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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_ 10. 해결책 : 태양처럼 살아가기


영어 단어 ‘standard’는 ‘깃발’ 혹은 ‘표준’이라는 뜻도 된다. 표준은 우리 바깥에 있는 공적 대상으로 마음이 끌리고 충성을 바치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실재적이지만, 우리는 비실재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종교는 지금까지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고, 독립되고 신성한 초자연적 세상에 사는 신이나 거대한 중앙의 공적 대상에게 충성하게 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저 너머에는 하느님이든 신이든 다른 영이든, 이미 완벽하게 만들어져 잘 돌아가는 세상 같은 것은 없다. 가공되지 않은 경험의 흐름만 있을 뿐이다.
수만 년 동안 우리는 외부 도움 없이 서로 이야기하면서 공동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었다. 언어의 흐름에서부터 세상과 우리 자신에 대한 모든 생각들이 서서히 드러났다. 우리의 일상 언어는 우리에게 기본 세상, 바깥 없는 일상 세상을 제공해 주었고, 과학의 언어는 면밀한 용어와 표준 방식을 통해 훨씬 더 정교하게 그린 세상을 제공하였다. 과학은 매우 좋은 것이고, 우리는 철저하게 과학에 매달려야 하지만, 과학이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주지는 않으며, 또한 용기를 주거나 우리 삶을 가치 있게 만들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지금 우리는 허무주의자들이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삶의 연속이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삶이다. 문화는 우리에게 종교적, 윤리적, 정치적 결집 지점을 다양하게 제시했지만, 그것들 역시 일시적인 인간의 허구이고, 우리 자신처럼 덧없을 뿐이다. 우리 위에는 공허한 하늘만 있을 뿐이다. 종교의 과제는 마음을 다해 우리 자신의 삶에 헌신할 용기와 힘을 주는 것이다. 우리만이 세상을 창조하였고, 우리만이 그 세상을 구할 수 있다. 태양처럼 사랑하는 삶을 통해, 우리는 모두를 위해 삶에 의미와 가치를 주입할 수 있다.
이전의 구원 종교들은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한 일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관해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하느님은 허무와 맞닥뜨리게 되었고, 창조주가 됨으로써 허무를 정복했다. 그리고 세상을 사랑함으로써 가치를 부여했다. 그동안 살면서 취했던 여러 방식이 나이를 먹으면서 잘 안 먹혀들게 되고 종교가 필요해진다. 내세라는 거짓말로 위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삶을 최대한 잘 살기 위한 의지와 용기를 얻고 하나뿐인 삶을 종교적 의미로 밝혀줄 상상력을 얻기 위해서이다. 절망하고 침체된 이들에게 삶을 향한 전염성 강한 열정을 보여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고 끌어내야 할 최선이다. 
종교의 신성한 세상과 일상생활의 세상이 이제 합쳐져서 바깥 없는 하나의 온전한 전체가 되었다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우리는 그 자체가 숭배의 대상이 되어 버렸고 이제는 낡고 압제적인 것이 돼버린 성경, 신조, 교리, 교회, 종교 전문가, 성례, 공적 예배에 의존하는 중보 종교에서 직접 종교로 이동했다. 조직화된 종교는 여러 형태로 전 세계에 걸쳐 수많은 사람을 매우 비참한 정신적 가난과 후진성에 가둬두고 있다. 종교가 영적 위로를 줌으로 극심한 비참을 견디게 하지만, 사실 그 비참은 종교 때문에 생겼다. 
태양처럼 살아가는 것이 이 모든 것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시간, 삶의 우발성, 죽음 등을 불만 없이 수용하게 가르친다. 삶에 대한 사랑은 모든 곳에서 긍정적으로 되기 위해 노력하고, 아무 곳에서도 실망, 후회, 적대감 등으로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고 우리는 선한 사람이고 외부자들은 악한 권능의 지배를 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자기의 마음도 나누면서 종교는 없이 완고한 성서 신봉자가 된다. 이제 지구 전체가 단일한 소통망으로 연결되자 달라졌다. 
인간의 소통과 대화는 오늘날 모든 것의 일차적 실재가 되었다. 영혼이니 참 자기니 하는 것은 없고 우리를 구성하는 것들은 불분명할 뿐이다. 우리는 자기표현을 통해서만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표현 마저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라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후회 없이 버려야 한다. 태양처럼 사는 것은 ‘집착’을 버리고 언제나 나아갈 것을 요구한다. 그러니까 죽음을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일부로 온전히 수용하고, 성취한 일에 대한 덧없는 만족감에 과도하게 취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 우리 자신을 잠기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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