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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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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이원론 (3)


(이어서) 정신분석학파는 분리와 투사 과정을 강조했다. 사람이 성숙하면 자기나 자기 가족이 착할 수도,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만, 어리거나 인격 장애가 있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순간에는 선과 악을 두 차원에서 함께 보는 통합적 이해를 하지 못한다. 부끄럽게 생각하는 욕망,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망을 가질 때 선과 악을 날카롭게 분리시키는 분열과 다른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투사 행위가 일어난다. 많은 경험적 연구가 ‘우리’ 내부 집단에는 우호적이지만 ‘그들’에게는 덜 우호적인 편견을 갖는 자연적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집단에도 나쁜 일이 생기면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분리하고 투사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우리는 죄가 없고 그들에게 죄가 있으며 악마, 사탄, 어둠의 왕, 이교도 등이 좋은 일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유일신론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신앙이 아니다. 어떻게 선하시기만 하신 한 하나님이 빛과 어둠, 평화와 악까지도 만들 수 있는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쁜 일을 겪게 하시는 이유에 대한 가장 간단한 대답은 우리가 악행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세의 책들과 예언서들은 자신들의 죄 때문에 쫓겨나고 유배당했다는 실패를 기록했지만, 하나님을 선과 악, 심판과 용서, 정의와 사랑 모두의 원천으로 보기는 쉽지 않다. 랍비들은 하나님의 가장 중요한 두 이름인 ‘엘로힘(정의의 하나님)’과 ‘하쉠(자비의 하나님)’을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으로 자기모순을 해결했다. 이원론은 복잡성을 해결해 준다. 사탄이 악의 세력이라는 믿음이 기독교인들에게 하나님을 더 긍정적으로 느끼게 하고, 고통과 고난에 대해 하나님을 덜 비난하도록 도우며 하나님과 사탄이 우주를 지배한다는 이원론적 믿음이 세상에 대한 양면적 감정을 해결해 준다. 
훨씬 더 심각한 병적인 이원론은 사회가 극단적인 상황에 봉착할 때만 드물게 나타난다. 이는 인지능력이 붕괴한 형태이며, 세상의 복잡성, 인간의 이중적인 성격, 역사의 변덕스러움, 그리고 하나님이 궁극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분이라는 점을 인정할 수 없을 때 나타나는 퇴행적 행동인데 작은 종파가 아니라 많은 사람이 사로잡힐 때 역사상 가장 끔찍한 범죄들(십자군 전쟁, 유대인 학살, 마녀사냥, 캄보디아, 보스니아, 스탈린의 러시아 등)을 낳는다. 병적인 이원론은 우리를 비인간화시키고 원수들을 악마화 시키며 우리 자신을 희생자로 보게 한다. 그래서 생명의 하나님 이름으로 살인하고 사랑의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며 자비의 하나님 이름으로 잔혹 행위를 하게 만든다. 
병적인 이원론은 비인간화로 도덕의식을 공격, 공감과 측은한 마음을 파괴하는 바이러스다. 자신이 희생자라는 의식은 도덕적 책임감을 회피하게 만들고 잘못을 ‘저들’에게 돌리게 하며 높은 이상을 명분으로 내세워 평범한 사람을 살인자로 둔갑시킨다. 병적인 이원론이 작동하는 극단적 사례가 바로 1933년부터 1945년까지의 나치 이데올로기로, ‘인종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사회적 다윈주의’라는 이론에 근거하여 강한 자들이 약한 자들을 멸망시키는 것을 합리화하였다. 여기에 당대의 탁월한 사상가, 학자, 교수, 판사, 의사들이 합세했다. 친위대 장교의 41%가 대학 졸업자들인데 당시 전체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이원론이 문화를 휩쓸기 시작하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치즘은 자신들이 빛의 자녀이고 유대인들은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규정했다.
한 집단의 내적 응집력은 그 집단이 외부에서 받는 위협의 정도와 정비례한다. 특히 분열이 심한 국가를 통일하려는 자는 적을 악마화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적을 만들어서라도 악마화해야 한다. 또 국가의 도덕을 재무장하기 위해서 지도자들은 흔히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거나 다른 집단에 의해 겪은 끔찍한 공동의 상실과 무기력, 치욕적인 상처(선택적 트라우마)를 강조한다. 일단 적을 명시하고 선택된 트라우마를 다시 가동하여 공동의 적에 대한 공포심과 증오심으로 모든 분파를 통일시키면, 뇌에서 가장 원시적인 부분인 편도체가 활성화되어 즉각적이며 압도적인 방어 본능이 작동하면서 순수하고 강력한 이원론에 쉽게 영향을 받는 문화를 만들어 낸다. 폭력은 자기 보호만이 아니라 복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렇게 도덕은 세 가지 차원에서 패배하게 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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