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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길   창조계를 벗 삼기 : 비아 포지티바 VIA POSITIVA (긍정의 길)

[마당 2] 축복인 창조와 기쁨 맛보기의 회복

창조중심 영성전통에서 '큰 사건'은 '타락'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여전히 작용하는 하느님의 창조력 또는 말씀이다. 창조는 멈춤 없이 계속되는 축복이고 소망이다. 축복하는 이는 어떤 것을 쏟아 부으면서 축복하고, 축복 받는 이는 은혜로운 축복자를 생각하므로 축복은 관계를 내포한다. 타락/속량 신학은 성서에 담긴 축복으로서의 생명과 축복의 하느님에 관한 풍부한 전통을 빼앗았고 죄와 내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구원의 의미 자체를 화석화하였다. 그래서 교인들은 구원이 무슨 뜻인지 다 아는 것 같지만 사실 머뭇거린다.
계약의 하느님은 또한 축복의 하느님이다. 비옥한 땅, 건강한 자녀, 건전한 삶 등 좋은 것의 약속으로 이스라엘은 하느님을 찬양한다. 축복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생존에 관한 것, 삶의 기본 선물들을 누리는 것이며 종교적이라기보다는 공동체의 사회경제적·정치적·물질적 복지와 관련돼 있다. 축복이 창조의 목적이었고 원복이 모든 신뢰와 믿음, 모든 시공간, 만유의 전개와 진화의 토대이다. 창조, 축복과 계약이 히브리어 어원상 통한다는 것은 계약이 축복의 합의라는 것을 보여준다. 
200억년 전 우주의 탄생 이후, 400만년 전 인간의 출현과 더불어 시작된 타락/속량 전통은 신인동형론으로 죄에 몰두하여 창조인 축복을 무시했다. 그 결과는 영성에서 기쁨의 상실이요, 고통과 불의와 가학, 과학과 불신의 증가이다. 이전에 죄란 없었고 축복만 있었다. 사실 원죄 개념은 유대교 전통도 아니다. 성서에도 원죄가 없다. 동방교회도 거부한다. 원죄 교리를 포기해야 참된 성서적 출발점인 다바르와 원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는 망가지고 찢기고 죄 많은 세상에 태어났지만 흠과 죄를 지닌 존재로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원복'으로 들어선다. 자녀가 탄생하는 기쁨을 경험한 사람이면 알 수 있다. 
창조중심 신비가들은 늘 신학을 원죄가 아니라 원복으로 시작했다. 이레니우스는 "인간들이 하느님이 될 수 있기 위해 하느님이 인간이 되셨다."고 주장했다. 성육신은 원죄의 속죄를 위함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레니우스보다 250년쯤 늦게 태어난 어거스틴이 생애 후기에 자신의 신앙고백을 담은 원죄 교리를 고안하였고 차츰 확산되어 트렌트 공의회(1545~1563) 원죄 규정의 토대가 되었다. 다만 다음과 같은 점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① 원복이 훨씬 오래 되었고 성서적인 교리이다. ② 트렌트 공의회는 원죄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타자를 자신 밖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 이원론이고 이것이 모든 죄의 배후이다. ③ 어거스틴은 원죄설을 특이한 성관과 혼합시켜 놓아 여자와 성애를 폄하한다. ④ 부모의 사랑과 성애, 하느님의 창조계에 대한 사랑이 더 거룩하고 본래적인 것이다. ⑤ 신앙의 토대는 교리가 아니라 창조이다. 교리는 경계선 구실을 하며 믿음의 경험에서 비롯된 통찰이 집약된 것으로 유용한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본질은 아니다. ⑥ 원죄 교리의 지나친 강조가 많은 고통과 죄를 초래하였다. 왼죄 교리는 사회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아나윔에게 특히 파괴적이고 타인을 통제하려는 이들의 수중에서 끔찍한 무기가 된다. 원죄 자체가 죄짓기에 이바지할 수 있다.
창조계가 축복이고 지속하는 원복이라면 우리는 이것을 즐겨야 한다. 창조계의 목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맛을 보는 것이다. 모든 기쁨의 원천은 하느님이시다. 그러나 타락/속량 전통에서 '기쁨'은 너무나 자주 '죄'라는 말로 대치되어 버린다. 원죄가 1,600년 이상 서양 기독교에서 중요했던 근본 원인은 정치적이다. 과장된 원죄 교리가 제국 건설자들과 노예 주인들, 가부장 사회 일반에 의해 정복을 정당화됐다. 축복은 정치적으로 위험하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남탓하고 자기를 의심하며 불신을 조장하는 일은 흔히 돈이 된다. 그러나 기쁨은 사람들을 가장 깊이 변모시킬 수 있으며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기쁨을 규제하려는 시도에 저항하고 은혜와 신비를 경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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