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완결도서 모아보기

[예수와 권세들] [수난을 넘어서] [원복]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기독교인이 읽는 금강경]
[하나님 이름으로 혐오하지 말라]


 

202119-0509.jpg

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왜 정작 인류는 생명 사랑, 경축, 함께하는 힘, 떨쳐버리기보다 죽음 사랑, 미사일, 군림하는 힘, 욕심부리기를 택할까? 서양 문명의 종교전통이 창조, 황홀, 우주적 인식보다는 속량, 죄, 개인적 내성을 택한 그만큼 생명보다 죽음을 택했고 창조주로부터 흘러나오는 원복에 침묵함으로 사람들을 낙담시켰다. 비아 포지티바는 긍정의 길, 감사와 황홀의 길이자 우리와 만유를 의미하는 창조계의 아름다움을 우주적 깊이로 맛보는 여행이다. 

[마당 1] 다바르 : 하느님의 창조력(말씀)

서양에서는 하느님 말씀의 신학이 사실상 하느님 말씀을 죽였다. '말'로 번역한 히브리어 '다바르(רבָדָּ)'는 정작 '말'이 뜻하는 바를 고려하지 못하였다. 다바르는 단순히 지금 사용하는 '말'과 같은 뜻이 아니다. 2/3 이상이 문맹이던 종교개혁 시절과 달리 지금은 말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광고·신문·연설·워드프로세서가 말의 의미를 함부로 바꾸고 싸구려로 만들기에 바쁘다. 우리는 말 전의 창조계로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 
성서전통에서는 말 이전의 시간이 지혜와 결합돼 있고 그것은 놀이를 내포한다. 세계 창조의 배후 신비인 지혜는 온누리에 미친다. 창조계 전체가 하느님의 살아 있는 지혜와 말씀을 담고 있으며, 그 모두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인간의 말은 하느님이 발설하신, 신적 광채로부터 발산되는 수십억 말씀 가운데 하나일 뿐이며 지혜와 접촉할 때 고작 4백만 년쯤 된 인간의 말들을 넘어선다. 인간의 말만 말이라고 하는 인간 중심적 말의 통제를 떨치고 하느님의 창조력인 다바르로 돌아간다면 진리와 애정, 하느님을 보게 된다. 창조계 자체가 진리의 원천이요 계시의 원천이다. 성경이라고 볼 수 있다.
토마스 베리는 자연 자체가 '제1의 성서'라고 했고 폰 라트는 '세계 내의 이 신비로운 질서는 인간에게 말을 건넬 뿐만 아니라 인간을 사랑하기까지 한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참된 다바르는 좌뇌(언어·진리·인식)일뿐더러 우뇌(애정·놀이·사랑)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다바르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옮기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력 배후에 있는 풍부한 의미를 파괴한다. 하느님의 창조력이 얼마나 풍부한가! 그럼에도 우리는 이스라엘의 하느님의 관심이 자연이 아니라 구원에 있다고 믿고자 애썼다. 사실 이스라엘은 그 지혜전통을 통해 창조주와 창조계의 친교를 생동적으로 파악하여, 계시의 원천인 창조계를 독창적으로 신뢰했다. 따라서 그 지혜는 매우 감각적이다.
모든 사물, 모든 시공간을 통해 흘러나오는 창조력이라는 의미에서 하나의 흐름과 힘, 하나의 신적 말씀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마이스터 에카르트는 '있음의 하느님'을 말하며 신적 원천에서 흘러나오는 만유 안에 아름다운 신성이 실재한다고 보았다. 하느님의 창조력인 다바르를 되찾을 때 창세기 첫 장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 다바르는 단순히 말이 아니라 행위와 행동을 내포한다. "빛이 생겨라.", "풀이 돋아나게 하라." 죽음으로 가득 찬 삶의 방식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창조를 요청하는 예언자적 창조력이 여기에 연결된다. 탐욕이나 부패, 권태나 불의에 가로막힐 때 터져 나오는 예언자의 말은 결코 억눌려지지 않고 창조를 낳는다. 갇히지도 않는 다바르는 치유·경축·공동창조이고 우리 안에 육화하기를 바란다. 
그리스도인들이 믿는다고 말하는 것은 '시원의 지혜, 말씀 전의 말씀, 하느님의 창조력이 우리 가운데 사람이 되셨다'는 것이다. 다바르는 능동적이고 상상력과 놀이에 차 있으며 창조중심 영성을 가진 사람은 다바르에 민감하고 생생히 깨어 있다. 그에게는 창조계 자체가 으뜸 성사(聖事)다. 그리고 인류는 하느님의 거룩한 다바르가 담긴 독특하게 성사적인 그릇이다.
?

  1. [원복] 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마당 3] 땅스러움인 겸손 : 열정과 단순과 더불어 축복인 우리의 땅스러움

    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마당 3] 땅스러움인 겸손 : 열정과 단순과 더불어 축복인 우리의 땅스러움 가없이 찬미하나이다, 주님. 땅 누님을 통하여, 우리 어머니 땅이 그 주권으로 우리를 먹이며 온갖 과일과 울...
    Date2021.06.19 By좋은만남 Views34
    Read More
  2. [원복] 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마당 2] 축복인 창조와 기쁨 맛보기의 회복

    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마당 2] 축복인 창조와 기쁨 맛보기의 회복 창조중심 영성전통에서 '큰 사건'은 '타락'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여전히 작용하는 하느님의 창조력 또는 말씀이다. 창조는 멈춤 없이 계속되...
    Date2021.06.12 By좋은만남 Views19
    Read More
  3. [원복] 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마당 1] 다바르 : 하느님의 창조력(말씀)

    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왜 정작 인류는 생명 사랑, 경축, 함께하는 힘, 떨쳐버리기보다 죽음 사랑, 미사일, 군림하는 힘, 욕심부리기를 택할까? 서양 문명의 종교전통이 창조, 황홀, 우주적 인식보다는 속량, 죄...
    Date2021.06.05 By좋은만남 Views57
    Read More
  4. [원복] 실마리 :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4)

    실마리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4) 8. 교육의 변모 - 사람마다의 우뇌(右腦)를 반기기 : 창조중심 영성전통은 뉴턴과 데카르트식 좌뇌 중심 학문 체계의 한정된 영역 내에서만 가르칠 수 없다. 좌뇌병은 지구를 송두리째 파괴할 힘이 있는 치명...
    Date2021.05.29 By좋은만남 Views8
    Read More
  5. [원복] 실마리 :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3)

    실마리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3) 4. 정의와 해방 운동 :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예언자 전통에서는 아나윔(잊혀지고 억눌린 사람들)으로부터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창조중심 영성도 아나윔 신학의 운명을 겪었고 빙엔의 힐데가르...
    Date2021.05.22 By좋은만남 Views10
    Read More
  6. [원복] 실마리 :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2)

    실마리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2) 열 가지 이유로 창조중심 전통이 지혜와 인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새 패러다임을 제공한다고 믿는다. 1. 위기 : 오늘날 두 위기가 모든 차이를 넘어 모든 사람에게 한결같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핵전쟁 같은...
    Date2021.05.15 By좋은만남 Views6
    Read More
  7. [원복] 실마리 :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1)

    실마리 지혜와 인류/지구 생존에 관한 두 물음(1) 책을 시작하면서 '우리의 지혜와 생존 추구에서 인류는 종교의 새 패러다임을 요청하는가?'와 '창조중심 영성전통이 그런 패러다임을 제공하는가?'라는 두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나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
    Date2021.05.08 By좋은만남 Views10
    Read More
  8.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14장 비난

    14장 비난 내가 신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위대한 신학자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그런 인물이 없고 훌륭한 신학, 교리 책은 거의 출판되지 않으며, 많은 신학 연구가 진행되지만 중대한 작업은 드물다. 강경 보수파의 반지성주의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Date2021.05.01 By좋은만남 Views17
    Read More
  9.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13장 최고선

    13장 최고선 서양철학과 서방교회 신학의 오랜 전통에 따르면 인간은 이성적 영혼으로 동물과 구분된다. 이성은 자연을 초월한다. 사람들은 하늘을 쳐다보며 땅 위의 세상과는 매우 다른, 더 나은 세상을 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철학자는 인간에 대한 ...
    Date2021.04.24 By좋은만남 Views14
    Read More
  10. [문명의 위기와 기독교의 새로운 대서사] 12장 신들의 황혼

    12장 신들의 황혼 과거 서방의 대서사는 성경에서 시작되어 성 어거스틴에 의해 확실히 언급되었고, 칼빈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었다. 그러나 밀턴의 「실낙원」 시기가 되자 붕괴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기독교의 우주론은 훨씬 더 간단한데, 프톨레미, 위(...
    Date2021.04.17 By좋은만남 Views1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Next
/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