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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십자가 처형의 힘 (2)


◆ 예수의 십자가 처형    예수의 십자가 처형 사건이 복음서에 묘사된 방식 그대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은 대단히 충격적이었고 운동이 확장됨에 따라 점점 더 의미심장한 사건이 되었고 더 정교한 해석이 요구되었다. 그러나 수난설화는 신앙을 고취하기 위해 윤색한 것이어서 역사적인 자료로서는 문제가 많다. 이런 윤색들과 역사적 사실을 분리해내는 것은 중요하다. 
역사적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게 할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위험한 에피소드들이 있다. 빌라도에게 예수나 바라바를 풀어주라는 요청, 빌라도는 예수의 처형에 무죄하다는 동기들, 이 처형의 책임을 유대인들에게 돌리는 것 등이 그렇다. 유월절에 로마 총독이 죄수를 풀어주는 관습은 복음서 외에는 증거가 없다. 성전 사업을 방해한 선동가라면 혹시 모르지만, 반란 중에 살인을 저지른 사람을? 복음서의 수난설화에 묘사된 빌라도와 역사가 요세푸스가 본 빌라도는 전혀 다르다. 역사가 요세푸스에 따르면 빌라도는 유대인들이 불쾌하게 여기는 표식을 한 군대를 예루살렘에 들여보냈고, 유다인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로 건설을 위해 성전 자금을 탈취했으며, 속임수를 써서 군중을 잔혹하게 통제한 기민하고 완고한 총독이었다.
반란은 황제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라고 빌라도에게 주의를 환기한 대제사장들의 말, 빌라도가 예수에게서 죄를 찾지 못했다며 손을 씻었다는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사실일 수 없다. 로마 총독이 해방 축제인 유월절에 공개 재판을 열고 또 군중들이 공적인 불의에 저항한 예언자를 십자가형에 처하라고 선동했다는 것 역시 믿기 힘들다. 군중들은 예수와 대제사장이 벌인 대결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가르침에 넋을 잃거나’ ‘즐겁게 들고 있었고’ 대제사장들은 그런 무리를 두려워했다. 성전 사업에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일부 민중은 그들의 보호자인 대제사장에게 설득되었을 수도 있지만, 시골에서 올라온 대부분은 예루살렘의 대제사장 통치자들을 반대하고 심지어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빌라도의 무죄 선언과 예수에 대한 그의 무죄 주장은 예수 운동의 추종자들이 로마 통치에 대한 반란과 그의 결과로 일어난 로마의 예루살렘 성전 파괴 이후에 창안한 것으로, 예수의 죽음에 로마의 책임이 있다는 인상을 축소하거나 제거하기 위함이다. 유대전쟁(66~70년) 후에, 복음서를 작성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팔레스타인 유다인들과 갈릴리 반역자들과 관련되지 않기를 원했고, 또 로마 통치에 반대하는 반란 때문에 십자가에 처형당했던 사람과 동일시하는 것도 꺼렸다. 이렇게 창안된 내용은 결국 기독교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묵인하는 결과를 가져온 기독교의 반유대주의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유다인들과 갈릴리인들이 종종 예언으로 이해했던 시편들 역시 수난설화의 십자가 사건 윤색에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어, 군인들이 그의 겉옷을 나누는 것(시편 22:18),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보고 머리를 흔들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자들이 그를 조롱하는 것(시편 22:6-8)에 대한 언급들이 그렇다. 그러나 예수와 동시대에 십자가 처형을 당했던 두 강도의 경우나 십자가 처형을 당한 예수의 다리가 부러지지 않았다는 것 등은 예언의 성취라기보다는 역사적인 기억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예수를 체포하고 넘기는 과정에서 예루살렘 대제사장들이 빌라도와 모종의 협력을 했다는 것은 그럴 법하고 전형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종종 유다인의 감정을 상하게 한 대제사장 가야바는 예외적으로 빌라도 재임 기간에 그 자리를 계속 유지했다. 대제사장의 임기는 단지 몇 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야바가 얼마나 빌라도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했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
예수가 대제사장이 소집한 공회 앞에서 재판받았는지의 여부는 판단할 수 없는 반면, 그가 빌라도에게 심문받았고 두 번이나 두들겨 맞았다는 것만큼은 개연성이 있다. 대제사장은 공회를 소집할 권한은 있었지만, 사형 판결을 할 권한은 없었다. 그것은 로마 총독에게 주어진 권력이었다. 예수가 투석형이 아니라 십자가 처형을 당한 것은, 그를 처형한 자들이 ‘유대인들’이 아닌 로마인이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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