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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마당 3] 땅스러움인 겸손 : 열정과 단순과 더불어 축복인 우리의 땅스러움

가없이 찬미하나이다, 주님. 땅 누님을 통하여, 우리 어머니 땅이 그 주권으로 우리를 먹이며 온갖 과일과 울긋불긋 꽃들과 풀들을 낳아 줍니다. -아씨시의 프란치스코

타락/속량 전통이 우리에게 겸손의 의미를 '주장하지 않고 순명, 복종하는 정신', '위계나 등급이 낮은 자리를 차지함'으로 가르쳤다. 그러나 창조중심 영성전통은 겸손을 우리 자신의 땅스러움과 감성, 열정인 축복을 경축하는 것으로, 창조성과 상상력의 신적 영역에 닿아 있는 것으로 본다. 퇴폐적 겸손은 인류를 탄압과 억압 상태에 가두어 창조력을 속박하여 폭력에 이르게 하거나 주/객 관계로 나누어 힘의 도착 관계인 가학·피학에 이르게 한다. 
다바르와 비아 포지티바의 필수요소인 경축하는 축복과 풍요는 땅스러움과 감성 없이는 체험할 수 없다. 열정은 종종 욕망과 도덕적 격분으로 오해받아 금욕으로 대치되었으나, 금욕은 축복을 거부하는 이원론을 바탕으로 삼는다. 건전하게 이해된 겸손이야말로 원복 교리에서 실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땅과 땅의 것들에 가까이 머무는 건전한 겸손은 단순한 삶으로 오만의 반대 개념이다. '단순'이 오늘날 겸손의 정확한 동의어이다. 땅과 단순한 조물(나무, 물, 개, 꽃, 물고기…)은 오만을 오래 용인하지 않는다. 참된 겸손이 있을 때 자연이 우리에게 가르칠 것이 있다는 근본적인 삶의 진실을 성찰할 수 있다. 
심리학자 칼 융은 우리의 땅스러움에 대한 억압(두려움)과 창조성의 죽임 사이에 연관이 있다고 보았다. 창조성, 에로스, 강렬한 생명력은 '땅 어머니'에 연결되고 하느님은 큰 지하 강으로 비유된다. 지하 강은 흙을 통과해 인류가 사는 곳으로 솟아오른다. '땅 어머니' 영성이다. 유대인들에게는 육적인 것과 영적인 것이 대립하지 않는다. 영적인 것에 대한 감각이 육적인 것 안에 현존함을 지각할 뿐이다. 유대교 전통에도 없는 혼과 몸의 이원론과 전혀 동떨어진 원죄설을 끌어들이는 것은 최악의 성서해석이다. 성서 지혜서의 에로티시즘은 항상 고상하게 만들려는 시도에 놓였다. 참된 겸손은, 특히 오늘날처럼 폭력적이고 피상적으로 성을 추구하는 분위기에서야말로 땅에 사는 우리 삶의 선물들을 맛보는 성애적이고 감각적인 생활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하느님이 온전히 육신을 입으셨다는 성육신 신비는 그 자신이 철저히 동물화되셨다는 계시이다. 예수님은 공중의 새, 들판의 백합, 물고기, 양, 태양, 비, 겨자씨, 무화과나무를, 이들 안으로 들어가 이들에 의해 변모될 만큼 사랑하셨다. 어거스틴은 사춘기에 대중탕에 갔다가 처음 느낀 성적 흥분 때문에 창피했던 경험 때문에 열정을 심란한 것으로 이해하고 타락/속량 신학에 적용했다. 그러나 창조중심 전통은 열정을 회의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몸과 혼은 통제나 술수가 아니라 상호성을 갖는다. 몸이나 인격과 구별해서 혼이라는 말을 쓰는 것은 문제이다. 하느님은 우리 감각 안에 계시기에 감각과 땅스러움을 친절하고 조화롭게 대해야 한다. 하느님은 당신이 만드신 것을 업신여기시지 않는다. 
창조중심 신학은 모성적 포용의 이미지이다. 하느님은 우리를 이런 모양으로 감싸 안으신다. 참된 겸손은 삶의 축복 가운데 가장 기본적인 것까지 경축하며, 인류가 나머지 창조계와 단절되게 하려는 인간중심주의의 오만을 뿌리 뽑을 것이다. 우리가 인류의 땅스러움을 존중하고 나머지 창조계의 땅스러움을 존중할 줄 알게 될 때 상호연관성이 이루어진다. 인류에게는 하느님을 공경하고 찬양할 몸이 필요한데 그것이 땅이다. 겸손을 땅스러움으로 이해하는 영성전통으로 돌아감은 복되고 창조적인 새 창조계를 약속한다. 해마다 미국에서 4십억 톤의 표토가 유실된다. 우리는 몸에 폭행하는 것과 똑같이 땅에 폭행하고 있다. 땅의 영성이 지금 절실하게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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