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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폭력과 정체성 (1)


그렇다면 인간이란 이 무슨 키메라(사자의 머리, 염소의 몸, 뱀의 꼬리를 한 불을 뿜는 괴물)인가! 얼마나 새로움이며, 괴물이며, 혼돈이며, 모순덩어리며, 불가사의인가! 모든 것을 판단해볼 때, 미천한 벌레, 진리의 보물창고, 불확실성과 잘못을 꿰매는 자, 우주의 영광이며 쓰레기인 것을. – 블레즈 파스칼

인간은 위기 상황에서 집단적 해결책(이타주의)을 찾거나 자연도태(생존본능)를 선택하는 본질적 딜레마가 있다. 가장 잘 적응한 자만 남아 자기 특성을 다음 세대에게 넘겨준다면, 이기적인 존재가 살아남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윈에 따르면 자기희생을 한 용감한 개인의 본성은 후대에 전달되지 못하며 이타주의는 결국 완전히 사라질, 틀린 생존전략이다. 그러나 다윈은 인간사회가 이타주의를 칭찬한다는 것도 알았다. 동물도 자기 집단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다. 어떻게 이기적 유전자들이 한데 모여 이기심 없는 사람들을 낳을 수 있었는가?
소크라테스 같은 철학자들은 도덕적인 존재가 된다는 것은 우리가 덕성이라고 부르는 마음의 습관을 갖게 되는 것을 뜻한다고 보았다. 칸트는 우리를 도덕적으로 만드는 것은 이성이라고 생각했다. 모두가 행하는 보편적 규칙으로 정할 수 있는 행동이 옳으며, 부도덕은 일종의 자기모순, 이성은 우리를 덕성에 이르도록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흄과 아담 스미스는 우리의 행동을 위한 근본 동기가 이성만이 아니라 감정이나 정서(열정)라고 생각했다. 타인들에 대해 갖는 감정이 우리를 도덕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신경과학이나 생화학, 거울뉴런이나 옥시토신을 통해 우리는 도덕의식을 갖고 있다. 
이 이론들이 묻는 것은 만일 도덕적 존재가 되는 것이 그처럼 간단하면, 만일 지식, 습관, 이성, 감정 모두가 옳고 선한 길을 가리킨다면, 도대체 왜 사람들은 오랜 옛날부터 거짓말을 하고, 속이고, 훔치고, 약탈하고, 모욕하고,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억압하고, 착취하고, 살육을 자행했는가 하는 것이다. 만일 우리가 그처럼 선하다면, 왜 우리는 그처럼 악한가?
진화론과 철학에 이은 세 번째 출발점은 종교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이라면, 어떻게 그토록 자주 하나님의 작품인 동료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는가?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넘겨주지만, 살아남는 것은 오직 집단으로서다. 홀로 된 개체는 포식자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적 장점이다. 인간은 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서 가장 효율적인 동물이다. 가장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언어 사용 능력을 발전시킨 것이 바로 이런 집단적 생존 능력을 위한 것이었다. 우리는 협동하며 경쟁한다. 우리가 협동하는 것은 경쟁하기 위해서다. 인간이 직면한 가장 큰 위험은 포식자가 아니라, 부족한 자원을 놓고 똑같이 경쟁하는 다른 인간 집단이다. 다윈이 말한 생존경쟁에서 가장 응집력이 강한 팀일수록, 각자의 재능과 과업을 발휘하여 협동하는 데 숙련돼 있어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 
그래서 우리는 오랜 진화 역사를 통해 연마된 두 본능을 갖게 되었다. 하나는 집단의 생존이 달린 공동선을 위한 ‘애국심, 충성심, 순종, 용기, 공감’으로서 우리를 이타주의적으로 만드는 본능이고, 다른 본능은 공격, 두려움, 분노, 호전성에 대한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반작용으로 경쟁 집단과의 관계를 형성한다. 모든 집단은 많은 개체가 한데 모여 집단적인 ‘우리’를 형성하고 ‘우리’와 같지 않은 ‘그들’에 맞서서 정의된다. 그들 없이 우리가 없고, 포용과 배제는 함께 간다. 
여기에 폭력과 이타주의 모두의 원천이 있다. 개체의 생존은 그 집단 구성원들이 공동선을 위해 이타적으로 모험하고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가 타인에게 선하게 행동할 때 공통된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국한되는 경향이 있고 도덕적 관심의 반경도 제한된다. 우리와 같지 않은 사람들을 완전히 인간보다 못한 존재로 보는 경향도 있다. 종교도 마찬가지이다. 비신자들, 즉 다른 종교인들이나 무종교인들, 같은 종교를 신봉하지만 이단자들로 간주되는 사람들에 대해서 종교는 잔인하고 냉혹할 수 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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