 하늘뿐] 철학_ 10. 해결책 : 태양처럼 살아가기

    철학_ 10. 해결책 : 태양처럼 살아가기  영어 단어 ‘standard’는 ‘깃발’ 혹은 ‘표준’이라는 뜻도 된다. 표준은 우리 바깥에 있는 공적 대상으로 마음이 끌리고 충성을 바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실재적이지만, 우리는 비실재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종교는 지...
    Date2024.03.30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7. [우리 위에는 하늘뿐] 철학_ 9. 불가능한 사랑

    철학_ 9. 불가능한 사랑 칸트는 인간이 빠지기 쉬운 특정한 매력적 환상이 있다고 주장함으로 현대철학의 전통을 시작했다. 칸트의 비판적(치유의) 철학은 환상에서 깨어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봄으로 치유하고 적정한 한계 안에 머물도록 돕는다. 하지만 종...
    Date2024.03.23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8. [우리 위에는 하늘뿐] 철학_ 8. 내버려 두기

    철학_ 8. 내버려 두기  인간은 매우 사회적이고 모방하는 존재로, 모방을 통해 교육하고 언어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낀다. 그 후 당대의 가치, 신앙, 전제 등을 비판 없이 즉각 수용함으로써 모방성은 평생 계속된다. 지난 20년 동안에는 ...
    Date2024.03.16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9. [우리 위에는 하늘뿐] 철학_ 7. 삶의 한계

    철학_ 7. 삶의 한계  내가 "삶의 한계"라고 부르는 것에는 플라톤과 표준 기독교 교리가 깔려 있다. 플라톤은 영원하고 필연적인 진실의 세상, 모든 것이 흠이 없고 완벽하고 기준이 되는 불변하는 존재의 세상인 저 위의 "보이지 않는 세상"과 일시적이며 ...
    Date2024.03.09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10. [우리 위에는 하늘뿐] 철학_ 6. 삶, 그리고 나의 삶

    철학_ 6. 삶, 그리고 나의 삶  1998년 즈음 나는 존재, 삶이라는 단어에 근거하여 나의 철학을 재구축할 것인지를 놓고 나 자신과 논쟁을 벌였다. 내가 이런 문제를 반추하던 시기는 현대 대륙철학, 특히 프랑스 구조주의와 탈 구조주의 사상을 따라잡겠다는...
    Date2024.03.02 By좋은만남 Views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