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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희생제물 (3)

◆ 우리는 먹지 않는다!   고대 세계에서 의생제물에 관한 이야기는 성스러운 시가의 중심 주제였다. 그러나 초기 그리스도교 예배에서는 실제로 희생제사가 없었고 어떤 동물도 살해되지 않았다. 심지어 신주(神酒)도 따르지 않았고 제단도 없으며 희생제사 없는 종교였다. 이는 헬레니즘 세계에서는 이례적이었고 체제전복적이기까지 하다. 당시 사회정치적 세계는 희생제사를 통해 분명한 형태와 조직을 갖출 수 있었고 질서가 잡히며 유지되었다. 가정의 사당, 제국 신전에 이르기까지 특정 장소가 희생제사를 위한 장소로 만들어지고 제단은 공동체적 삶을 위한 중심지가 되었으며 인간은 중심지의 문화를 통해 정체성을 가지며 사회적 신분을 형성했다. 모든 사람이 아테네 대신전에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고기를 분배하고 먹는 데도 반영되었다. 
최초의 그리스도인들은 희생제사를 드리지 않기로 함으로써, 자신들이 '제국의 사회를 하나로 묶어준 사회적, 정치적, 위계질서적 그물망' 안에 자리 잡는 것을 거부했다. 즉 희생제사와 관련된 삶의 모든 공적 사적 체제에 참여를 거부한 것이다. 물론 황제나 황제의 신들에게 희생제사를 드리는 것도 거부했으며 그 고기도 먹지 않으려 했다. 특히 이 고기를 먹는 것은 초기 그리스도인 공동체에서 논쟁거리가 되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이 논쟁을 볼 수 있다. 
첫째, 농사 중심의 소작농 문화에서 고기를 먹는 일은 드물었다. 둘째, 고기의 소비, 즉 어느 부분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먹느냐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와 관련돼 있다. 비싼 고기는 부자나 유력한 사람, 그들과 관계있는 사람만이 먹을 수 있었다. 셋째, 사실상 헬레니즘 세계에서 고기의 소비는 희생제사가 있는 중요한 시기에만 가능했다. 다양한 축하연과 운동경기는 희생제사로 시작했고 그 고기는 분배되었다. 공개적으로 고개를 먹는 것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고기를 먹는 것은 세상에, 제국에, 그리고 제국이 대변하는 모든 것, 세상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려는 거대한 문화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그동안 안전하게 잘 예우해준 사회정치적 그물망의 모든 연결고리와 관계를 끊겠다는 것을 의미했다. 모든 후원체제, 동료 모임, 지원받을 수 있는 모든 제도적 자원으로부터! 희생제사의 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고기의 소비 이상, 단순한 예배 이상을 의미했다.
바울은 희생제사를 받는 신들은 실제로는 신들이 아니기 때문에 고기를 먹어도 된다고 주장하는 고린도교회의 일부 교인들의 주장이 고기를 먹는 것이 하나의 선언처럼 공개적으로 비쳐질 때 공동체 전체에 미치는 결과를 염려했다. 함께 식사한다는 것은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고기를 먹는 것이 귀신과 친교를 갖는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먹지 않는다!'라고 명백하게 선언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1세기 말 교회의 정체성을 흔든 도미티아누스 황제의 문화적 대박해에 가장 적극적으로 교회를 옹호한 요한계시록에도 서방 소아시아 교회들 안에서 희생제사 고기를 먹는 문제를 거론한다. 지역의 제사 의식에 참여하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반체제 인사들과 함께 박해받고 순교를 당했다. 예언자 요한은 극단적인 상황 한가운데에서도 일체의 문화적 타협을 용납하지 않았고, 순교가 '이 동물에 예배하는' 사람들이 맞게 될 비극보다 훨씬 낫다고 주장했다. 
지역의 신전은 물을 닫았고 축제들은 무시되었으며 희생제사용 동물들의 매출은 끊겼다. 그리스도인들의 희생제사 거부는 헬레니즘 문명의 중심축을 흔든 것이다. 발견된 한 칙령은 신들에게 희생제사를 드릴 것, 포도로 만든 신주를 올릴 것, 희생제사 고기를 먹을 것을 명령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전체 제국 체제를 하나로 묶는 데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종교행위들이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잘 돌아가고 있고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제국의 종교생활과 사회생활에 네가 동참하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희생제사가 공식적인 종교생활과 정치생활의 중심으로 남아있는 한, 그리스도인들의 희생제사 거부는 제국과의 갈등 지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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