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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희생자 (3)


◆ 하나님과 캐사르  세금은 문제의 핵심이다. 후견인 체제와 브로커 체제에 의해 로마로 원활히 흘러 들어간 세금은, 확실한 충성심을 보인 사람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재분배되었다. 적대자들이 세금 문제를 대놓고 물었을 때 예수는 '동전의 초상과 적힌 글자는 누구의 것이냐'고 물으며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고 하였다. 이 구절은 종종 오해되는데, 예수가 살던 세계는 교회와 국가, 신성한 것과 세속적인 것의 분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유대인 예수에게는 하나님께 속하지 않은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로마인들도 모든 것이 그들의 정치 지도자인 신의 신성한 아들인 황제에게 속한 것이라고 선포했다. 노련한 지성, 영리한 응수의 기술을 갖춘 예수는 '무엇이 하나님께 속한 것이고, 무엇이 캐사르에게 속한 것인가?'라는 대담한 역질문으로 함정을 피해 갔다. 이제 예수의 적대자들은 그들 자신의 충성심이 하나님께 속하였는지, 캐사르에게 속하였는지 밝혀야 한다. 이 둘은 동일하게 취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둘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 군대귀신을 내쫓음  예수를 로마제국과 불화하게 만든 것 중 하나는 그가 축령술사(귀신 쫓아내는 이)였다는 명백한 사실이다. 예수는 귀신과 영을 믿는 것이 일반적인 전통인 문화에서 태어났다. 마커스 보그는 예수를 '영의 사람', 
'영으로 충만한 사람'이라고 불렀는데 전문적 용어로는 일종의 '주술사'이다. 적대자들은 '불법적인 주술사(고에스)'라고 불렀다. 귀신을 믿는 신앙이 일반적인 문화에서 힘없는 사람, 중심에서 밀려난 사람, 다양한 사회 정치적 상황에 의한 피해의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강력한 귀신에 사로잡히거나 분노와 좌절이 폭발하면서 자해 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개인 간의 힘 또는 사회의 힘들 때문에 자신이 개인적으로 억압당하고 있다는 것을 달리 표출하기 힘들 때, 귀신에 사로잡히는 현상은 다른 사람들에게 이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강력한 방법이기도 했다. 바로 이때 축령술사가 귀신을 몰아내고 희생자를 해방해 주었다. 이런 이유로 지방의 주술사나 마녀가 동시대 문화를 비판하는 강력한 중재자가 되었고 불법적인 인물로 간주하였다.
예수가 더러운 귀신을 몰아내고 이들 세력에 맞선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예수는 거라사 지방에서 '군대(보병 6천 명의 군단)'라는 이름의 귀신에 사로잡힌 사람을 해방한다. 귀신에 사로잡히는 경험은, 억압, 폭력, 좌절의 경험과 마찬가지로 항상 전적으로 개인적 경험인 것만은 아니고 정치적 성격을 띨 수도 있다. 거라사의 귀신들린 사람은 그의 몸에 식민지 백성의 고통과 아픔을 지내고 있다. 군단들에 정복당한 경험이 있고 지금도 또 다른 폭력의 위협 아래 있는 지역에서, 로마가 지운 짐 때문에 또다시 반란을 일으키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결국 불결한 돼지 떼와 함께 완벽한 파멸의 바닷속으로 처박힌 군대 귀신은 이중적 의미에서 로마 점령군에 딱 어울리는 운명을 이다.
예수는 로마라는 귀신이 팔레스타인에 자리 잡고 지배하는 갈등 상황 속에서 그의 신성한 권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예수가 그 지역을 떠나주기를 간청한다. 축귀자는 사람들을 감당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 예루살렘 성전을 향하여  유월절은 이집트 포로 생활의 종결을 기념하는 연례 해방 축제일이었다. 그래서 이 절기는 지배자 로마와 식민지 유대인 사이에 긴장이 극대화되는 시기였음이 틀림없다. 실제로 이 기간에 3만 명이 군대의 폭력으로 비명횡사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때 첫째와 꼴찌가 뒤바뀌는 하나님의 새로운 제국, 거라사의 군대귀신을 쫓아내고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만 돌리라고 말했던 예수가 성전에 올라갔다. 예수가 '내 집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다'며 분노한 대상은 성전에서 환전하고 제물을 파는 서민들의 좀도둑 같은 행위가 아니라 제국 권력의 중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성전체제 전체였고, '성전을 파괴하겠다'는 예수의 말은 유대교와 제국의 정치에 대한 고발이었을 것이다. 그 팽팽한 긴장 상태에서 한 예수의 도발은 곧 체포와 약식 재판으로 이어졌다. 한낱 목수였고 소모품에 지나지 않은 예수는 하나님이 통치하는 또 다른 제국을 감히 꿈꾸었던 사람의 말로를 보여주는 본보기로 처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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