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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순교자 (1)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 마가복음 8:34

◆ 대의를 위한 죽음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의 죽음이 단순한 희생자의 죽음이 아닌 목적이 있는 죽음이었음을 곧 이해하게 되었다. 대부분 유대인이었던 추종자들은 외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이미 지배자들이 제시한 삶의 방식에 반대한 것 때문에 죽은 의로운 사람의 불의한 죽음을 알고 있었고 당시에도 많았기에 순교자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순교자를 뜻하는 그리스어 ‘마르튀스(martys)’는 증인/증거라는 의미로, 커다란 반대에 직면하여 죽음으로써 다른 사람에게 증인이 되는 사람이다. 원칙을 지키려는 순교자의 용기 있는 저항은 그가 목숨을 바치고자 하는 대의의 궁극적 가치를 제공하고 다른 사람들이 본받을 수 있는 충직성의 모범을 제공한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라’라는 예수의 말과 죽음에서 추종자들은 해석적 가치를 발견한다. 그것은 예수 자신의 의지와 다른 사람들도 예수와 같은 길을 가도록 부르는 초대이다.  

◆ 하나님이 의롭게 여기는 사람의 죽음   그리스도교 발생 초기에는 다니엘, 수산나, 에스더, 마카비 형제같이 외국 통치자의 궁정에서 살면서 이교도 왕의 요구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 사이에서, 결국 고문과 죽음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믿음을 지켰던 영웅들의 이야기가 많이 회자했다. 유대인들이 전통을 배신하지 않고 신앙심을 고취하도록 의도된 이런 영웅들의 사례는 로마의 지배를 받던 유대인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의로운 사람의 박해와 추앙에 관한 이야기’(니켈스버그)라는 장르에서 영웅은 도발과 계략의 희생자가 되지만 하나님을 신뢰하고 복종하여 박해와 거짓 고발, 재판을 받고 마침내 유죄판결을 받는다. 하지만 영웅은 적들로부터 구출되고 명예를 회복하며 마침내 무죄가 입증된다. 영웅은 추앙받게 되고 모든 사람이 따라갈 모범적 사례로 만들어진다. 이런 패턴은 설화나 순교 이야기만이 아니라 시적인 지혜문학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예수의 추종자들에게 이사야의 ‘고난받는 종’ 같은 본문과 전통은 중요했고 유대인들의 삶의 방식에 적대적이었던 연이은 외국 통치자들의 치하에서 유대인이 실제로 겪은 경험 속에서 윤곽과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이들이 예수를 이렇게 해석한 것은 하나님의 고난받는 종들, 의인들의 운명을 고찰해온 오랜 유대인 전통의 빛에서 조명하였기 때문이다. 예수의 수치스러운 죽음은 재앙이 아니라, 적대자들 앞에서 끝까지 신의를 지킨 사람의 최후로 이해되었다. 그들에게 십자가는 강력한 증거의 계기였고 무죄로 입증되는 새날을 희망하게 되었다.

◆ 수난설화와 지혜 이야기   예수의 마지막 날들, 재판,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수난설화라고 한다. 니켈스버그는 지혜 이야기와 수난설화에 순종, 고발, 정죄, 저항, 기도, 시련, 구출, 무죄 인정, 추앙, 반응들, 처형 등 병행구가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성서학은 복음서와 원자료들이 역사적인 기록물이 아니라고 본다. 발생한 일을 정확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추종자들을 하나로 불러 모았던 예수의 삶과 죽음 속에서 의미를 식별하는 것이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과제였다. 어쨌건 그들이 믿었던 그 사람이 지금 죽었고,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보다는 그를 따른 것이 잘한 일이었고 그 대의는 의로운 것이냐는 것이 중요한 질문이었다.
수난설화의 저자는 이런 근본적 질문들에 예수는 범죄자가 아니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내놓았다. 예수는 자기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하나님의 의로운 사람 중 하나라는 이야기로 구성하며 이사야서의 고난받는 종의 노래에 나오는 여러 구절을 소재로 찾아냈다. 그리스도인에게 예수는 고난받는 의인의 가장 탁월한 사례가 되었고 십자가를 자기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이려는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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