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이스라엘의 계약과 예언자적 저항 (2)

이스라엘 백성은 독립적인 백성과 대안 공동체로서 고대 제국 문명들의 신격화된 자연-정치-경제 권력들을 초월하는 권세로부터 유래한 자신들의 기원을 소중히 여겼다. 이때 받은 계약은 정치·경제적 협력과 정의, 권력을 공동체 안에서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고대 로마인들은 이스라엘인들의 원칙을 이해할 수도, 참을 수도 없었다. 기독교 전통에서 예수는 새로운 모세와 엘리야로 묘사된다.

◆ 계약공동체   야웨와 이스라엘 구성원들 서로 간에는 외적에게 위협을 받을 때 서로 보호할 의무 계약이 있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직접 통치(왕국) 아래 산다고 믿었기에 걸출한 사사 기드온은 왕이 되라는 민중의 요구를 거절했다. 야웨와의 계약은 특세 개의 단계로 형성되었다. ① ‘역사적 서언’은 특히 야웨의 이집트로부터의 구원 행위에 대한 요약으로, 중앙집권적인 권력의 억압을 기억하게 하고 경고한다. 

② 계약의 핵심은 해방의 힘에게 대한 배타적인 충성 요구와 인간관계의 사회경제적 착취 행위 금지이다. 다른 신과 왕을 섬기거나 형상에 절과 예배하지 말라는 계약은 파라오와 억압적인 왕들로부터 가까스로 해방된 민중에게 적합하다. 야웨는 조세를 요구하는 제국적 왕이 아니라 중앙집권적인 권력으로부터 민중을 해방하는 권능으로 이 계약을 제공한다. 이어지는 착취적인 사회경제 관계 금지 계명은 최근에 권력자들의 착취로부터 해방된 민중들에게 적합한 것으로, 혼인의 고결함과 가족의 보호(간음 금지), 생명권 보호(살인 금지), 재산에 대한 권리 보호(탐욕 금지, 도적질 금지), 생산력이 떨어진 노인들에 대한 음식과 주거지 권리 보호(부모 공경) 등 민중의 기본적 권리를 보호한다.  

여기에 추가적인 경제적 조치들도 실행되었다. 각 가족의 경제적 권리와 생존 능력 보호를 위해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을 빼앗을 수 없는 조항, 경제적 안전망이나 위험 분담을 위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대하게 빌려줘야 할 조항, 가난한 사람들이 자생적 곡물을 거둘 수 있게 하는 7년 만의 경작 금지 조항, 채무로 받은 땅을 50년 되는 해에 돌려주는 ‘희년’ 조항, 이방 거주민들의 권리 조항 등은 야웨가 이스라엘을 이집트의 속박으로부터 구원해 낸 사건에 기초한다. 여기에는 부와 권력을 위해 다른 가족의 흉작이나 불운을 이용하지 말고, 복지를 제공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원조하여 위험을 분담하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③ 이런 계약은 종교문화적 차원의 동의로 작동한다. 이스라엘은 야웨의 신정국가였지만 구체적 사회실천은 협력적 무정부였고 빈번하게 행해지는 계약 갱신 의식들이 이것들을 활성화하였다. 나아가 고도로 발전된 문명의 권세들이 자기들의 신이라고 믿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비에 새겨진 계약을 보며 스스로 증인이 되었고 그 원칙 준수 여부에 따라 축복하거나 저주했다. 결론적으로 모세 계약은 상호협력을 통해 권력을 지키려는 고대 이스라엘 공동체를 위한 ‘헌법’이었다.

◆ 제국의 왕권   초기 이스라엘은 평야 지역 도시들이 소유한 전차의 영향에서 벗어난 산지에 형성된 촌락공동체 연합체로서 독립을 유지했으나 블레셋의 군사적 행동에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느슨한 농민 민병대 연합은 왕의 통제를 받는 중앙집권체제를 요구했다. 이 과정은 성서에서 왕의 옹립을 지지하는 쪽과 이스라엘의 왕은 오직 야웨라는 두 개의 관점으로 나뉘었다. 결국 모세 계약과 모순되는 ‘제도적/계약적 군주제’를 수립하게 된다. 

초기 이스라엘 백성들은 왕권을 이방 지배자들로부터 독립시켜 줄 잠정적이고 조건적인 수단으로 여겼다. 조건부로 승인한 사울과 권력투쟁을 통해 수립한 다윗, 솔로몬의 제국적 군주제는 매우 다르다. ‘기름 부음 받은 자’의 원형인 다윗은 협상과 대중적 동의를 통해 이스라엘 왕으로 인정받은 빈틈없는 정치적 수완가였다.

솔로몬이 위대한 제국의 왕이라는 진술은 왕실 이데올로기라는 의심을 받는다. 왕권 이데올로기 안에서 왕은 하나님이 다른 모든 왕과 백성들을 그에게 복속시킨 ‘메시아’, ‘야웨의 아들’로 선포되고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는다. 제국적 왕권 이데올로기는 야웨와 이스라엘 모든 백성 사이에 체결된 모세 계약을 뒤엎고 다윗 왕조가 이스라엘을 영원히 통치할 것이라는 다윗 계약을 선언했다. 저개발 지역의 왕인 솔로몬은 자신과 왕비들의 궁전, 군사 요새와 성전을 건축하기 위해 강제 노동 동원과 더불어 농민들의 작물에 무거운 세금을 매겼고 20개의 촌락을 두로의 히람 왕에게 양도했다. 왕들은 제국적 왕권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모방하면서 자신들이 신으로부터 받은 권리에 따라 모세 계약의 원칙들 위에 군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