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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너희는 그들에게 절하며 섬길 수 없다"(3)


◆ 권세, 권력들, 권력 관계들   복음서의 에피소드와 연설들에서 나타나는 권세들의 실재들을 이해한다면 예수의 선교를 역사적 상황 안에서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예수가 권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 그 사역이 정치, 경제, 종교적으로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알 수 있다. 고대인들의 세상에는 영, 메신저(천사들), 악마, 신령 같은, 하늘은 물론 땅에도 존재하는 영적인 존재와 권세들이 무수했다. 예를 들어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아누(하늘), 에아/누딤무드(관개), 엔릴(폭풍)은 의인화된 초인적 세력들이다. 하늘은 권위, 관개는 합리적 계획과 기술, 지혜를 함축한다. 여기에 대규모 군사적 폭력을 통해 질서를 강요하는 힘, 군사적 왕(왕권)을 상징하는 새로운 권세인 폭풍이 등장한다. 이후 바빌론이 새로운 제국적 도시가 되었을 때 마르둑이 폭풍-왕권의 역할과 기능을 넘겨받았다.
다른 고대 문명의 우라노스(하늘), 가이아(땅/어머니/풍요), 크로노스(시간)도 마찬가지로 자연적-문명적 권세들이었다. 이들은 무시무시한 초인적인 자연적 권세들이었지만 권위, 왕권이라는 점에서 문명화된 권세들이었고 정치, 경제, 문화적 차원들의 권세들과 결합하였다. 고대 이스라엘의 유산은 유일신론이라는 신학적 강조 때문에 모호해지긴 했지만, 다르지 않다. 많은 본문에서 야웨(YHWH), ‘지극히 높으신 이’로 불리는 신은 역사를 궁극적으로 통치한다고 믿었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지 하늘의 유일한 권세는 아니다. 야웨는 이스라엘 민중을 위해 짐승 같은 페르시아와 헬라 황제들과 군주들 같은 다른 권세들과 싸운다.

1. 고대인들이 그들의 문명에서 신이라고 생각하는 주요 권세들은 그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거나 삶을 결정했다. 현대 서구사회에서 일상의 삶이 종교적 영역과 분리된 것과 달리 고대문명에서는 대개 정치-경제, 종교-문화, 환경-자연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었다.

2. 고대 세계가 변화무쌍한 국제 문제들을 갖고 있었기에 권세들은 안정적이지 않고 늘 역동적이었으며 변화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로마 제국을 제패한 후 그리스와 소아시아 도시들에서는 로마 황제에게 정교하게 명예를 부여하였는데, 이는 하나의 문명이 중요한 새로운 권세와 만날 때 벌어지는 변화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다른 신들의 형상 옆에 세워진 황제에게 헌정된 신전들과 형상들은 그가 도시들의 중요하고 위대한 권세들(신들) 중 하나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3. 권세들의 실재는 사람들이 선택하거나 믿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는 전체 삶의 문제였다. 범람하는 강과 태양과 동일시되는 파라오의 왕권은 삼각주에 연결된 고대 이집트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권세였다. 그래서 권세들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문화가 발전했다. 

4. 권세들과 민중의 관계를 중재하고 조정하는 정치-종교적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권세들이 예배만이 아니라 섬김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농작물의 십일조와 희생제물, 권세들의 집이나 신전 같은 거대한 기념물 건축을 위한 노동 말이다. 이처럼 중앙집권적 권력은 민중의 노동생산물에 의존하고, 민중과의 관계에 의해 유지된다. 이를 위해 권력은 효과적으로 고안된 공포와 물리적 강제와 위협을 이용한다. 

5. 이론상으로 민중은 직간접적 저항으로 권세들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었다. 모세가 이끈 이집트에서의 탈출 이야기, 여호수아와 드보라 이야기, 가나안 도시국가의 왕들로부터 독립을 주장한 이야기는 더 협동적이며 평등한 원칙들에 의해 작동되는 대안 사회를 제안한다. 십계명 제1, 2계명은 정치-경제-종교 권력관계를 규정한다. 

역사적 상황 안에서 예수의 사역에 얽힌 갈등과 권세들을 고찰하는 것은, 예수의 가르침이 정치적 의도 없는 순전히 종교적이라고 여기며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려는 우리의 태도를 극복하게 할 것이다. 독립과 힘의 공유라는 전통에 뿌리를 둔 예수의 선교는 가장 강력한 권세에 대한 저항운동과 대안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힘을 만들어내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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