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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희생자 (4)


◆ 또 다른 시대, 또 다른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은 제국과 제국의 세계관에 맞서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며, 걸인, 굶주린 이, 억압받는 이, 박해받는 이들이 설 자리를 얻게 되고 제국의 소모품이었던 사람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신의 참된 가치를 발견하게 될 또 다른 제국의 질서를 꿈꾸어보라는 예수의 초대를 이해하게 되었다. 예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 문화 속에서 대항문화적인 목소리를 내며 제국주의 문화에 단호한 결별을 고하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런 반체제적 분위기는 가장 초기의 그리스도교 문헌에 널리 퍼져 있었지만, 로마제국의 문화적 상황과 무관하게 읽어 이 점을 놓치게 된다. 일례로 마가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는 말로 시작하는데, 로마제국도 신(아우구스투스 황제)의 탄생일을 세계에 복음이 시작된 날로 기록하고 있다. 즉 복음서는 아우구스투스에 반대하는 방식으로 시작했고 또 다른 하나님의 아들, 로마가 떠받드는 아들이 아니라 로마에 의한 희생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 세상의 쓰레기   이런 대항문화적인 정신은 특히 사도 바울의 편지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도 바울은 예수를 만난 적이 없지만,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로부터 반체제적인 입장을 분명하게 들은 것 같다. 바울의 생애는 로마 당국자들과의 지속적인 투쟁이었다. 바울은 제국 수호의 중심지인 데살로니가 같은 곳에서 로마의 '평화와 안전'을 조롱하며 예수라는 또 다른 '황제'를 전하다 고발되었고 결국 투옥되어 로마에서 처형된다. 바울이 거부한 것은 단지 로마나 그 황제만이 아니라 동시대인들이 지혜로 간주한 아우구스투스 시대의 가치들이었으며 오히려 어리석음으로 보았다. 십자가에 처형된 메시아를 따르는 것은 아우구스투수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지혜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이다. 바울은 십자가에 처형된 메시아를 따른다는 것은 세상의 쓰레기가 되어(고전 4:13) 온갖 잡동사니와 함께 버려질 오물로 간주되는 것이라며 아우구스투스의 강함과 명예라는 가치를 조롱하였다.

◆ 스키타이인들 가운데 사는 삶   대항문화적인 분위기는 지도자를 제국의 사형집행으로 잃은 것을 곱씹는 동안 초기 그리스도교 안에 계속 살아 있었다. 타협과 적응을 위한 시도도 있었지만, 초대교회는 로마제국이 평화를 위한 장소가 아니라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었고 다가올 또 다른 시대를 찾고 있었다. 요한계시록은 가장 단호하게 반로마적인 입장을 보이는 신약의 문서이다. 요한계시록 저자는 로마와 교회가 세계의 이상적 미래에 대해 서로 다른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였고 로마라는 짐승이 불바다에 던져질 때 참된 평화가 올 것이라고 믿었다. 
실제로 고통과 슬픔, 죽음의 투옥을 경험하며 쓴 그의 글은 황제의 초상과 신들의 형상에 예배하기를 거부하고 제국 대신 십자가에서 처형된 메시아를 받아들이기로 한 불충성의 죄로 고통, 고문, 죽임을 당할 사람들의 운명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리스도교가 불법적 비밀집단이라는 매도에 오리게네스 같은 사람은 오히려 로마 권력자들을 전설적 미개한 야만인인 스키타이인에 비유하며 저항하였다. 그는 이런 대범한 저항 때문에 체포되고 감금, 고문당했다.

◆ 희생자 예수   
그리스도교 전통의 중심에는 로마의 십자가 처형으로 인생을 마친, 피지배 계급을 착취했던 제국주의 체제, 제국의 영광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들을 소모적인 존재로 걷어냈던 제국주의 체제에 희생양이 된 한 인물이 있다. 예수의 죽음을 한 희생자의 죽음으로 이해했던 처음 그리스도인들의 시도를 기억하는 일은, 오늘날 예수를 따르려는 사람들에게 문화를 주도하는 대다수 사람이 무모한 것으로 여기는 생각들, 미래에 대한 대항문화적인 비전을 받아들여야 함을 상기시킨다. 로마의 평화에 못지않게 폭력적인 미국의 평화가 들어섰다. 그리스도인들은 미국의 평화에 뭉뚱그려진 세계의 평화라는 비전의 유혹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예수는 미국이라는, 제국과 다르지 않은 제국의 한 희생자로 죽어 민중에게 의미 있게 다가갔다. 이런 가혹한 죽음의 실재를 건너뛰어 성급하게 부활로 넘어간다면 신앙의 핵심을 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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