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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_ 6. 삶, 그리고 나의 삶



1998년 즈음 나는 존재, 삶이라는 단어에 근거하여 나의 철학을 재구축할 것인지를 놓고 나 자신과 논쟁을 벌였다. 내가 이런 문제를 반추하던 시기는 현대 대륙철학, 특히 프랑스 구조주의와 탈 구조주의 사상을 따라잡겠다는 20년간의 흥분의 결과를 검토하던 때이다. 바로 이 시점에 나는 일상 언어 속의 관용구(어떤 사건을 설명하려 할 때 의지하는 말들)를 수집, 해석함으로 보통 사람들의 철학을 발견해 보자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나는 삶(lif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인상적인 관용구를 수집하던 중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두 세대 동안 일상 언어에서 관심의 대상이 하느님이라는 말에서 삶이라는 말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모두는 알지 못하는 사이 새로운 일상생활의 종교로 옮겨가고 있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초자연적 세계를 향해, 더 위의 사회계층을 향해. 이전 세대를 향해, 일반적으로는 전통을 향해 위를 바라보았지만, 지금은 그런 식으로 위를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보통 사람들은 삶에서 큰 트라우마로 격렬한 혼란을 겪은 이후 삶과 일상생활이라는 관용구를 말하며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보통 사람들이 자기 삶에 대해 온전히 책임지는 자유를 갖는 것 이상으로는 더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자기들의 평범한 삶을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기를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인간 실존에 대한 새롭고 민주적이고 세속적인 방식은 17세기 네덜란드 개신교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프랑스 혁명 이후 확산하였다. 형이상학 이후 철학자들은 새로운 세계상에 대한 자신들의 이해를 표현하기 위해 놀랍도록 많은 용어를 사용했는데, 기본 아이디어는 초월적 하느님이나 형이상학적 질서가 아니라 역사 발전 과정의 흐름에 근거한 것, 즉 개인적-사회적 표현과 교류였다. 이를 헤겔은 영 또는 가이스트, 변증법적 유물론자 마르크스는 역사, 포스트 다윈주의자 일부는 삶, 후설은 생활세계, 하이데거는 존재의 역사와 현존재라고 불렀다. 
나는 삶이라고 말하고 싶다. 삶은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인간 실존이 흐르며 발전하는 전체 세상, 인류가 끊임없이 시끄럽게 나누는 대화이고 모든 것이 자라나는 우주의 모체이다. 삶에서 첫 번째로 구분해야 하는 것은 ‘나의 삶’이다. 나는 내 삶을 최대한 잘 살아냄으로써 전체에 뭔가 기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 시점에서 이전의 종교와 비교한다면 이전에 ‘나의 영혼’이라고 불렸던 것의 현대 버전이 ‘나의 삶’이다. 존 칼빈과 존 헨리 뉴먼은 하느님과 영혼이라는 최상의 두 실재를 말하지만, 나는 이런 교리를 우리 자신의 동시대 경험, 다른 모든 것에 앞서 나의 삶을 내 것으로 전유하고 주장해야 한다는 진리로 대체한다. 아울러 그 삶을 활용해야 하는 의무를 내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내 미래의 삶을 위한 기본적인 결정을 다른 사람이 내리도록 허락해서는 안 된다. 내 몫을 다 해야 한다는 말이다.
태양 같은 기쁨을 찾는다는 것은 성인(聖人)이 된다는 과거 개념의 현대 버전이다. 우리는 여전히 삶 속의 기쁨과 더불어 일시성, 우발성, 유한성 등 삶의 한계로 인한 지속적 위협을 잘 알고 있다. 전통적인 ‘죄책감’과 ‘원죄’ 교리는 오늘날 망가진 삶의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으로 대체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18세기 중후반부터 인간의 고통에 대한 ‘인도주의적’ 관심이 꾸준히 증가한 것이 그 증거이다.
둘째로, 우리는 신앙이 살아갈 용기, 삶에 대해 긍정할 용기, 범사에 삶 속에서 태양 같은 기쁨을 찾을 용기라고 보게 되었다. 이는 ‘전통에서 ’고통 속의 기쁨‘이라고 부르던 것들이다. 그리고 나는 자신의 삶에 그저 헌신하는 형태의 새로운 종교가 이미 전 세계에서 조용히 저절로 세워져 가고 있다고 결론 내린다. 여기에는 변증가도 필요 없고, 눈에 보이는 조직도 필요 없다. 그저 우리 모두가 믿게 된 우리 자신의 모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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