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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마당 8] 실현된 종말론 : 때의 새로운 인식


내 배가 큰 것에 부딪혀 깊은 데로 가라앉는 느낌이다. 그런데 아무 일도 없다! 아무 일도 … 침묵 … 물결 - 아무 일도 없다? 아니면 모든 일이 이러나 우리는 지금 조용히 새 삶에 서 있다?     - 후안 라몬 짐메네즈

영성적 각성은 거룩한 공간에 대한 새롭고 강렬한 체험, 곧 우리 가운데 있는 하느님 나라, 어디서나 우리가 잠겨 있는 만유내재신론적 능력과 은총에 대한 체험만이 아니라 시간(때)에 대한 새롭고 강렬한 체험이기도 하다. 시간을 생각하면 무고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 악인들의 번영을 떠올리게 되며 하느님의 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그때는 참으로 요원하게 느껴진다. 이 비관적인 현실과 침울 상태를 신학자들은 '실현되지 않은 종말론'이라고 일컫는다.
타락/속량 영성전통의 시간 의식은 두 개의 분명한 비관론, 우선 영생을 대부분 죽음 후의 일이라고 확신시킨다. 하느님과 인류의 진정한 결합은 죽음 후, 예수께서 다시 오실 미래에야 이루어진다는 것으로 근본주의자들은 핵전쟁 같은 재앙에 의해 더 앞당겨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승과 저승의 삶을 이원론으로 나눈다. 또 미래를 지향하지 않고 하나님이 하신 일의 대부분을 과거에 매어 놓는다. 창조는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과거 6일의 사건이다. 구원도, 예수의 탄생과 죽음도, 인간의 죄와 원죄도 모두 과거에 발생한 일일 뿐이다.
이와 달리 창조중심 영성전통은 이원론을 거부하고 실현되지 않은 종말론을 부인하지 않으며 이승의 불의와 죄와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천상적인 미래 혹은 기적적인 과거로 도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심연을 깊이 신뢰하여 실현된 종말론이 현실이 되도록 한다. 실현된 종말론은 지금이 '그때'라는 체험이다. 지금이 그 자리, 그 기회, 과거와 미래의 최선의 것을 한데 모아들인 것, 신적 돌입과 다바르의 순간이라는 체험이다. 우리가 살면서 생활 양식과 일을, 예배와 투쟁을 선택하는 때 속으로 돌입했다. 창조영성은 우리 자신의 때에 신을 좌절하게 하는 잠재적 가능성, 예를 들어 핵전쟁으로 하느님의 행성을 쓸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진리를 밝힌다. 현재 인류는 '약물에 의해, 알코올에 의해, 혹은 결국 마찬가지인 쇼핑에 의해'(에른스트 벡커) 현재에서부터 도피하고 있는데, 교회는 예수의 첫 번째 오심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재림에 대한 근본주의적으로 몰두함으로 현재로부터 도피하고 있다. 그러나 창조중심 전통은 다바르와 신적 창조력이 언제나 태어나고 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대로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아들딸이 될 것임을 강조하므로 희망을 주고, 미래로부터 도피하지 않고 현재에 깊이 뿌리내릴 용기를 준다.
그리스도는 과거나 미래에만 계시지 않는다. 우주처럼, 신적 축복과 신적 다바르처럼, 자비가 가져다주는 구원처럼, 현존하신다. 히브리인에게 구원은 기억에서 온다. 예수는 마지막 만찬에서 '나를 기억하고 행하라'고 하셨다. 유월절 식사는 과거를 현재화한다. 향수에 젖어 과거로 돌아감이 아니라 돌입과 해방의 과거 사건을 되살린다는 의미에서 '다시 삶'이다. 그래서 예수는 '위대한 상기자'이다.(에카르트) 상기할 때 과거와 현재, 미래의 치유가 현재로 들어온다. 신적 현존의 순간에 "이것은 내 몸이다, 이것은 내 피이다, 하느님 나라가 너희 안에 있다, 창조주 하느님을 아는 것이 영원한 생명이다."라는 말씀으로 폭발한다. 신뢰에 바탕한 영성은 시간도 신적 돌입, 희망의 기회라고 신뢰한다. 
지금이라는 때의 심연을 탐구하라는 초대는 또한 모든 때를 떨쳐버리라는 초대이다. 현재의 신적 힘으로 들어감은 모든 시간이 정지한 신적 공간, 무시간적으로 놀이가 진행되는, 마침내 시간이 정지되고 잊히고 도려내어져서 하느님이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고전 15:28)이 되실 신적 공간으로 들어감이다. 이미지들에다 무엇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떨쳐버리는 건강한 명상이 정지된 때의 실재를 체험하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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