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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순교자 (2)


◆ 고귀한 죽음   대의를 위해 고귀한 죽음을 죽는 것,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원칙을 사수하는 것은 헬레니즘 문화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이상이었다. 당시 대중적인 철학자들은 자신의 신념을 타협하지 않으면서 평정심과 용기를 잃지 않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지에 대해 폭넓게 토론했다. 이런 죽음을 맞은 대표적인 사례가 독미나리 독약을 마시고,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원칙을 지키며 평화롭게 죽은 소크라테스였다. 바로 여기에 순교자 전통의 핵심이 있다. 순교자가 그의 추종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그가 살아온 것처럼 살라는 것, 그가 받아들인 가치들을 받아들이라는 것, 설혹 그 길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도 말이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하나의 증거, 한 순교자의 죽음에 대한 증거였다. 그 증거 속에서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하면 고귀하게 죽을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죽음의 문제, 어떻게 하면 위엄을 잃지 않고 죽음을 맞이할까의 문제는 기원후 1세기 철학적 담론에서는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철학자들은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지 않은 전체주의적 로마제국과 종종 충돌했고, 그래서 철학을 한다는 것은 죽음을 연습하는 것과 같았다. 타협하고 살 것인가, 명예롭게 죽을 것인가! 소크라테스는 순교자, 본보기가 되었다. 이에 대해 1세기 견유철학자 에피크테토스는 "불명예에 의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의해, 도망감으로써가 아니라, 구원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죽음은 재앙도 끝이 아니고 구원이다. 
이런 전통의 죽음은 패배에서 승리로 전환된다. 고귀한 죽음은 잘 살아온 삶의 절정, 즉 그러한 삶이 변하여 궁극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더 유익을 끼치는 삶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에피크테토스는 '살아서 행동하고 말한 것보다 훨씬 더 유익할지도 모른다'고까지 했다. 소크라테스의 죽음 방식은 오히려 그를 살아생전 모습과는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런 불굴의 용기와 충성심으로 고귀한 죽음을 맞겠다는 생각은 철학자만이 아니라 군사적 영웅들에게도 해당한다. 
헬레니즘 문화 속의 '고귀한 죽음' 전통은 다섯 가지의 핵심 내용이 있다. (1) 자신의 원칙을 위해 혹은 더 높은 (신적) 부름이나 명령에 복종하기 위해 죽는다. (2) 어떻게 육체적인 연약성을 극복하고, 고문과 죽음을 두려움 없이 이겨낼 수 있었는지 보여준다. (3) 영웅은 종종 군사적인 상황과 맞물려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하기에 충성심이 관건이 된다. (4) 그 죽음이 다른 사람에 의해 모방될 수 있는 한, 그들을 위해 대신 죽은 죽음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5) 영웅의 죽음을 묘사하고 해석하는 중에 때로는 희생제물의 의미가 포함되기도 한다.
고귀한 죽음의 개념은 당시 유대인 저술가들에게 확실한 영향을 미쳤다. 제4 마카비서는 유대인 자유 투쟁에 참가했다가 고문을 받아 죽은 이들을 예로 드는데, 고령의 엘르아살은 화형을 당하면서 "안티오쿠스여, 우리는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것을 확고하게 믿기에, 우리에 대한 어떤 강요도 율법에 순종하려는 우리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라고 말한다. 이들의 고귀한 죽음은 그 후 로마 치하의 유대인들에게 감화를 주었고 그들 자신도 동일한 도전에 수없이 직면하였다. 
유대인에게 부정한 돼지고기를 '맛보는 척만 하라'는 조언을 거절한 엘르아살의 죽음은 개인적인 자신만의 것이 아니었다. 공적인,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을 위한 하나의 증거였다. 이런 의미에서 그의 죽음은 '다른 사람을 위해',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죽은 죽음이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본받을 만한 모범을 보여준 것이었다. 마카비서의 생생한 묘사에 따르면 엘르아살은 숨이 끊어지기 직전 눈을 들어 하나님을 향해 "저는 율법을 지키기 위해 화형의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처형당하는 것이 그들을 위한 속죄가 되게 해주십시오. 나의 피가 그들을 정화할 수 있게 해주시고 나의 삶을 그들을 위한 보속으로 삼아주십시오."라고 기도한다. 이렇게 엘르아살의 죽음은 다른 사람을 대신한 죽음, 이 땅을 정화하기 위한 희생제물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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