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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역할 바꾸기 (1)


네가 동료의 자리에 서기까지는, 그를 심판하지 말라. - 미슈나

오경에서 요셉과 그 형제들 이야기보다 길고 촘촘하게 짜인 것은 없다. 요셉이 마지막에 형제들을 용서하는 모습은 가인이 아벨을 죽인 이야기로 시작하는 창세기에 예상치 못했던 평온한 결말을 가져오며 형제들이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하는 것이 무엇이고 서로 용서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이제야 비로소 언약을 맺은 가족의 탄생인 창세기 이야기가 언약을 맺은 민족의 탄생 이야기인 출애굽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창세기는 가족이 평화롭게 살기 전까지는 민족이 태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밝힌다.
이삭과 이스마엘, 야곱과 에서 이야기는 모두 맏아들이 선택받지만 요셉 이야기에서는 그 역할이 뒤바뀌어 아버지는 막내아들을 사랑한다. 야곱은 언니 레아보다 라헬을, 형들보다 요셉을, 요셉의 자녀들 중 므낫세보다 어린 에브라임을 편애했다. 야곱의 인생은 편애의 위험성으로 인해 슬픔을 겪는 인생이다. 요셉 이야기는 창세기에서 형제자매 사이의 라이벌 관계와 그 결과를 가장 진지하게 살핀다. 이제까지 하나님은 행동의 전면에 계셨지만 여기서는 뒤로 물러나심으로 우리가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아버지, 응석받이 아들, 부러워하는 형들, 향방을 알 수 없는 질투심이 낳을 결말 등 인간적 드라마에 초점을 맞추도록 허락하신다. 
창세기는 앞에서 형제자매 사이의 라이벌 관계에 대한 드라마를 여러 개 들려준 다음에, 등장인물들과 동일시하고 감정을 강조하며 편애가 어떻게 잘못되는지 이해하도록 만드는 방식으로 그 주제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초대한다. 여기에서 하나님은 부재하시지 않지만 에두르는 방식으로 관여하신다. 꿈이나 낯선 사람을 배치하심으로 요셉이 그 모든 행동에서 성공하도록 만드시고, 그에게 타인의 꿈을 해석할 능력을 주신다. 그 결과는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여기서 벌어지는 사건의 원인은 사랑이다. 그러나 한 사람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보다 한 사람을 더 사랑하면 긴장 관계를 초래하여 폭력으로 치달을 수 있다. 창세기의 메시지는 사랑이 필요하지만 충분한 것은 아니며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에 대한 민감성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요셉 이야기는 “야곱은 자기 아버지가 유랑했던 땅에서 거주했다”라는 불길한 말로 시작한다. 거주와 유랑은 안전과 불안을 각각 상정한다. 형과 장인으로부터 두 번이나 도망쳐야 했던 야곱이 원한 것은 아브라함과 이삭이 갖지 못했던 평온함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삶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야곱은 열두 아들 가운데 사랑하는 아내 라헬로부터 늘그막에 얻은 막내아들 요셉을 사랑한다. 요셉은 야곱의 첩들인 빌하와 실바가 낳은 아들들과 함께 양을 치는 장면에 처음 등장하는데 그들 사이의 거리가 긴장을 느끼게 한다.
요셉이 형들의 허물을 아버지에게 일러바치곤 했고 아버지는 편애의 가시적 표시로 화려한 색동옷을 지어 그에게 입혔으며 요셉은 자기가 꾼 꿈을 형들에게 들려준 세 가지 사건이 갈등을 키운다. 이 단계에서는 형들이 그를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를 암시할 뿐이다. 아버지 야곱은 요셉을 사랑했지만 형들은 말 한마디도 다정스럽게 하는 법 없이 요셉을 미워했다. 소통이 끊겼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폭력이 뒤따른다. 요셉의 꿈 이야기 이후 형들의 적대감은 증폭했다.
성서 본문은 사랑과 증오 사이의 뚜렷한 대조를 설정한다. 각각 두 번의 사랑과 미움에 대한 언급은 아버지가 요셉을 사랑했기 때문에 형들이 그를 미워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한 쌍을 이루는 사랑과 미움의 대조는 이미 야곱의 아내들인 라헬과 레아 자매 이야기에서 나왔다. 창세기는 세상을 창조하는 이야기는 한 장이면 충분하지만 인간관계를 창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요셉을 향한 아버지의 사랑은 순박하고 인간적이지만, 시기심과 증오를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복잡한 문제와 정직하게 대결하는 것이야말로 창세기를 매우 심원한 종교적 문서로 만든다. 창세기는 인간의 조건을 단순화시키는 것을 거부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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